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능 장애, 부끄러워 마세요’

10년 전 아직 비아그라가 세상에 등장하지 않았을 때, 그리고 지금처럼 각종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인터넷이 채 활발하지 못했을 때 남성들의 성(性) 고민은 그야말로 그들 자신만의 것이었다.누구에게도 쉬 말하지 못하고 털어놓지 못하는 성 고민. 그 고민을 속 시원히 풀어준 한 권의 책이 있었다. 비뇨기과의 최고 명의로 손꼽히는 영동 세브란스 비뇨기과 최형기 박사가 다양한 성 상담 경험과 임상 체험을 바탕으로 성 장애 예방 치료에 대한 지침을 제공했던 ‘최형기 박사의 성(性) 치료 체험기’ ‘성공해야 성공한다’가 바로 그 책이다.성공(性功), 즉 성에 공을 들여야 성공(成功)할 수 있음을 설파했던 이 책은 당시 별다른 광고나 홍보 활동 없이도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올해 딱 10년 만에 ‘성공해야 성공한다’의 개정판이 출간됐다.“올해가 비아그라가 출시된 지 10년이 되는 해예요.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 보조제의 등장 이후 성(性)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들도 많이 변화됐죠. 약물이나 주사요법, 수술 등을 통해 성기능 장애를 고칠 수 있다고 알게 된 거죠.” 최 박사는 하지만 동시에 그만큼 약물에만 의존하거나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는 이들도 늘어났다고 말한다.“더 정확한 정보, 더 업그레이드된 내용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지요. 이 때문에 지난 10년간 더 다양해진 발기부전 완치 사례와 비아그라 출시 이후의 임상 사례, 즐거운 성생활을 위한 사랑의 기술 등 내용을 더해 개정판을 펴냈습니다.”시대가 달라진 만큼 분명 성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도 많이 달라졌다. 하지만 많은 남성들에게 성기능 장애는 여전히 숨기고 싶고 부끄러운 질환이다.“저를 찾아오는 환자들은 대부분 ‘벙어리’로 표현할 수 있어요. 성기능 장애가 있을 때는 ‘벙어리 냉가슴 앓듯이’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혼자 전전긍긍하다가 치유가 되고 난 뒤에는 다시 태어난 듯 뛸 듯이 기뻐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하지 못하고 혼자만 좋아서 싱글벙글 웃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죠.” 사실 성기능 장애는 심각한 통증이 있거나 생명에 지장을 주는 병은 아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창피하다는 이유로 병원을 찾는 것을 기피한다.“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그 점은 크게 바뀌지 않은 것 같아요. 시간만 된다면 한 사람 한 사람 직접 붙잡고 상담해 드리고 싶은데 그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잖아요. 대신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해드리고 싶어요.”최 박사의 말처럼 ‘성공해야 성공한다’에는 육체적 정신적인 이유로 발기부전을 겪은 환자들의 사례가 다양하게 실려 있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는 초판본에 실려 있었던 환자들의 ‘성공(性功)’한 후일담들이 실려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또 하나 예년에는 주로 중년층이나 노년층이 발기부전으로 고민했던 것과 달리 근래 들어서는 정보기술(IT) 발달, 전자파 자극 및 스트레스 등으로 젊은 청년들까지도 성기능 장애로 고통을 받는다고 한다.“젊은 층의 성기능 장애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예요. 그래서 전 젊은 층들이 당장의 고민 해결을 위해 약물을 섭취하는 걸 권하지 않아요. 운동을 많이 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먼저 스트레스를 없애도록 해야죠.”그래서 최 박사는 청장년들을 대상으로 비뇨기과와 정신과가 연계해 성기능 회복을 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국내 비뇨기과 의술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에요. 그러니 부끄럽다고 숨기지 마세요. 입소문만 듣고 아무 약이나 드시지 마시고 병원을 찾으세요. 당신도 성공(性功) 시대를 열 수 있습니다.”최형기 박사 영동세브란스 남성의학연구소장약력: 1944년생. 연세대 의대 졸업. 연세의대 비뇨기과학 교실 교수. 세계 임포텐스학회지 편집이사. 미국 외과학술원 정회원(FACS). 대한 의학한림원 정회원. 영동세브란스 남성의학연구소장(현).김성주·자유기고가 helieta@empal.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