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색깔로 내일의 변화 이끈다

아웃사이더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사회의 기성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상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이라고 풀이돼 있다. 여기에는 반골이나 외골수 등의 다소 부정적인 의미도 담겨 있다. 분명한 것은 한 사회의 주류(main stream)에서 비켜나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아웃사이더를 비주류와 유사한 범주에 놓기도 한다.하지만 근자에 들어선 아웃사이더에 대한 정확한 개념과 경계가 다소 모호해지고 있다. 오늘날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지미 카터와 빌 클린턴을 아웃사이더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취임 당시 이들 두 전직 대통령 모두 ‘남부 출신의 아웃사이더’로 스스로를 규정했다는 사실이다.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개미’의 인기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프랑스 문단의 아웃사이더’를 자처하는 것도 널리 알려져 있다.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아웃사이더’ 정치인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오바마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라면 사르코지는 프랑스 최초의 이민자 출신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그렇다.한국으로 눈을 돌려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도 출신을 따져보면 아웃사이더다.노 전 대통령은 2003년 11월 열린우리당을 창당하는 형식으로 민주당을 박차고 나왔다. 당시 정권의 ‘주류’였던 호남은 이 과정에서 배척됐다.이 대통령도 취임 직후부터 ‘주류’였던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를 ‘친박(박근혜 의원과 친하다는 뜻)’이라는 이유로 홀대했다.두 대통령이 소위 ‘주류’들을 밀어낸 것은 자신들이 ‘비주류’ 출신이기 때문이었다. 이들은 정치권의 ‘아웃사이더’에서 출발해 자수성가했다는 점에서 닮은꼴이다.아웃사이더가 언제까지나 아웃사이더인 사회에는 미래가 없다. 그만큼 역동성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한경비즈니스가 창간 특별 기획으로 한국 사회의 아웃사이더를 기획한 것은 보다 건강하고 역동적인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는 의도였다.이번 ‘한국 사회를 바꿔나가는 아웃사이더들’에 선정된 인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의 영역에서 뚜렷한 색깔을 보이며 확고한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아울러 이들은 기존 사회가 구축해 놓은 고정관념에 얽매이지도 않았다. 주위의 평가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묵묵히 자신의 신념에 따라 일을 해 나갈 뿐이었다. 아웃사이더로 선정된 인물은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병원 원장(경제)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정치)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철학) 장외룡 인천 유나이티드FC 감독(스포츠) ‘소리꾼’ 장사익씨(문화) 등이다.박경철 원장은 현직 외과이자 ‘시골의사’라는 필명으로 주식 사이트에 글을 올려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한 주식 투자 전문가다. ‘시골의사의 부자경제학(2006년)’에 이어 ‘시골의사의 주식투자란 무엇인가’란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인기 작가이기도 하다.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시절 정부의 ‘빈곤층에 대한 진료 제한 정책’에 18개 시민 단체와 함께 반대 투쟁을 벌였다. 이 시절 박 원장은 “병원을 팔아서라도 극빈자에게선 진료비를 받지 말자”고 주장해 의사협회 일부로부터 ‘좌파 세력의 주구’ ‘트로이의 목마’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환자 만나 진료하랴, 글 쓰랴 평범한 사람들은 한 가지도 하기 힘든 일을 동시에 해 내는 그이지만 스스로는 평범하다 못해 둔재라고 말한다. 외과의 시절 ‘죽을 둥 살 둥’ 공부했지만 의대에서 중간밖에 가지 못했다고. 박 원장은 얼마 전 인터넷 다음 아고라에 “부동산이 연착륙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큰 위기에 빠질 것이고 최대 고비는 내년 2~3월께로 보인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네티즌들의 눈길을 끌었다.강기갑 대표은 농민 출신으로 항상 두루마기에 고무신을 신는 독특한 의상으로 눈길을 끄는 현역 국회의원이다. 국회에 등원할 때도 두루마기 차림이다. 경남 사천시에서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던 그는 한나라당의 17대 국회의원이자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방호 당시 사무총장을 예상을 뒤엎고 178표차로 꺾어 전국적으로 화제를 모은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당 대표 선거에도 출마해 전 민주노총 위원장 이수호 후보를 제치고 당선돼 현재 당 대표를 맡고 있다. 명색이 당 대표이지만 국회 의원회관 227호에서 1년 이상 의식주를 해결하며 고충을 겪고 있기도 하다.이정우 원장은 서울대 공대 섬유고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 철학과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따낸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한국인으로서의 이성과 감성의 골을 채우기 위해 동양철학도 공부했다. 다양한 학문을 섭렵한 사람답게 그는 현재 닥친 경제 위기와 관련해 “개인의 조절되지 않은 욕망을 실현하는 방식에 대해 사회적으로 합의하지 않아 이러한 사태가 온 것”이라며 “돈만이 욕망을 실현해 주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욕망을 배분하는 다양한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장외룡 감독은 축구계의 대표적인 아웃사이더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프로축구계에서 가장 가난한 시민 구단인 인천 유나이티드FC를 이끌고 지난 2005년 전후기 통합 1위와 플레이오프 준우승이라는 기적을 일궈낸 주인공이다. 그는 운동선수들도 학교 공부를 병행할 것을 주장하는 보기 드문 지도자이기도 하다. 꼭 필요한 기술 훈련만 하는 시간 외에는 다른 사람들처럼 기초 지식을 쌓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그는 선수들에게는 사생활과 플레이 양쪽 모두에서 ‘기본’을 지키라고 강조한다.한국 축구계에서 장외룡 스타일의 축구가 성공할 수 있고 장외룡 같은 사람도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으로 증명해 보이고 있는 그의 신화는 현재 진행형이다.소리꾼 장사익은 표를 구하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스타 공연인이다. 최소 한 달 전쯤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표 구하기는 ‘언감생심’이다. 장 씨는 특히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하는 소리로 유명하다. 1집 ‘하늘가는길(1995’), 2집 ‘기침(1997)’, 3집 ‘허허바다(2000)’, 4집 ‘꿈꾸는세상(2003)’, 5집 ‘사람이 그리워서(2006)’ 등을 낸 그의 노래에는 구구 절절 삶의 애환이 스며 있다는 평가다.우리 시대 타고난 소리꾼으로 불리는 그가 처음 무대에 오른 것은 그의 나이 마흔 여섯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소리꾼이 되기 전까지 25년간 거친 직업만 15개나 된다.시인의 언어가 노랫말이 되듯 삶이 흐르는 대로 가슴이 말하는 대로 목청껏 뱉어내는 것이 음악이고 노래다.사전적으로는 사회의 기성 틀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상을 지니고 행동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대체로 한 사회의 주류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을 가리키기 때문에 비주류와 유사한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아웃사이더의 개념이 다소 모호해지고 있는 추세다. 지미 카터, 빌 클린턴 등 전 미 대통령도 취임 당시에는 자신들을 ‘남부 출신의 아웃사이더’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자신을 ‘프랑스 문단의 아웃사이더’로 자처한다. 심지어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정치적 아웃사이더로 분류되기도 한다. 오바마가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이라는 점에서, 사르코지는 프랑스 역사상 최초의 이민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렇다.취재= 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김희연·김지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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