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3 전자 기업 ‘등극’

Top10 - 1위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전기·전자 업체 ‘톱 3’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고유가와 원자재 값 급등,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에 따른 금융 불안과 소비 위축 등 온갖 악재를 뚫고 거둬낸 성과라 더욱 값진 것이었다. 지난 5월에는 그룹 차원의 경영 쇄신 움직임과 맞물려 1997년부터 12년 가까이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윤종용 부회장이 상임고문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이윤우 부회장이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로 키를 넘겨받았다.삼성전자는 지난해 해외법인을 포함한 글로벌 매출이 1034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 중 연간 매출 100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전 세계 전자 업체 중 독일 지멘스와 미국 HP에 이어 글로벌 ‘톱3’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또 삼성전자의 본사 기준 매출도 사상 최고치인 63조176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4년 이후 3년간 매출이 58조 원 안팎을 맴돌았다.반도체는 계속되는 가격 하락으로 고전했지만 액정표시장치(LCD)와 휴대전화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반도체의 부진을 만회했다. 지난해 4분기만 보면 17조4765억 원의 매출에 1조783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이 1조6000억 원선에 그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 넘은 실적이다. 반도체 부문 이익이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이익률 20%를 넘긴 LCD 부문에서 9200억 원을 벌어들였다. 분기 최대인 4630만 대를 판 휴대전화 부문도 5000억 원이 넘는 이익을 남겼다.그러나 반도체도 경쟁 업체와 비교해 선전했다는 평가다. 반도체 부문은 공급 과잉에 따른 메모리 가격 약세가 지속되면서 대부분의 경쟁사들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삼성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한 원가 절감, 안정적인 거래처 확보 등을 통해 2조 원대의 상대적으로 견조한 이익을 창출했다.LCD 부문은 가격 강세의 호황 국면 속에서 지속적인 원가 절감 활동을 통해 업계 최고 수준의 이익률을 유지했다. 휴대전화 부문은 다양한 신제품 출시 및 적극적인 시장 개척 노력의 결과로 전년 대비 판매량이 40% 이상 대폭 성장하면서 세계 시장점유율 2위를 달성했다.또한 TV 사업은 LCD TV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는 판매 호조에 힘입어 LCD TV뿐만 아니라 평판 TV, 나아가 TV 전 부문에서 2006년에 이어 2007년에도 판매량 세계 1위를 달성했고 2위와의 격차를 더욱 확대했다.삼성전자는 2004년 ‘초일류로의 도약’을 선언한 이후 핵심 경쟁력의 3대 요소인 인재, 기술, 브랜드의 차별화에 주력해 왔다.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R&D) 인력 증대에 힘쓴 결과 지난해에는 R&D 인력 비중이 전체 임직원의 40%에 이르렀다. 이 중 박사 인력이 3200여 명에 달해 R&D 경쟁력의 질적 기반이 크게 강화됐다.이런 변화는 특허 건수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등록한 특허 건수는 2006년 2400여 건으로 처음 2위에 올라섰으며 지난해에는 2700여 건으로 11% 성장하면서 2위 자리를 확고히 했다. 한편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다양한 프리미엄 마케팅 활동들이 빛을 발하면서 미국 경제지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브랜드가 공동으로 조사하는 브랜드 가치 평가에서 전 세계 21위를 기록했다.삼성전자는 주주 가치 증대를 위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경영 성과의 주주 환원을 위해 회사는 주당 8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으며 약 2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실시함으로써 순이익의 약 40%를 주주 환원에 사용했다. 특히, 배당에 대한 주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기말 배당금을 2006년 주당 5000원에서 7500원으로 50% 올려 주주 중시 경영에 대한 회사의 의지를 분명히 했다.또한 회사의 경영 전략을 주주 및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는 ‘애널리스트 데이’ 행사를 3년째 이어가면서 중장기적인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활동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파이낸스 아시아, 에셋 등 해외 유수 기관으로부터 주주 중시 경영 및 기업 지배 구조 관련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올 들어 세계 경기의 침체 징후가 뚜렷해지면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사들은 삼성전자의 핵심 경쟁력인 디자인까지 무차별적으로 모방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하이엔드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시장 주도권을 유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특히 TV 부문의 경우 모방이 어려운 혁신 디자인과 3D PDP 등 차별화 기능을 갖춘 제품으로 2위 업체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놓을 계획이다.휴대전화는 삼성전자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하는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대대적인 스포츠 마케팅에 나서고 차별화된 제품을 적기에 출시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3세대(3G) 이동통신과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반도체의 경우 D램은 68nm의 비중을 확대 중이며 올해 42nm 공정도 도입할 예정이다. 하드디스크를 대체하는 낸드플래시 메모리 방식의 초고속 대용량 솔리드스테이트디스크(SSD) 등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도 빼놓을 수 없다. 생활 가전은 최근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스템 에어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디지털 하이브리드 시스템(DHS)’을 통해 기술적 지위를 확보하고 제품만 파는 것이 아니라 원격 관리 시스템(RMS)을 함께 제공하는 차별화된 차세대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와 LCD, 휴대전화, TV 등 전략 사업과 함께 프린트와 비메모리반도체(시스템LSI) 등 성장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주력 사업은 디자인 차별화와 효율적 경영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이고 성장 사업은 고부가 가치 제품 개발과 솔루션 역량을 강화해 본격적인 도약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중국과 인도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화된 제품과 현지 특색에 맞는 마케팅 판매를 강화함으로써 2007년 대비 1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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