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아줌마들의 ‘슈퍼 파워’

‘걸스카우트’

솔직해지자. 당신의 삶에서 돈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인가. 게다가 당신이 한 달에 한 번 성실하게 생활비를 안겨주는 남편 없이 아등바등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아줌마’라면 어떨까. ‘걸스카우트’의 주인공은 나이는 다르지만 하나같이 주머니 사정이 딱한 여자들이다.주식 투자, 옷가게 등 일을 벌이는 족족 말아먹었지만 이혼한 남편이 돌보고 있는 딸아이를 데려올 생각만으로 다시금 도시락 가게 창업에 골몰하고 있는 미경(김선아 분). 남편을 떠나보낸 뒤 아들 둘을 제대로 키워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온갖 일에 손을 대가며 억척스레 쌈짓돈을 모으고 있는 봉순(이경실 분). 저축한 돈을 까먹으며 편히 쉴 때도 됐건만 백수 아들 먹여 살리느라 여전히 동네 마트에서 다리가 부어오를 때까지 일하는 이만(나문희 분). 골프장에서 캐디로 일하면서도 프로 골퍼로 성공할 날을 꿈꾸는, 빚 독촉에 시달리는 주제에 꼬박꼬박 로또를 사는 조금 철딱서니 없는 은지(고준희 분).어느 날 이들의 눈물 젖은 돈다발이 사라진다. 동네 미용실 원장이 이들의 곗돈을 들고 도주한 것이다. 하늘이 무너져 내린 듯 참담한 이때. 미경은 원장이 미사리 카페 ‘물안개’에 자주 들락거렸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이 사실을 전해들은 네 여인네는 그곳을 급습한다. “그년을 반드시 잡아 돈을 받아 내리라”고 이를 바득바득 갈면서.‘아줌마’로 싸잡아 통칭되는 네 여자의 궁상스러운 생활을 그리던 ‘걸스카우트’는 이후 미용실 원장, 원장의 애인 등 돈을 중심으로 모여든 인물을 하나 둘 덧붙이면서 한결 경쾌한 리듬을 타고 전개된다. 노림수가 각기 다른 이들의 엉망진창 소동극이, 강탈 영화에서 뼈대를 가져온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이다.캐릭터들은 중구난방인 듯싶지만 결코 일관성을 잃지 않고, 지극히 ‘아줌마’스러운 이들이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소리 지를 때의 에너지, 이를 실감나게 재현해낸 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그러니 영화가 끝날 때쯤 생애 최초로 무언가 쟁취하고 말겠다는 강렬한 목표 의식을 느낀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 이 작품으로 연출 데뷔한 김상만 감독은 미술, 음악, 포스터 디자인 등 영화와 관련된 다채로운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바 있다. ▶드림웍스의 신작 애니메이션. 아버지의 국수 가게에서 일을 돕고 있던 팬더 포는 쿵후의 비법이 기록된 용문서의 전수자를 정하는 무적의 5인방의 대결을 보러 경기장을 찾는다. 그런데 이게 무슨 해괴한 일일까. 마을의 현인 우그웨이 대사부는 뚱보 포를 용문서의 전수자로 지목한다. 이때 이를 차지하기 위해 어둠의 감옥에서 탈옥한 타이렁이 마을을 습격한다. 영어판에선 잭 블랙, 안젤리나 졸리, 더스틴 호프먼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목소리로 참여했다.▶HBO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TV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의 극장판. 캐리(사라 제시카 파커 분)는 미스터 빅과의 결혼이 깨질 참이고, 미란다(신시아 닉슨 분)는 남편의 배반을 경험하며 샬롯(크리스틴 데이비스 분)은 마침내 임신하고, 사만다(킴 캐트럴 분)는 열 살 연하의 배우와 열렬히 사랑에 빠진다. TV 시리즈의 주인공이 고스란히 출연하는가 하면, 시즌2부터 TV 시리즈를 지휘해 온 마이클 패트릭 킹이 극장판의 메가폰을 잡았다.▶다섯 살 때 사고로 시력을 잃은 바이올리니스트 시드니 웰스(제시카 알바 분).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은 그녀는 점차 시력을 회복해가지만 다른 이들은 볼 수 없는 비현실적인 광경을 함께 보기 시작한다. 자신의 증상이 이식을 매개로 기증자의 습관까지 전이되는 셀룰러 메모리가 아닐까 의심하던 그녀는 이윽고 기증자를 찾아 나선다. 홍콩 출신의 형제 감독 대니 팡, 옥사이드 팡의 2002년 작 히트 공포물을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했다.장미·씨네21 기자 rosa@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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