‘신·재생에너지 개발·상용화 서두를 것’

이길구 한국동서발전 사장

지난 2001년 한국전력공사로부터 분리·설립된 발전(發電) 전문 회사 한국동서발전은 국내 6개 발전소를 운영하는 것 외에 최근 활발하게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벌이고 있다. 풍력, 태양광 외에 동서발전은 국내 최초, 세계 2번째 조류발전소인 ‘울돌목 조류발전소’의 준공(5월 14일)을 앞두고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동서발전의 이길구 사장은 차세대 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제 신·재생에너지 개발 방향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방향이 정해졌다면 선두 주자가 되자”는 목표 아래 신성장 에너지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대표적인 친환경 발전 방식으로 태양열과 풍력발전은 최근 많이 개발되고 있지만 사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아 미래 대체에너지가 되기에는 다소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이에 비해 조류발전은 날씨와 관계없이 지속적인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고,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특히 대규모 발전단지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전남 해남군과 진도를 가로지르는 울돌목 해협에 있는 조류발전소는 2013년까지 약 5만KW 발전 규모로 확대될 것입니다. 이는 연간 약 2만2000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입니다. 진도 군민 전체가 쓰고 남는 양이지요. 매년 200억 원(원유 20만 배럴)의 에너지 수입 대체 효과와 7만7000톤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를 얻게 됩니다. 조류발전소 건설은 국내 최초 사업이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준공을 앞두고 담당 직원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감회가 남다를 것입니다. 하루 빨리 상업화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신·재생 녹색 성장에 기여할 계획입니다.울돌목은 과거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 때 빠른 물살을 이용해 배 12척으로 적함 130여 척을 궤멸시켰던 장소입니다. 그만큼 물살이 강해 세계적으로 5번째 안에 드는 유속을 자랑합니다. 울돌목의 빠른 물살은 조류발전소의 입지로서 무척 좋은 환경이었지만 반대로 발전소 건설에는 애를 많이 태웠습니다. 처음 설치를 시도한 지난 2006년에는 대형 바지선이 급류에 휘말려 인근 진도대교에 철 구조물이 부딪쳤고, 다음해에는 구조물이 엉뚱한 장소에 처박히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3년간에 걸친 시도 끝에 2008년 마침내 구조물 설치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물에 떠내려 오는 쓰레기가 터빈에 끼는 문제가 발생해 그물망을 설치했는데 그물이 유속을 떨어뜨리는 과제를 풀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기술을 축적하고 경비 절감의 방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시험 가동을 끝내고 해양연구원으로부터 인수인계 과정을 완료한 후 상업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 상용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13년까지 5만KW급 상용화 조류발전소 건설을 마친 후 추가로 진도 주변 해역인 장죽수도와 맹골수도에 각각 15만KW, 25만KW 규모의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2015년 울돌목 상용화 발전소는 총 45만KW급 조류발전소가 완비됩니다. 이는 당진화력의 최첨단 화력발전소 한 호기 용량이 50만KW인데 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류발전소는 운영비는 적지만 초기 설비 투자비가 많이 듭니다. 기술을 축적하며 토목비용 등을 개선해 나가 점점 효율적인 상용화를 이룰 계획입니다. 또한 아직은 해외에서의 관심이 많지 않지만 해외 관계자들을 초청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해외 진출 계획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국제사회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구속력 있는 규제 법안 발의 및 준수 요구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부담은 새로운 무역 장벽으로서 위기일 수 있지만 새로운 시장 진출이라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동서발전은 핵심 국정 과제인 ‘저탄소 녹색 성장’ 달성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분야 연구·개발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울돌목 조류발전소 건설에 154억 원의 연구 예산의 투입을 포함해 ‘유연탄 품질 개량기술’ 등 3대 온실가스 배출 저감 연구·개발에도 2014년까지 1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지난 4월 1일 착공한 일산 연료전지 발전소는 용량 2.4MW 규모로 국내 단일 설비 기준으로 최대 규모입니다. 열병합발전처 내 1322㎡(옛 400평) 부지에 약 139억 원의 공사비가 들어가고 오는 9월에 준공될 예정입니다. 이 설비를 통해 동서발전은 연간 1만9000MWh의 전력 및 연간 4730Gcal (Gcal는 32평형 240가구가 1시간 동안 사용 가능한 열량)의 열을 생산해 일산 신도시에 공급하게 됩니다. 인류가 앞으로 탄소 경제로부터 수소 경제로 나아가면 연료전지가 그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그리고 충남 당진에는 2011년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바이오가스 플랜트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테마파크가 들어섭니다. 바이오가스 플랜트는 가축 분뇨와 음식물 쓰레기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를 태워 전력을 생산하고 분뇨로 액체 비료를 만드는 시설로 쓰레기 처리와 전력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 공급원으로 기대 받고 있습니다.취임 후 6개월 동안 공기업이 많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한국전력공사에 몸담아 오다가 동서발전을 맡게 되면서 경쟁 구도를 철저히 경험하고 있습니다. 경쟁이란 것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발전사들이 각자 다양하게 체질도 바꾸는 등 노력하고 있습니다. 동서발전은 첫째, 수익을 더 많이 창출하고 원가를 절감해야 하는 과제를 갖고 있습니다. 둘째, 기업 체질을 바꾸기 위해 ‘비전 2012’의 30대 개혁 과제를 선포했습니다. 경쟁의식, 위기의식을 갖고 변화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아직 민간 기업에 비해 의식을 개혁해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단지 ‘이렇게 합시다’라고 구호를 외치기보다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도록 제도를 정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경쟁력을 갖추지 않으면 스스로 퇴출되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반대로 우수한 성과에 대해서는 보상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습니다.직원들에게 항상 책임과 권한을 같이 준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사람마다 지능과 능력은 무한대입니다. 경영자로서 그들이 갖고 있는 역량을 극대화해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 역할입니다. 각자 권한을 가능한 한 많이 줘서 사업소장, 처·실장도 소신껏 권한과 책임 하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간섭하기보다 결과를 냉정히 평가하려고 합니다. 목표 달성까지의 과정은 여러 가지가 있으므로 각자 창의력을 발전시켜 더 나은 결과를 창출하게 하려는 목적입니다. 그 과정에서 조직은 좀 더 효율적으로 바뀔 것입니다.동서발전의 글로벌화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현재 칠레, 필리핀 등과 사업을 추진 중이며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기반으로 국제사회에서 우뚝 서도록 하겠습니다. 해외 에너지 사업과 관련해 성공 모델을 만들 것입니다. 이를 위한 기반 구축은 상당히 많이 진행돼 있습니다. 일반적인 해외 투자가 아닌 인력이 투입되는 사업도 약 100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연말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입니다. 동서발전은 우선 동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진출 사업을 벌이고 외국의 경쟁력 있는 회사들과 컨소시엄을 통해 노하우를 획득하게 될 것입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선 경제성 있는 분야를 차별화하고 역량을 확충해 갈 것입니다.1949년생. 영남대 경영학과 졸. 성균관대 경영대학원 경제학 석사. 75년 한국전력공사 입사. 88년 한전 뉴욕사무소 부장. 98년 한전 신규사업추진실장. 2002년 한전 필리핀법인 사장. 2008년 한국동서발전 사장(현).이진원 기자 zinone@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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