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 60% ‘훌쩍’…3분기 양산

삼성전자 세계 첫 40나노 D램 개발

삼성전자의 반도체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다시 한 번 입증됐다. 삼성전자는 2월 4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40나노(㎚ ·1㎚는 10억 분의 1m) 공정을 적용한 D램을 개발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40나노 제품은 50나노 공정으로 제작한 기존 D램보다 칩의 크기가 작아 소형 정보기술(IT) 기기에 적합하다. 생산 원가는 기존 제품보다 20% 이상 싸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삼성전자의 기술력이 돋보인 것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2005년 60나노, 2006년 50나노 D램을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개가를 올렸다. 그러다가 약 2년 만에 다시 집적도를 높인 신제품을 내놓았다.이 제품은 1.2볼트 전력으로 동작이 가능하다. 1.5볼트를 사용하는 50나노 제품보다 소비 전력을 30% 이상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생산성도 기존 제품에 비해 60%가량 높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개발로 경쟁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가 1년 이상 늘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향후 삼성전자는 40나노 제품의 양산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제품 생산도 서두르고 있다. 오는 3분기부터 1Gb D램뿐만 아니라 2Gb 제품도 40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할 방침이다.최근 삼성전자는 시장의 기대를 밑도는 2008년 실적을 발표했다. 4분기에는 적자 폭도 컸다. 하지만 향후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글로벌 실적 부진을 정면 타개해 나간다는 복안이다.앞선 기술로 상대적으로 유리한 자금 사정 등을 감안해 볼 때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자금 사정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 일부 경쟁사가 휘청거리는 상황도 삼성전자에는 호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이미 세계 메모리반도체 5위 기업인 독일 키몬다가 파산한 데 이어 대만의 후발 업체 프로모스도 파산 위기에 처해 있다. 공급 감소로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면 기술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가 최대 수혜 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한 대목이다.삼성전자가 3분기부터 양산할 40나노 D램은 고용량의 메모리칩이 필요한 소형 IT 기기 시장을 노린 제품이다. 칩 크기가 작아져 IT 기기의 소형화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일반 PC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존 50나노 D램보다 전력이 크게 덜 들고, 가격 경쟁력은 기존 D램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삼성전자는 최근 자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사업구조를 바꾸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반도체 설계 회사의 주문을 받아 제품을 대신 생산해 주는 ‘파운드리(수탁 생산)’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2월 3일 세계 최대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회사인 미국 자일링스와 전략적 제휴를 맺기도 했다.조직 개편을 단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미 서울에 있는 본사 스태프 조직의 70%를 기흥 등 일선 현장에 파견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제품 개발 및 영업과 관련된 의사결정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삼성전자의 올해 전망은 ‘비교적 맑음’이다.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키몬다의 파산과 반도체 업체들의 잇따른 감산으로 D램 공급량이 줄어들면서 가격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 제품인 1Gb DDR2 D램의 현물 거래가격은 4일 현재 1.0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9일 0.84달러와 비교하면 26.76%나 오른 가격이다. 업계에서는 고정 거래가의 선행지수인 현물 가격 상승을 반도체 업황 회복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김상헌 기자 ksh1231@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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