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에서 ‘족집게 사업가’로 대변신

성공 스토리-김현중 사장

“새로 등장한 업종들 중에서 빅 히트할 아이템을 발견하면 심장이 막 뜁니다. 남들은 동물적 감각이 있다고 치켜세우지만 사실과 달라요. 부지런히 발품을 팔고 분석하는 덕분에 ‘돈 되는 업종’을 잘 골라내는 겁니다.”김현중(43) 사장은 퓨전 실내 포장마차 ‘피쉬앤그릴’과 해물떡찜 전문점 ‘크레이지페퍼’, 민속주점 ‘화개장터’ 등 5개 점포를 동시에 경영하고 있는 메가 프랜차이지다. 거느린 종업원 수가 50명, 연매출은 30억 원에 달한다. 웬만한 중소기업 뺨치는 규모다.5개 점포가 모여 있는 건대입구 상권에서 그는 ‘족집게 사업가’로 통한다. ‘돈 되는 업종, 돈 잘 버는 점포 고르는 데 도사’라는 정평이 나 있다. 이 때문에 주변엔 늘 사람들이 붐빈다. ‘업종을 골라 달라’, ‘점포 위치를 봐 달라’는 컨설팅 요청이 줄을 잇는다. ‘투자를 할 테니 경영을 맡으라’는 부탁도 적지 않다.이런 범상치 않은 ‘내공’은 저절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대학 3학년 때 액세서리 노점으로 시작해 20년 동안 50여 가지 사업을 하면서 자연스레 쌓인 것이다. 졸업 후 교직에 몸담을 기회가 있었지만 ‘사양’하고 오로지 사업에 모든 것을 건 덕분이다.“‘화양리 58번 노점’이 첫 번째 명함이었어요. 길바닥에서 장사의 기술을 배운 셈이죠. 1년 만에 점포를 얻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해 별별 업종을 다 해봤어요. 외환위기 때는 빚을 지고 폭삭 망하기도 했습니다. 다양한 경험이 없었다면 다시 일어서지 못했겠죠.”김 사장이 빈털터리에서 재기해 짧은 시간에 성공을 이룬 비결은 빠르고 정확한 판단력과 저돌적인 실행 능력으로 요약된다. ‘된다’ 싶은 확신이 드는 업종으로 과감하게 갈아타서 전성기에 수익을 내는 게 핵심이다. 얼마나 상한가를 이어갈 업종인지 판단한 후 그에 맞는 계획을 짜고 행동에 옮기는 것이다. 그는 “딱 보면 얼마나 갈 업종 인지 그림이 그려진다”면서 “지금까지 90%정도 적중했다”고 귀띔했다.특히, 자신이 잘 아는 외식업 분야가 아니면 눈길을 주지 않는다. 모르는 분야까지 욕심을 내지는 않겠다는 뜻이다.“매달 정기적으로 상권 조사를 나갑니다. 강남역, 신촌, 홍대입구, 사당역 주변 등을 두루 둘러보지요. 서울을 두 바퀴 이상 돌아 봐야 새 업종에 대한 확신이 생깁니다. 늘 ‘전투 자세’로 시장을 둘러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우량 프랜차이즈를 고르는 것도 그만의 원칙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를 직접 방문해 ‘파트너십’을 맺을 만한 기업인지 알아본다. 적어도 3년 동안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아이템인지 체크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초보 창업자들은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느라 큰 성공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확신이 서면 즉시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우물쭈물하다 기회를 놓치곤 하죠. 권리금을 아까워하거나 재투자에 인색해 하지 마세요. 투자한 만큼 돌아옵니다.”인터뷰 말미에 김 사장은 “사업은 ‘한 방’이 아니더라”고 덧붙였다. 외환위기 때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보니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가는 게 정답”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그래서 좌우명도 ‘무인불승(無忍不勝·인내하지 않으면 이기지 못한다)’으로 바꿨다.김현중 사장은…1965년생. 성균관대 체육교육과 3학년 때 액세서리 노점 시작. 50여 가지 사업 경험. 97년 외환위기 때 부도. 2002년 민속주점 창업으로 재기. 2005년 7월 피쉬앤그릴 건대1호점 개업. 2006년 3월 피쉬앤그릴 건대2호점 개업. 2008년 2월 크레이지페퍼 건대1호점 개업. 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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