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의 미래, CES에서 찾아라

‘CES 2009’ 미리보기

전 세계 정보기술(IT) 업계의 동향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CES(Consumer Electrics Show·소비자 가전 전시회) 2009’가 2009년 1월 8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개최된다. IT 관련 전시회는 미국의 CES, 봄에 독일에서 열리는 세빗(CeBIT), 마찬가지로 독일에서 가을에 열리는 이파(IFA)가 가장 유명하다.바이어들은 직접 행사장을 찾아 다른 업체를 만날 필요 없이 e메일 몇 통으로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백만 달러의 계약이 이뤄지기 때문에 전시회의 역할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한 번의 결정이 기업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는 사업을 온라인만으로 처리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 바이어들은 오늘도 무거운 짐을 들고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다른 전시회와 달리 매년 1월에 열리는 CES는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다. 2008년에는 전시회장이 모자라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할 정도로 떨어져 있는 베네시안 호텔까지 전세를 내야 했다. 다른 전시회들이 하향세를 걷고 있는데 반해 CES가 성장하고 있는 이유는 개최지가 미국이라는 점, 또 매년 초에 열린다는 시기적인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그뿐만 아니라 작은 전시회 참가를 줄이는 대신 규모가 큰 CES에 집중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어 CES는 인터넷의 영향을 비켜간 운 좋은 전시회 중 하나다.아쉽게도 올해 CES는 세계 불경기 여파로 많은 업체들이 불참 또는 축소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번 CES를 통해 새로운 기술, 제품이 대거 선보일 예정이어서 전 세계 IT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CES에는 최고의 제품이 모이는 것뿐만 아니라 전 세계 내로라하는 IT 업계 거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행사다. 특히 CES 기조연설은 매년 세계 IT 업계 구루(Guru: 스승·지도자)가 진행해 기조연설만 들어도 IT 업계의 화두와 방향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이번 행사 기조연설자로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가 나서 미래 PC 모습과 IT 서비스에 대해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소니 CEO 하워드 스트링거, 포드자동차 앨런 멀랠리, 인텔 의장 크레이그 배럿, 시스코시스템즈 의장 존 챔버스가 기술의 미래에 대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새로운 얼굴들도 CES를 통해 공식 데뷔한다. AMD의 새로운 CEO인 덕 마이어가 미래의 메모리 산업, 저장 매체의 비전에 대해 연설할 예정이다. 덕 마이어는 AMD 전 CEO 헥토 루이즈의 뒤를 이어 올해 CEO 자리에 올랐다. 그동안 제조부문 분사, 경영 체질 개선 등 굵직한 일을 처리해야 했던 덕 마이어 CEO는 이번이 공식석상에서 연설하는 것이 처음이라고 볼 수 있다.ABC 텔레비전 앤 스위니 CEO는 미래 방송에 대해 설명한다. 앤 스위니는 IT를 통해 발전하는 미디어 사업 및 케이블 TV 방송 등 IT 환경에서 미디어 업계의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그리피스 액티비전 퍼블리싱 CEO는 세계적으로 히트한 1인치 슈팅게임 ‘콜오브듀티4’, 음악게임 ‘기타히어로’를 통해 게임 및 디지털 콘텐츠 부문의 미래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지난해 CES 화두였던 IT와 자동차의 접목은 세계 자동차 산업 악화로 인해 올해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포드자동차의 앨런 멀랠리 CEO는 기조연설을 통해 IT와 자동차 산업보다 그린 카, 청정에너지 부문을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포드는 지난해 CES에서 소니와 협력해 자동차와 IT 부문을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든다고 밝힌 바 있다.매년 CES에서는 주목받는 제품을 뽑아 각 부문별로 ‘혁신상’을 수여한다. 이 중 최고혁신상(Best of Innovations)은 혁신상을 받는 제품 중에서도 최고 제품에 선정해 수여하는 상으로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올해는 각 부문별로 20개 제품이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국내 제품 중에는 삼성전자의 46인치 액정표시장치(LCD) 디지털게시판과 LG전자의 휴대전화 ‘VX9700’, 스팀 세탁기 ‘WM3001H_A’가 최고 혁신상에 포함됐다.삼성전자의 디지털게시판은 테두리를 최소화해 공공 기관의 정보 안내 게시판 및 금융 시황 등을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돼 상을 받았다. 또한 LG전자의 ‘VX9700’은 320만 화소 카메라 3인치 터치 방식 LCD, 필기 인식 등 기능이 돋보여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최고 혁신상을 받았다. LG전자의 스팀 세탁기 ‘WM3001H_A’는 스팀을 이용해 세탁을 하며 알레르기를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최고 혁신상을 거머쥐었다.이 외에 주요 제품을 살펴보면 HP가 LCD 모니터 일체형 PC ‘터치스마트 PC’, 하만카돈 7.1채널 리시버 ‘AVR 7550HD’, 윕소(Whipsaw)의 초소형 데스크톱 PC ‘제로클라이언트 컴퓨터’, 가정의 전력 사용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포홈(4Home)의 ‘EM-3200’, 무선으로 HD 콘텐츠를 전송하는 벨킨의 ‘플라이와이어(Flywire)’ 등이 있다.사이코(Psyko) 5.1채널 헤드폰은 홈시어터에서나 들을 수 있는 서라운드 음향을 헤드폰으로 들을 수 있는 제품이다. 콜포드의 ‘차지포드V2’는 휴대전화, 노트북 PC 등 전력이 필요한 제품 전원을 언제나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충전기다.이번 CES는 IT 업계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IT 업계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지에 관심이 쏠리기 때문이다.이 같은 상황에서 각 IT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는 부문 중 하나는 친환경 관련 IT 기기다. 전력 소모를 줄이고, 제품을 만들 때도 친환경 소재 및 재활용 소재를 가지고 만들며 폐기할 때도 독성 물질이 유출되지 않는 부분을 고려해 만든다. 유럽을 중심으로 친환경 IT 기기에 대해 혜택을 주거나 우대하고 있어 IT 업체들이 주목하고 있다.HD 콘텐츠, 동영상, MP3 파일 등 대용량 파일이 많아지면서 노트북 PC나 데스크톱 PC에 있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공간은 자꾸만 줄어든다. 하지만 HDD는 충격에 약하고 사용한 지 5년이 넘은 HDD는 자료가 유실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HDD에만 자료를 저장해 둔 뒤 갑작스러운 사고로 데이터를 유실해 낭패를 보는 일을 한번쯤 경험한다. 이전과 달리 PC에 사진, 문서, e메일 등을 저장해 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HDD가 고장 나면 추억의 일부가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다.이런 일을 예방하기 위해 외장 HDD를 구입해 중요한 자료는 따로 저장해 두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외장 HDD는 PC와 연결할 수 있는 추가 저장 장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외장형 HDD는 크기에 따라 3.5인치, 2.5인치, 1.8인치로 나뉘는데, 최근에는 별도 전원 연결이 필요 없고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2.5인치, 1.8인치 제품이 인기가 많다.외장형 HDD는 삼성전자, 씨게이트테크놀로지, 웨스턴디지털, 후지쯔 등 브랜드 제품과 DIY(Do it yourself) 2가지 종류가 있는데 최근에는 브랜드 제품이 인기가 많다. 외장형 HDD에 중요한 자료를 저장해 둔다고 해도 이 역시 충격으로 데이터가 유실될 위험이 있으니 중요한 데이터일수록 DVD나 인터넷 웹하드 등 다른 곳에 2중, 3중으로 저장해 두는 것이 좋다.이형근·디지털타임스 기자 brupr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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