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중소형 ‘지금이 매입 찬스’

서울 송파·강동 주택시장 집중 탐구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경제TV, 한경닷컴, 한경매거진 등 한국경제 미디어그룹은 지난 7월 18일 서울 삼성역 사거리 동일하이빌 주택전시관에서 ‘제2회 전국순회 한경 부동산포럼’을 열고 서울 송파·강동구 지역의 부동산 동향을 심층 분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경 선정 ‘베스트 공인중개사’ 18명과 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한국경제 미디어그룹의 부동산 담당 기자들이 참석, 열띤 토론을 벌였다.서울 송파·강동 지역에는 올 하반기에만 총 2만4000여 가구에 달하는 신규 아파트 단지의 입주가 예정돼 있다. 특히 7월 말 잠실주공 2단지(리센츠·5563가구)의 집들이를 시작으로 내달 잠실시영(파크리오·6864가구), 9월에는 잠실주공 1단지(엘스·5678가구)가 각각 첫 입주민들을 맞이한다. 이 같은 대규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입주 물량 폭탄은 올 상반기 이 일대를 비롯한 강남권 부동산 가격 하락의 진원지로 지목돼 왔다.하지만 이 같은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한경 선정 베스트 공인중개사들은 오히려 지금이 이 일대 중소형 아파트를 매입할 적기라는 진단을 내렸다. 향후 2~3년간 서울 각지에서 이뤄질 재개발 재건축으로 인해 중소형 아파트 공급난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 일대 풍부한 개발 재료가 가격을 다시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포럼에 패널로 참가했던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는 “송파와 강동구를 포함한 강남 일대에 내년까지 약 3만 가구의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게다가 금융, 세제 등 각종 정부 규제로 인해 부동산 상승 여력이 인위적으로 억제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그는 또 “최근 5년간 공급된 아파트 중 60㎡ 이하 소형 물량은 5%에 불과한데 이혼, 분가 등으로 1~2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어 향후 3~4년 동안 소형 주택의 공급 부족이 트렌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김석기 새한공인 대표(잠실동)도 “최근 입주와 맞물려 전세 수요자들의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인기가 많은 99㎡형(옛 30평형) 아파트의 경우 전세 값도 조금씩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잠실주공 2단지(리센츠)를 기준으로 전용 85㎡형의 전세 가격은 2억6000만~2억7000만 원선. 김 대표는 “집주인들이 대개 3억 원에 내놓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아 수요자와의 밀고 당기기를 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조금씩 올라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최문숙 잠실OK공인 대표(잠실동)는 “잠실주공 1단지(엘스)의 경우 1가구 2주택을 피하기 위한 급매물이 8억1000만 원(85㎡형 기준)에 나와 있는데 1층임을 감안하더라도 주변 아파트보다 5000만~1억 원 가까이 싼 가격”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조합에서 준공(9월) 2개월 전까지만 이 같은 분양권 이전 접수를 받아주기 때문에 1가구 2주택을 피하기 위한 급매물은 7월 말까지가 매입할 기회”라고 덧붙였다.게다가 최근 고유가, 금리 상승 기조로 인해 역세권에 대한 매력이 커져 2호선 황금 라인에 위치한 잠실 일대 중소형 아파트들이 다시 각광을 받을 날이 머지않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임무일 더조은공인 대표(가락동)는 “용인이나 평촌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샀던 사람들이 고유가와 금리 상승으로 송파·강동 지역으로 다시 들어오고 있다”며 “이들 수요 때문에 빌라와 소형 아파트 거래가 많았다”고 전했다.송파동 하나공인의 조춘산 대표는 “문정동 법조단지나 제2롯데월드 인근에 살며 출퇴근할 사람은 주로 20~30대 젊은 층일 것”이라며 “중대형보다 중소형 아파트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와 함께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강동구 일대 중소형 아파트들도 향후 가격 상승세를 점치는 중개사들이 많았다.김동오 신성공인 대표(둔촌동)는 “그동안 강동 일대에는 인구를 끌어들일 만한 계기가 그리 많지 않았다”면서 “현재 강동구에서 강동역과 길동역 사이에 추진 중인 행정 업무타운이 들어설 경우 인구 유입이 이뤄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하지만 중대형 평형의 경우 정부 정책에 따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주문이 나왔다.고승균 스타경성공인 대표(가락동)는 “양도세 등 정부 규제가 완화될 경우 매물이 쏟아져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중대형의 경우 용인이나 분당에서처럼 10년 정도 된 낡은 아파트 위주로 가격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하지만 송파 강동 일대 미래 가치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중개사들이 일치된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송파신도시와 제2롯데월드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송파신도시는 송파구와 성남시,하남시 일대 678만㎡의 땅에 총 4만9000가구의 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국토해양부가 현재 군부대 이전 문제를 군당국과 협의 중이며 토지공사 등은 개발 계획을 승인받는 대로 토지 보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분양 시기는 2010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특히 최근 서울시는 송파신도시와 인접한 거여·마천 뉴타운(73만8426㎡·9472가구)과 마천임대주택단지(21만7000㎡.1700가구)도 연계 개발해 이 일대를 6만여 가구의 매머드급 신도시로 조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다.또 잠실 제2롯데월드는 8만8000여㎡의 땅에 지상 112층(555m), 연면적 60만여㎡에 쇼핑 숙박 엔터테인먼트 국제회의장 등을 갖춘 복합 시설로 지을 계획이다. 이곳은 최근 저층 단지부터 착공에 들어갔으며 200가구 정도의 고급 아파트도 함께 지어질 것으로 보인다.이 밖에 강동 지역에도 강일지구 도시개발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강일1지구에서는 내년 말까지 89만여㎡의 땅에 총 6509가구를 짓는다. 강일2지구 택지개발사업도 2010년 말 완료를 목표로 진행 중이며 천호뉴타운과 천호·성내 균형발전촉진지구 외에 천호1·3동도 재정비 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긴 상태다.김영진 내집마련정보사 대표는 “용산과 뚝섬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투자만 했지 거기 직접 가서 살려고 하지는 않는다”면서 “송파 강동 일대에는 각종 대형 개발 호재가 산재한 만큼 향후 정부 규제 완화에 따른 수혜를 가장 직접적으로 볼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러나 각종 개발에 따라 심각해질 교통난과 아직 강남에 비해 열악한 교육 여건 등은 단점으로 지적됐다. 조춘산 하나공인 대표(송파동)는 “송파대로(복정역~잠실) 주변 교통 개선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송파신도시 등 개발 호재들은 오히려 현지 부동산 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명옥 대림공인 대표(천호동)도 “천호·성내 균촉지구의 경우 아직 송파에 비해 저평가된 매력이 돋보이지만 지구 내에 초등학교가 하나도 없는 등 교육 여건이 아쉽다”고 말했다.이호기·한국경제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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