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열정’ 돋보이는 멤버십 클럽

한국마케팅클럽(KMC)

“한류 스타, 김치와 불고기, 가전제품, 축구, 인삼, 분단국가…. 중국과 인도, 러시아 사람들의 한국에 대한 연상 이미지입니다. 이렇게 하나로 모으기 어려운, 산재한 이미지들을 명확하게 브랜딩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요.”지난 12월 9일 국내 최고의 마케팅 전문가 모임인 한국마케팅클럽(Korea Marketing Club. 회장 이해선)의 멤버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한민국의 브랜드 이미지에 대해 고민했다. 이날 모임엔 아모레퍼시픽에서 최근 CJ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이해선 부사장을 비롯해 제일기획 김낙회 사장(차기 회장 내정자)·디자인하우스 이영혜 사장 등 기업 중역에서부터 고려대 이두희 교수, 한양대 홍성태 교수 등 학계 인사들까지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멤버들이 모였다.한국마케팅클럽은 1985년 사단법인으로 출발한 전통 있는 멤버십 클럽이다. 국내외 기업 마케팅 담당 임원이나 최고경영자(CEO), 연구기관이나 학계 종사자만 가입할 수 있는 전문가 스터디 그룹인 셈이다.마케팅과 브랜딩에 정통한 이들이지만 세미나 분위기는 그리 녹록하지 않다.“국가이미지위원회의 ‘다이내믹 코리아(Dynamic Korea)’, 한국관광공사의 ‘코리아, 스파클링(Korea, Sparkling)’, 여기에 서울시의 브랜드인 ‘하이 서울(Hi! Seoul)’까지 연상 브랜드가 중복되는데다 각각의 목표 제시나 전략적 관리도 미비한 측면이 있습니다.” 고려대 이두희 교수가 ‘국가 이미지(유재웅 저)’라는 책을 소개하며 발제하자 회원들이 고개를 끄덕인다. “국가 브랜드에 대한 논의만 무성할 뿐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가진 곳이 없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됩니다. 역할 분담이나 집행, 사후 관리가 이뤄지기 힘든 구조인 거죠.”주변국에서 보는 한국의 이미지 및 호감도와 신뢰도 조사, 외국의 국가 마케팅 사례, 국내외 국가 이미지 조사 관련 보고서를 차례차례 훑어보는 눈빛들은 20대 초반 대학생들 못지않다. ‘국가 브랜드 위원회를 만들 경우 그 기능과 전략 방향은?’, ‘정량화된 국가 브랜드 지표의 필수 구성 요소는?’ 쉽지 않은 주제에 아이디어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도 활발하게 이뤄졌다.한국마케팅클럽 회장직을 맡고 있는 CJ홈쇼핑 이해선 부사장은 “매월 KMC 멤버 중 마케팅 전공 교수님들이 한 분씩 나서 일독해야 할 책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세미나를 갖는다”며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빠지지 않는 이유는 새로운 인사이트(insight)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칫 해이해지기 쉬운 ‘공부하는 자세’를 다잡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업계 최고의 시니어 마케터들의 모임이지만 단순한 친목이나 사교 모임이 되는 것을 경계한다는 의미다. 각자 소속된 조직은 다르지만 이들의 관심사는 하나로 집약된다. ‘소비자, 고객, 시장’이 그것이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마케팅 방안을 고민하고 서로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함께 발전하자는 것이 모임의 취지다.가입을 원한다고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역사는 23년 이상이지만 회원 수는 원로 회원을 합쳐도 60여 명으로 ‘소수 정예’ 모임을 지향한다. 기업의 마케팅 담당 중역이나 학계, 연구기관 종사자라는 가입 조건을 충족시킨다고 하더라도 기존 회원의 추천을 받아야 하며 이사회의 심사를 거쳐야 회원 자격이 주어진다. CJ(주) 김진수 사장, 아주산업 문규영 회장, 동서식품 김용언 회장, KT 표현명 전무 등이 회원으로 있으며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박무익 한국갤럽연구소 소장 등의 인사도 적을 두고 있다.한편 한국마케팅클럽은 12월 19일 특별한 송년회를 열었다. ‘이루마와 함께하는 KMC 도나 파티(Dona-Party)’라는 이름으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이번 송년회에서는 한국마케팅클럽 회원들의 소장품 경매가 진행됐다. 한지공예 액자·보이차·카라얀 전집 세트 등 회원들이 내놓은 소장품을 K-옥션의 진행자가 즉석 경매에 부쳐 수익금을 모았고 한국펄벅재단에 기부해 다문화가족과 아동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김상헌 기자 ksh1231@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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