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144% 증가…비조선 분야 ‘쑥쑥’

Top10 - 6위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은 작년에 창사 이후 최고 실적을 거뒀다. 2007년 12월 28일을 기준으로 한 ‘2008년 한국의 100대 기업 조사’ 결과 시가총액이 33조6300억 원을 기록, 삼성전자와 포스코의 뒤를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매출은 15조533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23.7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 역시 역대 최대인 1조73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43.54% 증가했다. 그 결과 100대 기업 순위도 작년 10위에서 6위로 훌쩍 뛰어올랐다.현대중공업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부동의 세계 1위 조선 업체다. 지난 1983년부터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정상의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현대중공업은 작년 거뒀던 눈부신 성과를 올해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 이유는 작년 역대 최대인 250억 달러를 수주했기 때문이다. 이는 연초 목표인 181억 달러를 무려 35% 이상 초과한 수치로, 불과 5년 전인 2002년의 58억 달러와 비교해도 무려 4배가량 늘어난 것이다.현대중공업이 최근의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데는 수익성 위주의 뛰어난 영업 전략이 가장 컸다고 볼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4월 말 기준 489척(현대삼호중공업 건조분 포함)의 선박을 수주 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이는 약 4년치에 해당하는 물량이다.현대중공업은 풍부한 수주 잔량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을 펼쳤다. 수주를 서두르기보다 더 많은 수익을 안겨줄 선종을 찾아 영업력을 집중했다.해답은 컨테이너선에 있었다. 컨테이너선은 세계적 물동량 증가로 발주가 크게 늘어났고, 전 세계 선가 상승을 주도한 제품이기도 하다. 6200TEU급 기준으로 2003년 7100만 달러에 머무르던 가격이 최근에는 1억700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1만3100TEU급의 경우 척당 가격이 1억7000만 달러에 이른다. 1TEU(Twenty-foot Equivalent Units)는 길이 20피트, 높이 8피트, 폭 8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하며 일반적인 컨테이너 크기다.현대중공업은 부가가치가 높은 컨테이너선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2007년에만 무려 121척의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전체 218척의 55%에 달한다. 그 결과 현대중공업은 조선 부문에서 2007년 약 14%의 영업이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이는 동종 업계의 타 조선소들과 비교해 두 배에서 세 배가량 높은 수치로, 수익성 위주의 영업 전략이 주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현대중공업은 올해 전년 대비 약 16% 증가한 18조610억 원을 매출 목표로 잡았으며 수주는 294억 달러로 2007년보다 17%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의 성장 배경에는 주력 사업인 조선뿐만 아니라 비조선 부문의 활약도 한몫했다. 현대중공업 비조선 부문의 2007년 매출액은 7조8500억 원에 이른다.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수치로, 2006년의 6조 원에 비해 30% 이상 늘었다.특히 엔진기계 부문의 성장이 돋보인다. 매출이 전년 대비 35% 늘어난 1조6457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3456억 원으로 영업이익률이 무려 21%다. 현대중공업은 전 세계 선박 엔진의 약 35%를 점유하고 있는 이 분야 세계 1위 업체다.육·해상 플랜트 분야에서는 중동과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개척이 활발하다. 2007년 6월 중동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조 원 규모 2800MW급 초대형 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했으며 10월에는 이란으로부터 특수 정유 설비를 수주했다. 자원 부국 나이지리아로부터도 수주가 이어졌다. 2007년 7월 5억2000만 달러의 해상 플랫폼 공사를 수주한 데 이어 올 2월에는 총 16억 달러에 이르는 초대형 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설비(FPSO) 공사를 따냈다.전기전자 부문에서는 중동과 미주 지역으로의 진출이 활발하다. 불과 1년 만에 매출액이 4000억 원가량 늘어 2007년 1조4534억 원을 기록했다.굴삭기, 지게차 등을 생산하는 건설 장비는 전체 매출의 약 85%를 해외 판매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수출 비중이 높다. 특히 현지에 3개 생산법인을 둔 중국 시장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2007년에만 약 1만 대의 굴삭기를 판매해 15.6%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잘나가는’ 기업에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연구·개발(R&D)에 많은 공을 들인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사내 4개 연구소에 약 600명의 전문 연구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조선 부문에는 세계 최대인 1400여 명의 설계 인력을 확보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 신기술연구와 헝가리기술센터 등을 운영해 글로벌 네트워크도 갖춘 상태다.현대중공업은 최근 ‘글로벌 리더-미래를 개척하는 현대중공업’을 미래 비전으로 정했다. 2010년까지 매출 288억 달러를 달성해 세계 최고의 종합 중공업 회사로 발돋움한다는 게 목표다.현대중공업은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보다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급변하는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세계 일류상품을 개발,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판단해서다.실제로 2001년 유조선 등 선박을 시작으로 LNG선, FPSO, 디젤엔진, 굴삭기 등 지금까지 총 19개 품목이 산업자원부로부터 ‘세계 일류 상품’에 선정됐으며 오는 2010년까지 세계 일류 상품을 30개로 늘리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현대중공업은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신성장 동력에 대한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신규 투자 부문에선 울산과 군산에 각각 독 1기씩을 건설하고 있다. 울산 독은 길이 490m의 100만 톤급으로 세계 최대 규모이며 초대형 해양 설비인 FPSO와 컨테이너선 등을 건조할 예정이다. 군산에는 선박 블록 공장과 함께 독을 짓는다. 블록 공장은 총 3000억 원을 투자하며 2008년 6월 완공되면 연간 11만2000톤의 블록을 생산할 계획이다. 독 건설에는 4072억 원이 투자되며 오는 2010년 초 완공 예정이다.현대중공업은 2005년부터 추진해 왔던 태양광 발전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이미 작년 8월 총 300억 원을 투자해 충북 음성에 30MW급 공장을 설립했다. 올해 4월부터는 태양전지도 본격 양산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KCC와 합작법인을 설립,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하이브리드카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2007년 대우버스와 공동으로 하이브리드 버스 개발에 성공했으며 지금까지 1000km 이상 주행 시험을 마쳤다.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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