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아이템 - LG전자
극심한 수요 위축은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가 공통적으로 직면한 상황이다. 하지만 LG전자는 2007년과 2008년을 경과하면서 주력 세트 분야에서 글로벌 톱3에 진입하는 질적 도약을 이뤘고 원화 약세와 경쟁 통화 강세를 바탕으로 환율 여건이 우호적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을 맞고 있다. 이는 올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휴대전화, 액정표시장치(LCD) TV, 생활가전 분야에서 시장 대비 선전을 기대할 수 있는 근거다.휴대전화는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향상을 수반하는 질적 성장이 돋보인다. 점유율은 2007년 7.2%, 2008년 8.2%에 이어 올해 8.9%로 전망된다. 2008년에는 터치스크린폰 트렌드 선도, 북미 버라이존(Verizon)의 선전에 따른 수혜, 인도 등 신흥 시장 출하량 급증을 바탕으로 양적·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다만 지역별로 북미와 중남미 출하 비중(3분기 누적)이 37%와 21%에 달해 지역별 편중도가 심한 것은 약점이다.올해는 로엔드(Low-end) 폰에서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스마트폰 라인업을 확대하며 중국 등 취약 지역에서 유통망을 강화하는 것이 핵심 과제다. 2차 도약을 위한 내실 다지기 기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 환경 측면에서는 애플, RIM, HTC 등 스마트폰 업체들의 부상이 위협적이지만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이 더 클 것이다. 양사는 터치스크린폰, 스마트폰, 3G폰 등의 트렌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서 제품 포트폴리오가 약화된 상태이고 외형 확대보다는 적자 폭 축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LG전자가 3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예상된다.LCD TV는 2007년 5위에서 2008년 3위로 올라서며 선두 그룹(1st Tier) 대열에 합류했다. 점유율은 2007년 8.6%, 2008년 10.2%에 이어 올해에는 10.7%로 예상된다. 샤프와 근소한 차이로 3위를 다투고 있는데 샤프의 경우 성장성이 정체된 일본에서 46%(이하 3분기 누적)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할뿐 아시아 5%, 동유럽 5%, 중남미 3%, 중동·아프리카 2% 등 신흥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미약하다.이에 반해 LG전자는 중남미에서 21%의 점유율로 2위, 중동·아프리카에서 20%로 2위, 아시아에서 18%로 2위, 동유럽에서 10%로 4위를 차지하는 등 잠재 성장성이 우월한 신흥 시장에서 막강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샤프를 따돌리고 3위 자리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칼렛’의 성공적 출시로 그동안 취약했던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입지를 마련했다.올해는 선두 업체들처럼 할인 매장을 통한 로엔드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생활가전은 선진 시장에서 주택 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상대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최대 격전지인 북미에서 월풀, 일렉트로룩스, LG전자 등 상위 세 업체의 상대적 점유율(세 업체 매출 합계를 100%로 가정) 추이를 보면 월풀은 2006년 61%에서 2007년 58%, 2008년 55%로 하락하고 있고 일렉트로룩스는 2006년 26%, 2007년 25%, 2008년 26%로 정체되고 있는 반면 LG전자는 2006년 13%, 2007년 17%, 2008년 19%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북미 지역에서 LG전자가 선전하는 것은 유통망이 다변화되고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는 일련의 성과와 함께 경제 위기 국면에는 주택 경기와 직결된 빌트인 가전 비중이 낮고, 프리미엄 제품군 비중이 높은 결과다. 이 밖에 성장성이 우월한 아시아, 중동 지역에서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어 업계에서 가장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경기 침체 영향으로 전기전자 업종의 실적 전망 하향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올해 1분기 실적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보여 당분간 전기전자 업종 주가가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1분기를 바닥으로 이익 모멘텀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과정에서 업종 대표주로서 LG전자의 위상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는 조금 멀리 보면 분명히 매력적인 가격대다.김지산·키움증권 애널리스트 jisan@kiwo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