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강호동 ‘한솥밥’…상승효과 ‘짱’

엔터테인먼트 업계 ‘막강 MC군단’ 탄생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싸이더스, JYP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메이저 연예 기획사에 이어 또 하나의 ‘공룡급’ 기획사가 탄생한다. 신동엽 유재석 김용만 등 톱스타 MC 군단을 확보하고 있는 DY엔터테인먼트와 자회사였던 디초콜릿 이앤티에프가 지난 3월 19일 합병을 공식 발표하고 나선 것. 디초콜릿 이앤티에프는 ‘국민 MC’ 강호동과 배우 고현정, 가수 윤종신 등이 소속된 회사로 모회사와 자회사 관계였던 양사는 합병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이른바 ‘빅5’ 체제로 재편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지난 3월 19일 양사의 합병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은 한차례 요동쳤다. 신동엽 유재석 김용만 강수정 이혁재 노홍철 송은이 등 현재 국내 예능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는 스타 MC 군단의 소속사로 알려진 DY와 국민 MC 강호동을 비롯해 윤종신 고현정 김태우 등을 소속 연예인으로 확보하고 있는 디초콜릿의 합병은 가수 또는 연기자 위주의 기존 메이저 기획사에 대한 ‘블루오션’형 합병으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공룡’ 기획사가 탄생해 (공중파) 방송 3사를 장악할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지만 그렇진 않습니다. 디초콜릿은 좋은 MC를 확보, 제공하고 방송국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식의 공존의 의미가 강해질 겁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 쪽에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도 있죠.”디초콜릿 엔터테인먼트 사업부 박태현 이사의 설명이다. 예능 프로그램이 공중파 3사 위주로 제작되는 것이 현실이지만 향후에는 공중파 방송사에서 독립한 PD와 작가를 자체적으로 확보해 보다 다양한 콘텐츠의 프로그램을 직접 제작, 납품할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공식 합병 전 시점인 현재 DY가 외주 제작하는 프로그램에는 MBC ‘황금어장’, SBS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와 ‘골드미스가 간다’, ‘놀라운대회 스타킹’ 등이 있다. KBS ‘해피선데이’의 ‘불후의 명곡’코너, SBS ‘예능선수촌’은 인기리에 방영되고 종방된 프로그램들이다.거대 MC 군단 디초콜릿의 합병이 현시점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 번째는 불황일수록 예능 프로그램이 빛을 발한다는 점이고, 두 번째 케이블 TV 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과 IPTV의 등장이다.“경제가 어려우면 방송사도 어렵습니다. 광고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죠. 그런데 예능 프로그램은 제작비 대비 시청률이 높아 매우 효율적입니다.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은 거의 MC 위주로 제작되므로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낮죠. 또 하나의 가능성은 케이블 TV 광고 수주 규모가 공중파의 3분의 1선을 돌파했다는 사실입니다.”디초콜릿 엔터테인먼트 사업부 최종욱 이사는 케이블 TV 채널들의 예능 프로그램 제작 비율이 높아지면서 생겨난 ‘블루오션’에 기대를 걸고 있다. IPTV 역시 궤도에 오르게 되면 예능 프로그램 시장도 ‘맑을 것’이란 전망이다.점점 다양해지는 미디어 환경이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낳는다는 사실을 떠올린다면 디초콜릿의 기상예보는 ‘쾌청’으로 보인다. 합병을 통해 ‘덩치’가 더 커진 디초콜릿의 매출 목표는 어느 정도일까.“지난해 DY와 디초콜릿 양사의 매출은 총 200억 원 정도였어요. 디초콜릿에는 외식사업부도 있는데 매니지먼트, 프로그램 제작, 외식 사업 부문을 다 합치면 올해는 300억 원 이상은 충분히 실현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나장수 대표는 소속 연예인의 스타성에 대한 의존도를 상대적으로 낮추고 회사가 먼저 비전을 제시해 연예인과 회사가 ‘공생’할 수 있는 경영 시스템의 정착화를 거듭 강조했다.디초콜릿은 국내 연예 기획사 최초로 외식 사업에 뛰어들었다. 스타급 연예인들이 가진 파워, 즉 스타 브랜드가 자연스럽게 제품의 그것과 연결되는 점에 착안, 나 대표는 디초콜릿 이앤티에프 이전 (주)디초콜릿 코리아에서 시작한 테이크아웃 커피 전문점 ‘디 초콜릿 커피’ 프랜차이즈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연예인과 커피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하시는데(웃음) 사실 1년 반 전에 압구정동에 안테나숍을 하나 열었는데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먹고 마시는 즐거움 또한 엔터테인먼트라고 할 수 있거든요. 별도의 광고나 홍보가 없었는데도 소비자들이 가진 스타에 대한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커피숍에 결합되더라고요.현재 6개에 이르는 ‘디 초콜릿 커피’점은 서울 지역에서 영업 중이다. 운영 중인 6개점을 포함해 향후 30개까지의 지점은 모두 직영점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가수에서 연기자로, 연기자에서 MC로, 개그맨에서 MC로 분야를 넘나드는 멀티 엔터테이너가 요구되는 시대, 연예 기획사의 사업 다각화와 성장 속도도 연예인들의 그것만큼이나 다양하고 발 빠르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던 ‘거위’는 과연 누가 제대로 잡을 것인지 궁금해진다. 자회사이긴 하지만 디초콜릿 이앤티에프의 DY 지분을 거의 100%를 가지고 있었다. 또 모회사보다 자회사 매출이 많았다. 합병은 여러 가지 관리상의 리스크를 줄이고 경영을 압축하기 위해서다. 운영상 양사가 분리된 것이지 사실 한 회사나 다름없었으므로 계속적으로 분산 운영할 필요가 없다고 여겨졌다.전체 시장 규모는 사실 파악하기가 힘들다. 디초콜릿은 예능 프로그램을 위한 MC와 제작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케이블 TV의 성장과 IPTV 활성화로 예능 프로그램 콘텐츠가 늘어남에 따라 MC 파트는 더욱 각광을 받을 것이다.연예 기획사들이 지금까지는 개개 연예인 위주로, 즉 그들의 스타성에 의존해 운영돼 온 게 사실이다. 물론 지금도 과도기다. 스타급 연예인들도 회사에 비전을 제시하고, 또 회사도 비전을 제시하면서 같이 오래갈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신인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그간 엔터테인먼트 쪽은 거품도 있었고 가수나 연기자 부문에서 경영상의 이익을 많이 내지 못했다. 새로운 성장 사업이 무엇인지 고민하던 차에 지난해 디초콜릿 코리아를 인수하면서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다. 연예 기획사 쪽에서는 우리가 최초인데 현재 운영 중인 커피숍이 전반적으로 매출이 좋다. 스타의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제품으로 연결돼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많고, ‘디초콜릿 커피’ 매장을 통해 제품을 홍보하려는 회사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향후에는 캔 커피 등 제품으로 한류 마케팅을 할 생각이다.장헌주·객원기자 hannah3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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