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먹을거리’ 지명도 ‘쑥쑥’

창업 vs 창업(7)-보쌈 전문점 vs 삼겹살 전문점

최근 외식 시장에서 가장 각광받는 메뉴는 돼지고기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 논란과 조류인플루엔자(AI)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상대적으로 돼지고기의 지명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보쌈은 삶아서 기름기를 뺐다는 점에서 건강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예로부터 먹어 온 전통 음식이라는 점도 ‘웰빙’ 조류와 더불어 신뢰를 얻는 요인이다. 삼겹살도 고기에 칼집을 넣은 칼삼겹살 등 차별화된 아이템들이 등장하면서 여전한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보쌈 전문점’과 ‘삼겹살 전문점’에 대한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 “보쌈 전문점을 4년 째 해오고 있지만 올해가 가장 매출이 좋네요. 기름기가 쏙 빠진 담백한 돼지고기를 김치나 다양한 채소와 함께 싸먹는 보쌈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는 웰빙 음식이죠.”서울 독산동에서 보쌈 전문점 ‘원할머니보쌈(www.bossam.co.kr)’을 운영하고 있는 조미숙(47) 씨는 20년 경력을 가진 장사 베테랑이다. 지난 1988년 옷가게를 시작으로 꽃가게, 쇠고기 구이 전문점, 치킨 전문점 등 다양한 업종을 두루 거쳤다. 이러한 조 씨가 보쌈 전문점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고 분명했다.“외식 업종으로는 쇠고기 구이집도 해보고 치킨 전문점도 해봤지만 광우병 문제, 조류인플루엔자 문제 등이 불거질 때마다 매출이 들쑥날쑥하더군요. 보쌈은 이러한 문제와 관계없이 매출이 꾸준하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죠.”조 씨는 환경 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하고 천연 양념으로 맛을 낸다. 이는 본사의 방침이기도 하다. 보쌈과 족발 등의 메뉴에 MSG(Monosodium L-glutamate) 등 일체의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고 있다. 대신 버섯과 멸치를 사용해 만든 천연 양념으로 맛을 낸다. 그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천연 재료를 사용한다는 점에 고객들이 신뢰를 보낸다”고 말했다.점포 운영이 쉽다는 점도 보쌈 전문점의 장점이다. 본사에서 모든 재료를 규격대로 공급하기 때문에 정해진 레시피에 따라 간단히 조리할 수 있고, 별도의 밑반찬 등을 많이 준비할 필요 없어 상차림도 간편하다. 또 판매시점관리(POS) 시스템 등이 잘 갖춰져 있어 매출이나 식자재 재고 현황 등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덕분에 조 씨는 손님에 대한 서비스나 직원 관리 등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점포 내 판매뿐만 아니라 배달 판매의 비중도 높아 매출 다각화를 꾀하는 데도 유리하다. 지난 2005년 8월 165㎡(50평) 규모의 점포비 1억 원을 포함해 총 3억 원을 들여 창업했으며, 현재 월평균 8000만 정도 매출에 18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 삼겹살 전문점은 외식업 창업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탄탄한 고정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는 데다 가격이 저렴해 불황에도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이 넓은 만큼 경쟁 또한 치열해 소위 레드오션으로 불리는 업종이기도 하다. 안양시 평촌에서 칼삼겹살 전문점 ‘행복추풍령 칼삼겹살(www.kal300.co.kr)’을 운영하는 윤영찬(49) 씨는 남다른 삼겹살을 선택해 적자생존의 삼겹살 시장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18년간 문구점을 운영했던 윤 씨는 늘어나는 자녀 교육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삼겹살 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하기로 마음먹었다. 경기 변동에 따른 매출 폭이 크지 않고, 특별한 조리 경력 없이도 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단, 수많은 삼겹살집 중에서 고객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삼겹살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윤 씨는 두 달 여에 걸친 시장조사 끝에 칼삼겹살 전문점을 선택했다.칼삼겹살은 소스에 밑간을 한 생삼겹살을 더욱 부드럽게 하기 위해 300번 이상 칼집을 넣었다.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칼집을 낸 생삼겹살은 구울 때 칼집이 난 통로로 고기 안쪽에 있던 기름이 빠져나가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익어가면서 칼집과 고깃결에 따라 꽈배기 모양으로 변해 고객에게 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독특한 메뉴 만큼이나 서비스도 남다르다. 윤 씨는 직접 손님상에 음식을 서빙하면서 다양한 소스를 이용해 삼겹살을 더욱 맛있게 먹는 방법이나 고기를 구울 때 불 조절 등에 대해 친절히 설명해 준다. 특히 고객이 음식을 먹고 계산할 때는 항상 “오늘 어떠셨습니까?”라고 묻는다. 물론 고객 의견은 곧바로 주방과 서비스에 반영한다.윤 씨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이 매출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함으로써 보다 높은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식재료 준비에서도 이러한 서비스 정신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고기는 물론 상추 깻잎 등 채소는 정말 좋은 것을 써야 한다며 매일 아침 농수산물 시장에서 직접 장을 본다.주변에 직장인들이 많아 점심 장사도 잘 될 것이란 점에 착안해 부대찌개, 김치찌개, 얼큰칼국수 등의 메뉴를 갖추고 점심 수요도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창업해 현재 122㎡(37평) 규모의 점포에서 월평균 매출 5000만 원에 11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창업비용은 점포비 1억5000만 원을 포함해 총 2억5000만 원이 들었다.◇ = 돼지고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대중적인 음식인 만큼 폭 넓은 수요를 자랑하는 외식 아이템이다. 그중에서도 ‘보쌈 전문점’과 ‘삼겹살 전문점’은 가족들의 외식 수요나 직장인들의 술자리 수요까지도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창업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려해 보는 인기 있는 창업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보쌈 전문점은 ‘전통 음식= 웰빙 음식’이라는 등식이 자리를 잡아가는 가운데, 삶거나 찌는 전통 방식으로 조리하고 있는 만큼 인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단, 맛이나 모양, 판매 방식 등에 세련미를 더하는 등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기법들이 가미돼야 사랑받을 수 있다. 가족 외식 수요가 많은 만큼 테이블 간격을 여유 있게 배치한다거나, 아이를 동반한 부모들이 편하게 식사할 수 있도록 놀이방 등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삼겹살 전문점은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한층 고급화되고 다양한 삼겹살로 차별화해야 성공할 수 있다. 신선하고 질 좋은 원육 등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은 기본이다. 특히 생삼겹살을 취급하는 점포에서는 재고를 많이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물류 시스템 등을 갖추고 수시로 원육 공급이 가능한 본사를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강병오·FC창업코리아 대표 kbo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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