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느는 곳 ‘1순위’…경매 ‘강추’

고향 부동산 투자 전략

전국 곳곳이 기업도시, 대기업 유치와 도청 이전 등 각종 개발 계획으로 들떠 있다. 부동산 투자의 첫 단추는 가장 잘 아는 지역에 돈을 묻는 것이다. 어릴 적 친구들과 뛰놀던 고향 땅보다 익숙한 곳이 어디 있겠는가. 고향 부동산은 친구나 친척을 통해 가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모르는 지역의 부동산을 사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지방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려면 일자리가 늘어나는 곳이나 인프라 개발이 계획되고 있는 개발 호재 지역을 노려야 한다. 고속도로 개통이나 기업도시,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 대기업 유치 지역과 도청 이전과 같은 개발 정책과 인구 유발 수혜 지역이어야 개발에 따른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지방은 고령화 속도가 빨라 주택이나 토지의 수요가 떨어진다. 지역 개발은 지방 경제를 살리고 부동산 수요를 늘려 땅과 집값을 올려놓는 견인차 역할을 한다.실제 전북 군산과 경남 거제는 개발 계획 발표와 함께 기업 유치가 활발해지면서 인구가 늘어나 전반적인 지방 부동산의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땅과 집값 상승률이 수도권 상승률과 맞먹는 현상을 보였다. 지방이라고 하더라도 전국구 호재를 만나면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뻔한 이치다.‘장기 투자’를 계획하려면 부동산 정책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지방도시 거래 활성화’ 방안이 포함된 부동산 8·21 대책을 발표했다. 지방 부동산시장의 숨통을 트이게 하기 위해 임대사업 자격 및 등록 요건 완화와 양도세 중과 대상 축소로 지방 부동산을 활성화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매입 임대사업자 기준 완화 조치는 소액 부동산의 틈새 투자처로 지방 부동산이 정책적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주택 임대사업자의 규제를 시군구에 소재한 5채 이상에서 1채 이상으로 대폭 줄이고 임대 기간도 10년에서 7년으로, 주택 면적도 85㎡(옛 26평)에서 149㎡(옛 45평)로 완화됨에 따라 소액의 여유 자금으로 지방 미분양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동안 공급 물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미분양 물량이 적은 곳이나 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운 곳,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70~80%에 달하는 광주 대구와 울산광역시 일대와 진주 전주 속초 등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투자하면 임대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고향 땅에 투자할 때는 호재 지역 주변의 개발 가능한 땅을 우선적으로 골라야 한다. ‘산 좋고 물 맑은 곳’은 풍치는 그럴듯해 보여도 사실 개발 가능성이 없어 무용지물이다. 토지에 대한 규제가 심해 아예 집을 지을 수도 없고 나중에 살 사람도 거의 없어 뚜렷한 대책을 세우기가 어렵다. 팔리지 않는 땅은 부재지주의 불이익을 받거나 현지 거주 요건을 갖춰야 한다.귀향 이전에 미리 고향땅 주변의 개발 계획을 확인하고 개발 축을 따라 교통이 편리한 도로변 땅이나 확포장 예정지를 고르는 것도 좋은 투자 전략이다. 도로변 땅은 토지시장이 침체되더라도 하락 폭이 작고 개발 호재를 만나면 개발 압력을 가장 많이 받는다. 도로 개설 예정지는 지자체 홈페이지의 도로과 정보에서 얻을 수 있고, PDF 파일로 된 신설 도로교통망 계획이나 도시기본계획안과 같은 정보를 열람하면 확인할 수 있다.광역도시나 중소도시를 직접 연결하는 도로변 땅이면 개발 여지가 높다. 도로와 접해 있는 곳보다 100~1000m 안쪽의 토지가 가격이 저렴하고 개발 여지가 높은 땅의 매물이 많다. 진입로 확보 여부도 살펴야 한다. 지자체에 따라선 지적도상 도로라도 사유지면 이용할 수 없는 곳도 있다. 길이 있어도 사유지는 사전에 소유자로부터 통행 허가를 받아야 한다.지방 땅에 투자할 때는 처음부터 무리한 자금을 동원하지 말아야 한다. 소액의 여유 자금을 활용해 저가 매입 방법을 찾는 게 바람직 하다. 저가 매입의 대표 격인 초급 매물이나 경·공매를 잘 활용하면 고향 주변 땅을 30~40% 싸게 잡을 수 있다. 지방 경기 침체와 거래 위축으로 인해 빚 많은 부동산들이 속속 경매에 부쳐지고 있다. 지방 부동산은 사는 사람이 많지 않아 2회 이상 유찰한 물건이 대다수여서 가격 경쟁력이 높다.땅은 세입자나 점유자가 없어 권리 분석도 수월하다. 물건 분석에 치중하면 투자성 높은 땅을 고를 수 있다. 법원 경매 사이트나 자산관리공사의 공매 온비드사이트를 활용해 미리 매물 정보를 얻으면 복잡한 경·공매 지식이 없어도 낙찰 받는데 어려움이 없다. 미리 지역 분석을 통해 관심 있는 지역을 골라 놓았다가 투자 가능 지역 내 값싼 물건이 나왔을 때 입찰하면 된다.도로변의 알짜 고향 땅을 고르려면 주의해야 할 점이 많다.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투자에 따른 취득 규제가 있는지 알아봐야 한다. 개발 압력이 높은 지방은 예외 없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농지를 일반 매매로 사려면 반드시 해당 관청으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경매와 공매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지만 농지취득자격증명서를 발급 받아 매각결정기일(입찰일로부터 7일)까지 제출해야 한다.뜬소문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오랜만에 찾은 고향 길에는 어김없이 ‘옆집 누구는 땅을 사서 큰돈을 벌었다더라’는 소문이 나 있다. 특히 토지 투자 경험이 없는 청장년 직장인들이 근거 없는 헛소문에 이끌려 비싼 값에 땅을 사는 경우가 많다. 정보의 진위는 장기적인 도시계획안을 눈여겨보고 지자체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개발 계획을 확인해 보는 것이 안전하다.땅을 고를 때는 반드시 현장을 방문하라. 시간을 들여 발품을 많이 팔수록 좋은 땅을 잡을 확률이 높아진다. 도로와 개발지와는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공을 많이 들여 저평가된 땅을 찾아 봐야 한다.토지의 공적서류는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등기부등본과 함께 토지이용계획확인원, 지적도, 토지(임야)대장은 본인이 직접 발급받아 현장에서 일일이 체크해야 한다. 등기부는 경매 진행 여부와 함께 각종 근저당 등 하자 여부를 확인하고 토지이용계획확인원으로 해당 부동산의 도시계획시설 여부와 용도지역지구, 개발제한구역 여부 등을 확인한다. 또 지적도로 토지의 경계선과 형태를 확인한다.앞으로 지방 부동산은 규제가 완화된다고 하더라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개발로 인해 호재를 안고 있는 지역의 땅은 가치가 상승하고 금방 거래가 이뤄지지만, 개발 가치가 없는 값싼 시골 땅을 함부로 샀다가는 마음고생만 할 수 있다.A급 지방과 C급 지방의 가치 차별화 현상은 더 심해질 전망이다. 개발 전망이 어두운 시골 땅을 무리해서 투자하느니 차라리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낫다.윤재호·스피드뱅크 투자자문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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