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리더십이 생산성 향상 ‘첩경’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주관하는 2008 한국의경영대상 생산성대상에서 금호건설, 매일유업, 한국전력기술, STX조선 등 9개 기업이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2008 생산성대상은 종합대상과 부문대상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종합대상은 금호건설이 3년 지속 대상을 차지해 최다 대상 수상 기업으로 선정됐으며 매일유업, 한국전력기술, STX조선 등이 2년 지속 대상을 수상했다. 제일모직과 한국마사회는 올해 처음으로 대상 수상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부문대상인 기술혁신 부문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대상을 받았으며 KN월덱스가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생산성 부문 최우수상은 한국수력원자력 울진원자력본부가 수상했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공헌한 기업의 경영자에게 주어지는 최고경영자상은 정광석 STX조선 대표이사에게 돌아갔다.이번 수상 기업들의 특징은 생산성 향상 활동에 대해 최고경영자(CEO)가 확고한 의지와 리더십으로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는 데 있다. 특히 생산성 향상에 대한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CEO들이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개발하고 대내외 활동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공유 가치를 이끌어내고 있었다는 점이 두드러졌다.생산성 향상 활동이 전 산업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극심한 불황기를 맞아 ‘생존’이 기업의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제조 분야뿐만 아니라 서비스, 공공 분야까지 생산성 향상이 퍼져 가고 있었다.해외 선진 기업의 혁신 활동 사례에 대한 벤치마킹 활동도 활발했다. 글로벌 선진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매진할 뿐만 아니라 선진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나 합작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수상 기업들의 특징이었다.김태완 KMAC 생산혁신BU(Business Unit)장은 “생산성이 기업 활동의 핵심인 제조업계에서는 내년이 ‘생존을 위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기업들은 단순한 원가 절감 차원을 넘어 내부 수익 창출 관점에서 비용 관리 체계를 강화해 경영 효율화를 실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금호건설은 1967년 창사 이후 40여 년간 건축, 토목, 플랜트, 환경 사업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서 국가 경제 및 건설 산업 발전에 기여해 온 기업이다.금호건설은 최근 효율성과 유효성을 강조하던 전통 개념의 생산성에서 벗어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영을 통한 내·외부 역량을 강화하는 데 기업 이념의 초점을 모았다. 이를 위해 이연구 사장은 중·장기 비전으로 ‘고객과 함께 지속 성장하는 기업’을 내세웠다. 고객 없이는 기업이 존재할 수 없으며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지속 가능 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는 신념에서 비롯된 비전이다.금호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함께 ‘지속가능경영’과 ‘아름다운 기업 만들기’ 운동을 더욱 효과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7대 실천 과제를 시행하고 있다.윤리 경영, 안전 환경, 문화 예술 지원, 아름다운 노사문화, 협력회사 상생 경영, 헌혈운동, 장애인 고용 촉진 등이 그것으로 직원들의 활동 목표와 결과는 지식 관리 시스템에 등록돼 실시간으로 성과를 나누고 있다.금호건설은 지난 2006년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해 지식 경영 기반을 정착시킨 데 이어 2008년엔 유기적인 조직 관리와 위험관리가 더욱 강화됐다. 특히 이 회사의 위기관리 시스템은 업계 최초로 손익 실행 도입을 통한 투명 경영을 실천하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되며 생산성 향상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금호건설은 지역사회와의 나눔을 실천하고 사회공헌에 이바지함으로써 ‘기업을 통한 국가 공헌 및 사회 기여’라는 경영 철학을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1969년 한국낙농가공주식회사로 출범한 매일유업은 2008년 2월 창사 39주년을 맞아 새로운 CI를 선보이고 안전한 제품 생산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이 회사는 2007년 7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우유류, 발효유류, 가공유류를 포함한 주요 유가공 생산품이 HACCP 마크를 획득했다. HACCP는 ‘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을 뜻한다. 기업이 식품의 위해 방지를 위한 사전 예방적 식품 안전 관리 체계를 갖춰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것을 보장하는 제도다.최근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멜라민 파동과 유전자변형작물(GMO) 이슈, 광우병 파동 등 먹을거리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연일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매일유업은 조제분유를 비롯한 전 제품에 유전자를 변형하지 않은 NON-GMO 원료를 공식 사용하기로 했다. GMO가 위험성이 있다고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는 없지만 매일유업은 영유아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로서 원료가 재배되는 지역에서부터 운송·수입·통관·자체 검사 등 4~5단계의 엄격한 구분 유통 증명을 거칠 계획이다.정종헌 대표이사 사장은 “영유아들이 먹는 음식의 원료는 그 무엇보다 깨끗하고 안전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제품 안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새로운 CI와 함께 안전하고 건강한 제품으로 국내 최고의 초일류 건강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제일모직은 패션, 케미칼, 전자재료에 이르기까지 10년 주기의 변신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창조적 혁신과 도전을 거듭하고 있다.이 회사는 2007년 매출액(3조1124억 원) 중 64% 이상을 케미칼과 전자재료 사업에서 올렸다. 제일모직은 1994년 반도체 회로 보호제(EMC) 생산 공장을 준공해 전자재료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2003년 구매 생산기지를 증설해 반도체에서 디스플레이 소재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함으로써 액정표시장치(LCD) 소재인 컬러 레지스트(CR)와 도전성접착필름(ACF) 등을 생산했다. 