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본고장의 혼 느끼세요’

싱글 몰트위스키는 와인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한 증류소에서 나오는 하나의 원액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증류소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어요.“글렌피딕은 스코틀랜드의 ‘영혼(Soul)’입니다.” 글렌피딕 글로벌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루도빅 듀크로크 씨는 “글렌피딕을 한마디로 정의해 달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싱글 몰트위스키가 최근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08년 국내 위스키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싱글 몰트위스키의 판매는 18.3%나 성장했다.이 중 국내외 판매량 1위이자 싱글 몰트위스키의 대명사인 글렌피딕은 2만1503상자를 판매해 2007년 대비 15.9%의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시장의 53.3%를 차지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특히 글렌피딕은 위스키 시장이 얼어붙었던 11, 12월 두 달 동안 3491상자를 판매하며 전년 대비 115%의 괄목할 만한 성장률을 나타냈다. 듀크로크 씨는 이런 성장세에 대해 “글렌피딕은 1887년 처음 증류를 시작할 때와 똑같은 전통 방식을 아직까지도 고수하고 있다”며 “깐깐하고 눈 높기로 유명한 한국 소비자들이 글렌피딕의 진가를 알아보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대학 시절 술자리에서 친구로부터 싱글 몰트위스키 한잔을 건네받았어요. 한 모금 마시자마자 처음 맛보는 풍부하고 깊은 맛에 매료됐죠.” 사실 주류 업계 홍보대사는 퇴임한 전직 임원이나 업계의 유명인 중 좀 나이가 지긋한 인물이 대다수다.하지만 듀크로크 씨는 우리 나이로 이제 갓 서른이 넘은 ‘창창한’ 나이다. 특히 그는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 사람도 아닌 ‘와인의 본고장’ 프랑스 사람이다.“싱글 몰트위스키는 와인과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증류소에서 나오는 하나의 원액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증류소 고유의 맛을 즐길 수 있어요. 와인 역시 하나의 와이너리에서만 만들어지죠.” 이 때문일까. 술 하나에서도 의미를 찾는다는 프랑스는 세계 최대 와인 소비국이기도 하지만 세계 최대 스카치위스키 소비국이기도 하다. 먼 스코틀랜드 땅에서 생산되는 싱글 몰트위스키에 그가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솔직히 문학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어린 시절부터 스코틀랜드에 대해 왠지 모를 동경을 갖고 있었어요. 그래서 스코틀랜드를 보다 잘 알기 위한 방법으로 문학을 전공했던 것이죠. 그런데 우연히 맛 본 글렌피딕에서 ‘스코틀랜드의 영혼’을 느꼈으니 어쩌겠어요.” 이 때문에 그는 내친김에 글렌피딕 증류소 가이드로 입사했다. 지난 2000년의 일이다. 이후 집을 증류소 앞으로 옮기면서까지 싱글 몰트위스키의 비밀을 파고들며 불과 2년 만에 증류소 가이드 리더 자리를 차지했다. 또 잇달아 최연소 향 감별사, 맛 감별사 자격을 취득하며 제품 개발 및 품질 관리 업무도 하게 됐다. 이 같은 그의 열정에 감명을 받은 글렌피딕의 모회사 윌리엄 그랜트앤드선스사는 2004년 어린 나이의 그에게 ‘글로벌 홍보 대사’라는 중책을 맡기게 된 것이다.“솔직히 연산이 오래됐다고 해서 좋은 술인 것만은 아니에요. 저 역시 드라이한 맛의 18년산보다 달콤한 15년산을 더 즐겨요. 또 어떻게 마시느냐에 대한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스코틀랜드 사람들이 원액을 마시는 걸 즐긴다고 하지만 저도 때때로 살짝 물과 얼음을 타 마시는 걸 즐겨요.” 듀크로크 씨에게 “글렌피딕을 어떻게 마시는게 제일 맛있느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다. 그는 오히려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런저런 음식과 곁들여 마셔 볼 것을 권했다. 연산에 따라 독특한 맛을 가진 글렌피딕을 좀 더 개성 있고 즐겁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다.글렌피딕 글로벌 홍보대사약력: 1979년생. 프랑스 출생. 스코틀랜드 글라스고대학 문학전공 졸업. 2000년 윌리엄 그랜트앤드선스 입사. 2004년 윌리엄 그랜트앤드선스 글로벌 브랜드(글렌피딕) 홍보대사(현).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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