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 중요성 커져 … KEI ‘독주’

분야별 순위 - 환경

최근 정부가 내놓은 신성장 정책의 키워드는 ‘저탄소 녹색 성장(Low Carbon, Green Growth)’이다. 녹색 성장이란 온실가스와 환경오염을 줄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녹색 기술과 청정에너지로 새로운 성장 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국가 발전 패러다임을 뜻한다.이제 환경을 빼놓고는 경제성장을 논할 수 없다. 환경이야말로 세계 공통의 아젠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환경 분야 싱크탱크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특히 한국은 세계 10위의 에너지 소비국으로 전체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 저탄소 배출 관련 기술 등에 많은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이와 함께 경제성장과 동반하는 환경 정책에 관한 연구도 절실한 상황이다.환경 분야에선 27개 연구 기관이 조사 대상에 올랐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orea Environment Institute: KEI)이다. 지난 1992년 재단법인 한국환경기술개발원으로 설립돼 1999년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 출연 연구 기관으로 전환됐다.KEI는 환경과 관련된 정책 및 기술의 연구 개발과 환경영향평가의 전문성, 공정성 제고를 통해 환경 문제의 예방과 해결에 기여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됐다. 현재 연구직 85명, 행정직 등 20여 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2본부 1센터 1실 1단 체제다.KEI의 대표적인 기능은 환경 정책 연구에 있다. 녹색 성장에 관한 환경 정책의 개발·설계·평가·개선 등에서 중심 역할을 수행 중이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인 화두로 등장한 기후변화 및 녹색 성장 이슈에 관한 국가 전략의 입안과 정책 연구에 앞장서고 있다. 또 환경 평가 연구에 대해서도 독보적인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올 들어서만 해도 757건의 환경평가서 검토와 849건의 사전 환경성 검토를 수행했다.환경 정책 분야의 국제기구, 연구 기관, 학회 등과의 세미나와 공동 연구도 중요한 업무 영역이다. 지난해 6월에는 제27회 국제환경영향평가학회 총회를 성황리에 개최했고 올 초에는 ‘환경 정책의 새로운 과제와 방향’이라는 주제로 개원 15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KEI는 올해 새로운 경영 목표를 세웠다. 지난 8월 제8대 박태주 원장이 취임하면서 △녹색 성장을 선도하는 정책 연구 추진 △기후변화 대응 저탄소 사회 구축 정책 개발 △환경 평가 효율성 제고 및 선진화 △환경 지식 협력 네트워크 구축 및 경영 효율화 등 네가지를 새 목표로 세운 것이다. 이를 통해 2011년 국제적인 환경 정책 연구 기관의 위상을 확립한다는 구상이다.2위를 차지한 국립환경과학원은 올해로 설립 30주년을 맞았다. 1978년 환경오염 현상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위해 설립, 지금까지 환경오염 관련 문제와 환경 정책 지원 등에 연구 활동을 계속해 왔다. 환경진단연구부, 환경건강연구부 등 6개 부서와 지구환경연구소, 교통환경연구소, 4대강물환경연구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구직 인력만 200명이 넘는 등 환경 분야 싱크탱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국립환경과학원은 국민 생활과 밀접한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몇 가지 목표를 세우고 있다. △환경오염 진단 역량 선진화 △환경오염의 인체 위해성 규명 △화학물질의 위해로부터 환경과 국민 보호 등이 그것이다. 또 ‘바이오매스 신·재생에너지화의 현재와 미래’ ‘친환경 연료 이해’ 등의 간행물을 통해 환경 문제 인식을 높이는 데 한몫을 담당하고 있다.3위를 차지한 삼성지구환경연구소는 1992년 삼성의 환경 방침 선언 이후 1993년 7월 설립된 기업 환경 연구 기관이다. 국내외 환경 관련 전문 기구에 참여하면서 환경 정책, 환경 경영, 환경 기술 및 사업 등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펴고 있다. 지구 환경 보전과 환경·지속 가능 경영을 주된 연구 과제로 삼고 있으며 다양한 국내외 활동을 통해 21세기 기업의 의무인 환경 책임을 완수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지난 2005년 삼성은 환경·안전·건강 중시와 글로벌 기업 시민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경영 원칙을 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연구소도 전략적 환경 경영의 방향 제시 등 새로운 비전을 정했다. 국제 환경 동향 조사 분석을 통해 기업 경쟁력 차원에서 친환경 제품 개발, 청정 생산 체제 도입, 에너지 효율화 등 환경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게 첫 번째 목표다.또 환경을 중심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경영 체제 구축 지원, 기업 이미지를 훼손하는 환경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예방 방안 제시 등에도 힘쓰고 있다. 삼성 사업장을 사고 없고, 오염 없고, 질병 없는 사업장으로 만들고 국가와 사회의 안전한 환경 안전 인프라 구축에 기여한다는 것이다.환경 분야 싱크탱크 톱10에는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외에도 3곳의 민간 연구 기관이 포함돼 있다. 특히 시민단체가 설립한 싱크탱크가 내로라하는 국책 연구 기관들보다 앞섰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들 민간 연구 기관은 시민 생활에 밀착된 환경 문제 연구로 지지를 받고 있으며 다양한 각도에서 환경 문제에 접근해 박수를 받고 있다.8위를 차지한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를 규명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설립된 비정부기구(NGO)다. 20여 명의 연구 인력을 두고 있으며 환경 실태에 대한 조사 분석, 중·장기 환경 전망과 대안 수립, 환경 갈등 해소 방안 연구 등의 활동을 펴고 있다. 환경보건백서 ‘환경이 아프면 몸도 아프다’ ‘시화호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등의 간행물을 통해 환경 문제를 적극 알리고 있기도 하다.환경 운동가 최열 씨가 대표로 있는 환경재단은 ‘문화적 접근’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환경 문제를 풀어내는 민간 공익 단체다. 문화예술축제 그린페스티벌, 환경 교육 지원사업 그린에듀, 통합 모금 브랜드 그린뱅크 등을 통해 사회 전반의 환경 의식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환경 문제 해결을 주도하는 아시아의 환경 허브’라는 비전과 함께 ‘아시아 환경 네트워크의 중심’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10위에 오른 환경정의는 1998년 환경정의 이론 정립을 위한 모임이었던 환경정의포럼으로부터 출발해 오늘에 이르렀다. 연구소가 소속된 환경정의는 1992년 경실련 산하기구인 환경개발센터로 출발해 현재 3000명의 회원과 100여 명의 정책 전문가가 활동하고 있다.연구소의 설립 목적은 환경 비용과 피해의 불공정한 배분이 야기하는 ‘환경부정의’ 문제를 발굴해 운동 과제로 도출, 환경적으로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환경정의 실현을 위한 환경복지지표 개발 △저소득층의 환경권 확보를 위한 조사 연구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 개발 모델 연구 △환경 부정의 사례 데이터베이스화 등의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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