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경치 돋보이는 ‘무공해’ 영화

‘버터플라이’

영화 속에서 세대를 초월한 우정은 영원히 사랑받는 테마다. 그 속에서 호기심 어리고 천진난만한, 때론 어른보다 더 성숙한 표정을 지닌 아이들의 연기는 늘 흐뭇한 웃음을 안겨준다. 말 그대로 노인과 소년의 ‘자전거 탄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시네마천국(1988)’에서부터 네 살 꼬마에게 베니스영화제 최연소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뽀네트(1996)’, 그리고 최근작 ‘누들(2007)’, 어쩌면 한국영화 ‘집으로(2002)’까지 포함해 그들 영화는 동서양을 가로지르는 너른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버터플라이’ 역시 그렇다. 고집 센 나비 수집가 할아버지와 당돌한 소녀는 1주일간 동행하며 소통한다. 프랑스 남부의 멋진 풍광은 이야기와 별개로 해피엔딩 그 자체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에 비극을 펼쳐 보이는 것은 정말 관객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버터플라이’는 저 멀리 알프스의 눈과 초록의 숲이 손짓하는 모처럼 만의 친환경, 무공해 영화다.줄리앙(미셸 세로 분)은 환상의 나비 ‘이자벨’을 수집하기 위해 여행에 나선다. 그런 그의 자동차에 윗집 꼬마 엘자(클레어 부아닉 분)가 몰래 숨어든다. 여행 첫날 저녁, 줄리앙에게 발각된 엘자가 눈물을 보이면서 예쁜 나비를 꼭 보고 싶다며 떼를 쓰자, 결국 줄리앙은 엘자와 함께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제목이기도 한 ‘나비’는 두 주인공이 애타게 찾고자 했던 그 무엇이다. 죽은 아들을 위해 진귀한 나비를 찾아다니는 할아버지는 가끔씩 짜증이 날 법도 한 주근깨 소녀와 함께 다니며 드디어 마음의 문을 연다. 그 표정의 변화는 관객들의 마음을 지긋이 이완시킨다. 손녀딸의 설득으로 영화 출연을 결정했다는 미셸 세로는 대표적인 프랑스 국민 배우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역시 어린 소년과 우정을 나눴던 ‘쁘띠 마르땅(2001)’과 이 영화를 비교해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사랑하는 사람은 왜 뽀뽀를 하는지, 왜 악마와 하나님이 있는 건지 시종일관 맹랑한 질문을 던져대는 소녀도 한없이 귀엽다. ‘버터플라이’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자 반딧불이와 별똥별이 반짝이는 꿈결 같은 영화다. 감독: 필립 뮬 / 출연: 미셸 세로, 클레어 부아닉 / 분량: 83분 / 개봉: 1월 15일 / 등급: 전체 관람가아름다운 여고생 던(제니스 웨이슬러 분)은 결혼 전까지 순결을 지키기로 서약했지만 집에서는 의붓오빠 브레드가 음흉한 눈길로 그녀를 훔쳐보고, 학교에서는 남학생들의 대시가 이어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위기를 겪으며 던은 그녀 안에 날카로운 무기가 숨겨져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바로 성기에 달린 이빨.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남자들을 무참히 잘라버리게 된 그녀의 이빨은 연이어 사고를 치기 시작한다.춤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찬 롤라(로라 램지 분)는 매번 오디션에서 떨어지며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방황한다. 더구나 보수적인 남자 친구 잭은 롤라가 댄서가 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이별을 선언하고 자신의 고향인 이집트로 떠나버린다. 롤라는 잭을 만나러 카이로에 쫓아가지만 약혼녀가 있었다는 사실에 좌절한다. 홀로 낯설고 두려운 이국땅 이집트에 버려진 롤라는 전설의 벨리댄서 이스마한을 만나 본격적으로 벨리댄스를 배우게 된다. 그리고 곧 최고의 댄서가 된다.평생 땅을 지키며 살아온 농부 최 노인에겐 30년을 부려온 소 한 마리가 있다. 소의 수명은 보통 15년. 그런데 이 소의 나이는 무려 마흔 살. 살아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이 소는 최 노인의 가장 친한 친구이며 최고의 농기구이고 유일한 자가용이다. 귀가 잘 안 들리는 최 노인이지만 희미한 소의 워낭 소리도 귀신같이 듣고, 한쪽 다리가 불편하지만 소 먹일 풀을 베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른다. 그러던 어느 봄, 최 노인은 수의사에게 소가 올해를 넘길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를 듣는다.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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