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프로젝트 ‘주목’…‘정중동’ 속 흐뭇~

전라남도 - 목포·여수

전남 지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부동산 시장은 목포와 영암 해남 무안 신안 등 전남 서남권과 2012년 세계박람회 개최지인 여수 일대다. 이 중 서남권은 ‘J프로젝트’ 등 각종 대형 개발 프로젝트가 집중된 것이 특징이다. J프로젝트 지역 내 영암·해남 기업도시(관광레저형)와 인접 무안기업도시(산업교역형) 등 기업도시만도 2개나 지정받아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곳도 전국에서 이곳 서남권이 유일하다. 여기에 참여정부 임기 말기에 구상된 서남권종합발전계획, 다도해에 흩어진 섬들을 연륙교로 묶어 각자 특색에 맞게 개발한다는 다이아몬드제도 개발 등이 수립된 상태다.각종 인프라도 최근 급속도로 확충되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에 이어 호남고속철이 늦어도 2017년까지 완공될 전망이며 국토서남부의 관문 역할을 하게 될 무안국제공항이 지난해 11월 개항해 운영 중이다. 또 도청이 이전해 온 무안군 삼향면 남악리에는 올해부터 교육·관광·친환경생태도시를 개발 콘셉트로 남악신도심건설공사가 한창이다. 인근에는 한국관광공사가 하루 최대 5만 명 수용 규모의 해남화원관광단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등 서남권 전체의 인프라 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그러나 이 같은 개발 호재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경기는 여전히 시들한 상태다. 전남도 유사 이후 최대 규모의 개발 사업인 J프로젝트는 지난 2003년 개발 계획 발표를 전후해 영암 해남 등 후보지 인근의 땅값은 순식간에 최고 10배까지 솟구쳤다. 3.3㎡당 1만~2만 원 하던 논과 밭이 10만 원선까지 뛰었다. 그러나 이후 수년간 매기가 끊기면서 요즘은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목포 지역 부동산 중개업소 등지에는 시세보다 10~20% 싼값에 매물이 간간이 나오지만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부동산 시장의 소강상태는 각종 개발 계획들에 대한 시장의 믿음이 아직 확실치 않은 데서 비롯되고 있다. 개발 프로젝트들이 워낙 규모가 방대한데다 대개가 민자 유치 사업들이어서 과연 제때 실현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다는 사람들이 많은 편이다.여기에 투자가 유망한 지역은 대부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는 데다 무엇보다 외지인들의 부동산 구입을 실질적으로 제한해 온 참여정부 때의 부동산 세금 정책의 기조가 큰 틀에서 그대로 유지되는 것도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다.이런 가운데 요즘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곳이 서남권 ‘섬’들이다. 오지에 불과했던 이들 섬들이 활발한 연륙·연도교 공사로 육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이 중 지난 5월 목포와 압해대교로 연결된 압해도는 요즘 투자자들의 집중 관심을 받고 있다. 압해대교는 총사업비 2124억 원을 들여 8년여 만에 완공된 연륙교로 1840m 길이의 4차로 교량이다.압해대교 개통에 이어 압해도에는 1523만㎡(옛 460만 평) 규모의 조선단지가 오는 2011년까지 조성되는 것을 비롯해 송공연안항개발, 신안군신청사 건립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또 무안국제공항과 무안기업도시 영암·해남기업도시 등을 연결하는 중심지일 뿐만 아니라 다이아몬드제도로 통하는 관문이라는 점에서 투자 문의가 몰리고 있다.다이아몬드제도란 자은 암태 팔금 안좌 장산 신의 하의 도초 비금 등 9개의 섬들이 마름모꼴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압해대교의 준공으로 이들 섬들을 육지로 엮는 새천년대교 가설도 한층 가시화되고 있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압해면 송공항에서 암태면 오도 사이를 연결하는 새천년대교를 오는 2011년 착공해 2021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모두 5242억 원이 투입돼 길이 10.8km(해상 교량 7.2km, 접속도로 3.6km)의 교량이 건설되면 이들 섬뿐만 아니라 천혜의 절경을 가진 520여 개의 유·무인도 개발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이들 섬들이 투자자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땅값이 3.3㎡당 1000원에서 1만 원 수준의 저렴한 곳이 많아 대규모 개발이 가능하고, 일단 개발이 되면 기대 이익이 높을 것이란 판단에서다.그러나 대부분 섬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데다 실제 섬을 개발하기에는 까다로운 규제가 많아 거래는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압해도의 경우 지나친 땅값 상승으로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공무원으로 정년퇴직한 후 최근 식당 터를 물색하기 위해 압해도를 찾았다는 박모(58·목포시 옥암동) 씨는 “올 초까지 3.3㎡당 20여만 원 했던 송공리 인근의 도로변 땅을 250만 원까지 불러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면서 “실제 거래도 안 되는데 땅값이 올라도 너무 오른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이 밖에 목포에서 무안국제공항으로 가는 해변 도로변도 최근 펜션 단지 등으로 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매물은 많이 나오는 반면 매수자가 없어 거래는 뜸한 상황이다. 목포 금호부동산개발 김동화 이사는 “전남 서남권의 부동산은 오랜 경기 침체 여파와 정부의 부동산 거래 억제 정책에 맞물려 대부분이 아직도 바닥권에 머무르고 있는 상태”라며 “그러나 실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향후 개발 여지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단기적 접근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의 투자처로 적합하다”고 설명했다.2012년 박람회 개최지로 확정된 여수 지역은 요즘 여수~순천 간 자동차 전용도로 개설, 여수~고흥 간 연륙·연도교 가설 공사, 화양~소라를 연결하는 지방도 22호선 개설 공사, 묘도~광양 간 여수국가산업단지 진입도로 개설 공사, 전라선 철도 복선 전철화, 여수공항 확장 사업 등의 총 8개 사업 4조 원 규모의 광역교통망 확충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오션 리조트가 최근 개장하는 등 관련 인프라가 속속 들어서면서 박람회가 불과 몇 년 후로 다가왔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그러나 한때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여수 지역 부동산 시세는 요즘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박람회 유치가 확정된 직후 여수시 소라, 율천, 화양면 등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의 해안가 땅값들은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으나 요즘은 거래가 끊긴 상태다.현재 시세는 3.3㎡당 전답의 경우 20만 원, 주거지역은 30만 원, 상업지역은 40만~50만 원으로 유치 직전에 비해 20~30%가량 올랐다. 또 관심권 밖이었던 섬들도 최근 여수~고흥반도 사이 11개 연륙교 가설 공사 발표 이후 낭도의 경우 임야가 3.3㎡당 6만~15만 원까지 2배 이상 치솟은 상태다.수요가 줄면서 한때 급등했던 아파트 값은 최근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박람회 유치 후 급등한 아파트 값의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데다 최근 아파트 공급이 늘면서 생긴 현상이다. 실제로 박람회 유치 직전 6000만 원선에서 거래되던 H아파트(85㎡)는 유치 직후 7200만 원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다시 6100만 원까지 떨어졌다. Y아파트(85㎡)도 박람회 유치 이후 1억1500만 원까지 올랐으나 최근 1억1000만 원선으로 내려앉았다. 여수 신양부동산 관계자는 “특히 아파트는 계절적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는데다 이달에 400여 가구의 신규 분양 물량도 대기하고 있어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최성국·한국경제 기자 skchoi@hankyung.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