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제조기… ‘틈새 유통 채널’대변신

1인 미디어 ‘블로그’로 큰돈을 버는 주부들이 나타났다. 부지런한 사람의 취미 생활 쯤으로 여겼던 블로그를 신뢰도 높은 유통 채널로 변신시킨 ‘와이프로거’(아내를 뜻하는 와이프와 블로거의 합성어)들이다. 이들에게 기업의 러브콜이 답지하고 있다. 손잡자는 요청이 줄을 선다. 몸값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 1인 미디어를 1인 기업으로 바꾼 와이프로거와 그들의 비즈니스를 꼼꼼하게 뜯어보았다.지난해 12월 8일 오전 9시. 소형 오븐 전문 기업 컨벡스코리아의 홈페이지가 갑자기 다운됐다. 네이버 블로그 ‘문성실의 이야기가 있는 밥상(blog.naver.com/ shriya.do)’과 함께 진행한 공동구매에 갑자기 많은 주문자가 몰리면서 서버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채 두 시간이 되지 않아 준비한 물량 300대가 모두 동났다. 컨벡스코리아는 긴급히 추가 상품을 확보, 겨우 5일간의 공동구매 이벤트 약속을 지켜낼 수 있었다.이 회사는 주부 블로거로 유명한 문성실 씨의 블로그를 통해 닷새 만에 1300대의 오븐을 판매했다. 예상보다 네 배가 넘는 물량이었다. 문 씨는 공동구매 이벤트를 마감하면서 “이렇게 주문이 폭주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지난 1월 14일 오전 10시. 네이버 블로그 ‘베비로즈의 쿠킹앤리빙(blog.naver .com/jheui13)’에는 묘한 긴장감이 돌았다. 순식간에 방문객 수가 5000명을 넘어서고 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비록 사람의 실체가 보이지 않는 인터넷이지만 같은 목적을 가지고 한 공간에 모인 이들의 열기가 컴퓨터 화면 밖까지 전해졌다.이날은 ‘살림의 여왕’이라는 별명의 블로거 베비로즈 현진희 씨가 진행하는 공동구매 이벤트의 D-데이. 주방에 놓고 쓸 수 있는 소형 행주 살균기 ‘두두e크린’을 시중가격보다 30%가량 싸게 내놓는 날이었다. 드디어 두두e크린 공동구매 화면으로 연결되는 링크 창이 공개되고 기다리던 이들이 일제히 주문 버튼을 눌렀다. 베비로즈는 이날 공동구매 계획을 수일 전부터 예고한 터였다.폭발적인 호응은 오후 늦도록 계속됐다. 판매사인 두두월드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로 주문이 폭주했다. 이 회사 정기석 부장은 “베비로즈와 진행한 네 번의 공동구매 이벤트가 모두 대박을 기록했다”면서 “이벤트를 위해 이윤을 낮췄지만 많은 주부에게 제품을 보급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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