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알리고 우수 인재 뽑는데 ‘딱이야’

글로벌 기업의 ‘경영 온라인 게임’ 예찬

‘글로벌 기업들이 자사 브랜드 홍보와 인재 채용을 위해 ‘경영 온라인 게임’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대학이나 경영대학원(MBA) 등에선 이러한 게임을 ‘경험을 통한 학습 수단’으로 반기고 있다.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의 항공기 제조회사인 에어버스와 프랑스 금융사인 BNP파리바은행은 최근 교육용 게임을 론칭했다. 화장품 회사인 로레알과 정보기술(IT) 컨설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IBM은 벌써부터 이 같은 게임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기업들이 홍보 목적으로 만든 비즈니스 게임의 주된 타깃은 학생들이지만 사내 교육 수단으로 쓰이기도 한다. 비즈니스 시뮬레이션 디자인 회사인 ‘러닝 다이내믹스’의 피터 카드웰 이사는 “다수의 플레이어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팀 게임은 참여자가 실제적인 비즈니스 상황에 몰입하고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비즈니스 기법을 배우는데 매우 강력한 수단”이라고 말한다.기업들은 주로 자신들이 개발한 온라인 게임을 활용해 학생들이 참여하는 대회를 연다.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 그룹은 경영대학원 학생들이다. 영국에서 열린 ‘2008/2009 IBM 대학 비즈니스 챌린지’엔 역대 최대인 240여 개의 팀이 참가했다. 최종 결선에 오른 런던의 임페리얼 칼리지 경영대학원과 엑스터 경영대학원을 비롯해 다수의 경영대학원 팀들이 참여했다. BNP파리바은행이 주최한 ‘에이스 경영 게임’ 대회의 우승도 독일 코블렌츠의 WHU-오토 바이스하임 경영대학원 팀이 차지했다.BNP파리바의 앙투안 사이어 브랜드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이사는 “‘에이스 매니저 게임’ 운영에 100만 유로(약 17억 원)를 쓰고 있다”며 “프랑스는 물론 전 세계 대학 및 대학원생들 사이에 기업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게임을 론칭했다”고 설명했다.‘에이스 매니저 게임’에선 4명으로 구성된 각각의 팀들이 BNP파리바의 실제 조직 구조와 같은 3개 부문으로 나누어 가상의 테니스 업계를 위해 은행이 할 수 있는 역할들을 수행해야 한다. 테니스 업계를 택한 것은 BNP파리바가 전 세계 테니스 대회의 선도적인 스폰서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소매 금융 부문을 맡은 팀은 테니스 연맹의 대회 구성 및 개최를 도와야 하며 자산운용 부문을 맡은 팀은 테니스 대회 우승자의 자산을 관리해야 한다. 또 기업금융·투자은행 부문을 맡은 팀들은 테니스 라켓 회사가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을 확장해 가도록 해야 한다. 이 게임 대회엔 106개국 1000개 팀이 참여했다. 또 이 게임 웹사이트엔 지금까지 9만여 명의 방문자들이 다녀갔다.에어버스가 진행 중인 ‘너의 아이디어를 날려라(Fly Your Ideas)’라는 게임 대회는 참가자들이 항공기 개발과 항공 산업 전반에 걸쳐 환경적인 측면에서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놓도록 짜여져 있다. 학생들에게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우수한 학생들을 채용하기 위한 목적 외에 실제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얻기 위한 목적도 깔려 있다. 이 대회는 상금 5만 유로와 오는 6월 파리 에어쇼에서의 심사 결과 발표 전 최종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할 5개 팀의 참여 경비까지 최소 10만 유로가 소요될 전망이다.학생 대상 비즈니스 게임 대회를 개척한 IBM은 영국에서만 80개 대학 1200명이 참석하는 온라인 게임 대회를 1년에 3차례 열고 있다. 매출의 절반 이상이 IT 컨설팅에서 나오는 IBM의 경우 기술적인 지식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분석 능력을 갖춘 인재를 확보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 유럽 및 영국을 담당하는 IBM 대학 지원 프로그램 매니저 케빈 파라르 씨는 “최근 개발된 온라인 게임 ‘인노브8(innov8)’은 학생들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 과학 분야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말했다. 이 게임 참가자들은 비즈니스 컨설턴트로서 3D 가상 콜센터에 들어가 게임 캐릭터들과 그들의 문제에 대해 인터뷰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이해하기 위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모델링 도구를 이용해 솔루션을 디자인해야 한다. 중간 중간에 예상치 못한 이벤트들도 발생한다.비즈니스 게임에 대해 교수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영국 엑시터 경영대학원의 앨리슨 라이드 부원장은 “비즈니스 시뮬레이션 게임은 학생들이 우리가 가르친 이론을 주어진 시간 내에 실제 적용해 볼 수 있는 매우 유용한 학습 수단”이라고 평가했다.박성완·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ps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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