제일모직 구미사업장은 밸류 업(Value Up) 전략을 통해 사업장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밸류 업 전략은 품질, 생산성, 원가의 가치를 향상시키는 혁신 활동뿐만 아니라 인사 및 조직 문화, 환경 안전에 이르는 종합적인 경영 활동으로 전 구성원의 공감과 참여를 통해 사업장 전체 제조 가공비의 17%를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생산 혁신, 품질 혁신, 원가 혁신, 조직 혁신의 모든 과제를 톱-다운 형식으로 세분화했으며 지표에 의한 성과 측정 시스템을 구축해 최적의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끊임없는 신공법 개발과 야드(Yard) 최적화는 STX조선이 조선업계 최고의 생산성을 달성케 한 원동력으로 손꼽힌다. 여기에 CEO의 혁신적 마인드와 노사 화합이 든든한 밑거름 역할을 했다.STX조선은 각 생산 거점별 특화를 통해 오는 2012년 250억 달러의 매출을 달성, 세계 최대 규모 조선사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이 회사는 업계 최초로 2만2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개발하는 등 전 세계 그 어느 조선사와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 기술력을 자랑한다. 2만2000TEU급 컨테이너선은 선체 길이만 460m에 달하는 축구장 4개 면적의 세계 최대 선박이며 단위 운송비를 기존 초대형 컨테이너선 대비 40% 이상 절감할 수 있는 연료 고효율성도 갖추고 있다.STX조선은 선박 건조에 최적화된 디지털 혁신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 조선 업체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생산성을 더욱 향상시키고 고부가가치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STX조선이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R&D) 중점 과제 중의 하나는 ‘연료 절감 기술’이다. 이를 통해 동일한 연료 소모 조건에서 더 많은 화물을 선적할 수 있는 신 선형의 개발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KOPEC)는 1975년 우리나라 발전소 설계 기술 자립을 위해 정부 주도로 설립돼 현재 원자력 및 화력발전소 설계 등 전력 산업 전반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종합 엔지니어링 회사다.KOPEC는 설립 당시 플랜트 설계 기술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기술 환경에서 임직원들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짧은 시간 내 원자력, 화력발전소 설계 기술을 자립화했다. 그동안 고리·영광·울진 원전 등 총 2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종합 설계했다.KOPEC는 교육 훈련과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통해 핵심 인재 양성에 전사적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엔지니어링 회사의 특성을 고려한 인력 양성 전략으로 전문 기술 역량이 뛰어난 실무자는 스페셜리스트로 양성하고 관리 역량과 리더십이 뛰어난 실무자는 관리자로 키우는 ‘듀얼 래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앞으로 기술 개발 투자율을 매출액의 10%로 꾸준히 유지하고 특허 및 신기술 개발을 유도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이 같은 전사적 차원의 노력을 통해 KOPEC는 발전소 설계 분야에서 우수한 경험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총 1900여 명의 직원 중 박사 93명, 석사 457명, 기술사 282명에 이르는 전문 인력을 자랑한다.KOPEC는 세계 파워 플랜트 엔지니어링 시장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인 선진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한국마사회(KRA)는 경마공원을 찾아오는 고객과 마필 생산자, 사회공헌활동 수혜자 등 다양한 계층 모두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 ‘즐거운 경마공원 실현’이라는 혁신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우선 서울경마공원을 국민의 레저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장미원과 야생화 정원 등으로 구성된 플로토피아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다양한 고객 이벤트 개최 및 레저 시설 등을 확충했다. 이를 통해 사행성 이미지가 대폭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공중파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게 됐다는 게 마사회 측 설명이다.이뿐만 아니다. 무료 승마 프로그램 운영, 찾아가는 승마 교실 도입 등을 통해 국민들이 승마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했다. 한국마사회만의 특성을 살린 재활 승마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한편 찾아가는 재활 승마의 도입으로 장애 아동들의 재활을 위한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이 밖에 기업의 지속 가능 경영을 위해 윤리 경영 활동을 실천하고 투명 경영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국가청렴위원회로부터 청렴도 우수기관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한국마사회는 앞으로 공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더욱 강화하고 국민에게 즐거움을 안겨주는 레저 문화 공간으로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혁신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주식회사 KN월덱스는 36년간 축적된 기술력과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뭉친 임직원의 단결된 힘으로 국내는 물론 두바이를 중심으로 한 중동 지역에서 커튼월 전문 기업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모스크바 비즈니스 호텔 외장 공사를 성공리에 끝마친 KN월덱스는 현재 두바이 지역의 매리어트 호텔, 유보라 타워와 리비아의 트리폴리 호텔 등의 외장 공사를 수행하고 있다. 조만간 두바이의 또 다른 대형 프로젝트인 팜 커낼타워 공사를 다국적 기업인 알룸코(Alumco)사와 컨소시엄으로 착공하게 된다.KN월덱스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기술 혁신을 통한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신제품을 개발했다.친환경 사업 분야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창호 부착형 자연환기 장치’, ‘창호 부착형 자동자연환기 및 열교환 겸용 환기장치’를 들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대표적인 성과로는 국책 과제로 진행됐던 ‘건물 일체형 태양광발전 시스템 개발’을 수행 완료했다. 이와 함께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태양광에너지 행복도시 적용 및 활용 방안에 대한 연구용역’ 과제도 수주했다.KN월덱스는 앞으로 국내외에서 태양광에너지, 환기 시스템, 방탄·방폭 창호 시스템을 토대로 미래의 인공지능 창호 시스템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타사와 차별화할 수 있는 노하우를 축적해 세계 초일류 커튼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업체로 도약해 나간다는 구상이다.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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