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 높은 해양에너지 발전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한국은 조류·조력·파력 등 바다의 힘을 이용한 해양에너지의 보고다. 실제로 물살 빠르기로 악명이 높은 전남 울돌목, 수질 악화와 환경오염으로 몸살을 앓았던 시화호, 바람과 파도가 거센 제주도 등지에선 바닷물과 파도를 이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만드는 작업이 속속 진행 중이다.지식경제부에 따르면 한국 연안에는 해양 에너지원이 풍부해 파력 650만kW, 조력 650만kW, 조류 100만kW 등 총 1400만kW의 에너지 자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14기가 생산하는 전력량과 맞먹는 규모다. 이미 시화호에 조력발전소가 건설되고 있으며 조류발전소가 연말 시험 가동을 앞두고 있다. 파력발전소를 위한 설계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조력발전은 해양에너지 중에서도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른 분야다. 프랑스에선 이미 지난 1968년 첫 상용화를 시작했다. 조력발전은 밀물과 썰물 시 해수면과 바닷가에 쌓아 둔 방조제(해수저수지) 안쪽의 수위 차를 이용해 수차를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힌국의 서해안은 특히 지형적인 영향으로 조력발전의 적지(適地)가 많아 어느 정도 경제성 확보를 전제로 할 때 3000MW 이상의 조력 개발이 가능하다.특히 시화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가 건설에 들어가 2009년 11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유일하게 상업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프랑스 랑스 조력발전소를 뛰어넘는 세계 최대 용량인 25만4000kW(2만5400㎾ 10기)급으로 완공되면 연간 5억5000만kW의 전기를 생산하게 된다. 이에 따라 연간 390억 원의 수입 에너지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연간 15만2000톤의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가로림만 인천만 천수만 등에서 조력발전소 건설을 위한 기초 조사와 타당성 조사가 벌어지고 있다.국토해양부와 한국해양연구원·현대건설은 지난 5월 27일 전남 울돌묵에서 국내 최초, 세계 최대 규모의 시험 조류발전시설 핵심 구조물 설치에 성공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만든 구조물은 무게가 1000여 톤에 이르며 나중에 상부 하우스가 설치되면 높이가 48m에 이른다. 이날 설치된 구조물 내부에 발전기, 전기 설비 등을 갖춘 후 육지와 발전구조물을 연결하는 잔교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되며, 2년가량 시험 운영 후 상용 조류발전소로 발전시킨다는 것이 국토해양부 계획이다.조류발전은 조류가 빠른 곳에 수차발전기를 설치한 뒤 발전기 수차를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특히 조류발전은 기후 변화나 계절에 관계없이 발전이 가능하고 수차와 발전장치 설치만으로 안정적인 에너지를 공급받는다는 점에서 비용이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반면 조류에너지 변환, 구조물 설계와 시공, 발전 시스템 적용과 운용 등 복합적인 기술이 요구돼 신·재생에너지 선진국인 미국 독일 노르웨이도 비교적 최근에 연구를 시작했다.국토해양부와 해양연구원은 이곳에서 올해 말부터 조류발전시설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발전 용량은 시간당 최대 1000kW, 연간 2.4GW로 400여 가구가 1년간 쓸 수 있다. 특히 이곳에 최대 90기를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전기 생산량이 무려 9만kW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아울러 이르면 2011년 제주도에 파도의 힘을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파력발전소도 들어설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올해 500kW급 파력 발전구조물에 대한 기본 설계를 마치고 90억 원을 투입해 내년 제작에 들어가 2010년까지 시험 운영한 뒤 2011년부터 상용화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파력발전은 파도에 의해 물이 아래위로 움직일 때 생기는 압축 공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발전을 하는 방식으로 영국 네덜란드 덴마크 등에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상용화한 나라는 없다. 정부는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시험발전소를 거쳐 울릉도 영일만 등 동해에도 파력발전소를 확대한다는 장기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