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10 - 2위 포스코
1968년 4월 1일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로 출범한 이후 40년간 줄기차게 성장, 발전해 온 포스코는 불혹의 나이를 맞은 현재 한국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 철강 기업으로 자리 매김했다.창립 당시 16억 원에 불과하던 자산 규모는 지난해 30조4928억 원으로 1만9000배 이상 늘었고 포항제철소 1기가 가동된 1973년 416억 원에 불과하던 매출액도 지난해 22조2000억 원으로 530배 이상 증가했다.포스코가 지난 40년간 생산한 철강재는 후판 6925만 톤, 열연 2억1376만 톤, 냉연 1억3384만 톤, 선재 3936만 톤, 스테인리스 스틸 1941만 톤 등 총 5억5085만 톤이다. 중형차를 기준으로 환산한다면 약 5억800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지난해 포스코는 조강 생산 3110만 톤, 영업이익 4조9000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 규모 면에서는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불린 글로벌 철강 기업 아르셀로 미탈에 이어 일본의 신일본제철, JFE와 함께 세계 2위권이지만 기술과 품질, 시스템의 면에서는 포스코가 세계 제일의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부인하는 철강 업체는 없다.특히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선보인 파이넥스 공법은 포스코 기술력의 개가로 평가받는다.가루 형태의 철광석과 일반 유연탄을 가공 없이 바로 사용함으로써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환경 오염을 획기적으로 줄인 신공법으로 세계 철강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으면서 타 업체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소유와 경영이 철저히 분리된 지배 구조 하에서 전문경영인이 책임 경영을 하고 사외이사가 중심이 된 독립적인 이사회가 이를 견제, 감시하는 이상적인 경영 체제는 이후 민영화된 공기업들의 모범 모델이 됐다.1988년에는 국민주 1호로 주식을 공개한 이후 1994년 국내 최초로 뉴욕 증시에 주식을 상장했고 1995년 런던 증시, 2005년 도쿄 증시에 상장함으로써 세계 3대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는 유일한 국내 기업이 됐다.또한 2000년 10월에는 민영화를 통해 대외 경쟁력을 강화하는 일대 전환기를 맞았다. 포스코의 기업 가치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민영화되기 이전인 1999년 말 12조600억 원에서 2007년 말 50조1000억 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지속적인 경영 혁신도 포스코의 자랑이다. 1999년부터 프로세스 혁신(Process Innovation)을 통해 세계 철강 산업 최초로 정보기술(IT)을 접목한 디지털 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후 6시그마 기법을 적용해 모든 구성원이 스스로 참여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분위기가 정착되고 있다.포스코의 이와 같은 성과는 국내외 대학과 언론, 경제 관련 단체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 성공 사례는 미국의 스탠퍼드대와 하와이대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모범적인 경영 사례 연구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세계적 철강 전문 분석 기관인 WSD는 198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 포스코를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철강 기업으로 꾸준히 선정해 오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 비즈니스위크와 포천지 등이 선정하는 ‘존경받는 기업’ 순위에도 포스코는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대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기업’ 등 명예로운 기업을 선정하는 자리에는 언제나 포스코의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국내에서도 경실련의 경제정의기업대상, 경총의 투명경영대상, 한국경영학회 경영자대상, 한국 회계학회 투명회계대상, 한국윤리경영학회 윤리경영 종합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현 최고 경영자인 이구택 회장은 지난해 12월 국제철강협회(IISI) 회장에 선출됨으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철강 산업의 대표로 자리 매김했다.포스코의 미래 비전은 지난 4월 1일 포항 본사 대회의장의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 내놓은 ‘포스코 비전 2018’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앞으로 10년 뒤인 2018년 매출 100조 원의 글로벌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이와 함께 조강 생산량 5000만 톤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구상도 함께 내놓았다.지난 40년간 매년 10% 이상 성장해 온 저력을 바탕으로 향후 10년간도 기술 개발과 혁신의 속도를 높여 연결기준 매출 100조 원을 반드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현재의 기술 혁신과 원가 절감, 경쟁력 확보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 같은 양적 목표가 달성되면 ‘글로벌 빅3, 톱3’이라는 확고한 위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빅3, 톱3’의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포스코는 아시아와 인도는 물론 중동 미주 유럽까지 생산 거점을 확대해 철강에서만 연결기준 연간 70조 원의 매출을 올리기로 했다.비철강 부문에서는 플랜트, 에너지, IT 등 기존의 핵심 사업과 신성장 동력을 적극 육성해 30조 원의 매출을 올릴 방침이다.포스코는 매출 100조 원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추진 전략을 ‘3S’에 담았다. 첫번째는 ‘사이즈 업(Size up)’. 조강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두 번째는 ‘스피드 업(Speed up)’이다. 경영 환경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기업 체질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세번째는 ‘시너지 업(Synergy up)’으로 국내외 계열사와 출자사를 아우르는 연결 경영 체제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하지만 포스코 앞에 놓인 상황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세계 철강 회사들의 거대 M&A로 아르셀로 미탈 같은 초대형 회사가 등장하는가 하면 높은 원가 경쟁력을 갖춘 중국 후발 철강사들은 기술력 격차를 좁히며 추격하고 있다.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데다 세계 각국에서 부는 자원 민족주의 영향으로 원자재의 안정적 확보도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이구택 회장이 기념사에서 “창립 40주년을 맞은 포스코가 쇠락하지 않고 새로운 성공 신화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성장과 수익, 안정과 지속성을 갖춘 ‘뉴 포스코’로 탈바꿈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처지에 서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그렇지만 “목표가 분명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해지면 어떤 난관도 이겨낼 수 있음을 지난 40년 역사가 가르쳐 준다”는 이 회장의 말 속에는 무에서 신화를 창조한 포스코인의 강한 자신감도 함께 들어 있었다.박태준 초대 사장은 ‘사막의 여우’로 불렸던 독일 장군의 이름을 딴 건설본부 ‘롬멜 하우스’에서 밤낮없이 건설 요원들을 독려했다. 불량 공사가 발생했을 때는 과감하게 폭파해 완벽 시공의 귀감이 되도록 했으며 명절 차례를 건설 현장에서 지내는 일도 부지기수였다.박 사장이 특히 강조한 ‘실패하면 민족사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짓는 만큼 우리 모두 오른 쪽으로 돌아 영일만에 빠져 죽자’는 내용의 ‘우향우 정신’은 이후 포스코의 든든한 정신적 버팀목이 됐다.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