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모톰’으로 유방 양성 종양 ‘싹~’

유방암 발병률은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10% 정도씩, 세계적으로는 매년 0.5% 정도씩 증가 추세에 있다. 최근 5년 사이 유방암은 전체 여성암의 16.8%로 단연 1위다. 더욱이 40대 이후에서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발병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한 대학병원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4년 7개월 동안 유방의 양성이나 악성 종양 수술 기록을 분석한 결과 수술 받은 여성의 62.9%가 30대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23.8%, 30대가 38.4%, 40대가 27%, 50대 이상이 10.1%로 30대가 가장 많았으며 10대도 0.7%나 됐다. 이 중에서 유방에 생긴 종양이 암으로 밝혀져 수술을 받은 경우는 전체의 3%였다.지금까지 확실하게 밝혀진 유방암의 원인은 없지만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다. 에스트로겐이 신체에 영향을 주는 기간이 길어지면 유방암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스트로겐이 여성의 신체에 오랫동안 영향을 주는 이유는 서구화된 생활환경 때문으로 지적된다.즉, 예전과 비교해 초경 연령은 현저히 낮아진 반면 의학 발달 등에 힘입어 폐경 연령은 늦어졌다. 게다가 최근에는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임신과 출산 연령도 비례해 늦어지고 서구화된 식습관은 비만 여성을 증가시킨다는 것이다.이 외에도 30세 이후에 첫 출산을 했거나 한 번도 임신하지 않은 여성, 5년 이상 피임약을 복용했거나 호르몬제를 장기간 복용한 여성, 운동을 하지 않거나 다량의 방사선에 노출된 적이 있는 여성 외에도 하루에 한 잔 이상 술을 마시는 여성도 유방암 정기검진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유방·갑상선 양성 종양 전문인 강북서울외과의 이기문 원장은 “갑상선암과 같이 유방암 역시 조기에 발견해 제대로 치료하면 유방을 보존하면서 치료가 가능하고 지난해 우리나라 통계에 나타나듯 1년 생존율이 97%에 이르는 등 예후가 좋은 암이므로 지속적인 관심과 정기검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만일 유방암일 경우에는 수술만이 치료 방법이지만 양성 종양이 발견됐을 때가 문제다. 유방 양성 종양을 모두 제거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젖이 흐르는 유관 안에 작은 종양이 자라 피나 진물이 나오는 유두종이나 단단한 멍울이 매끄럽게 잘 움직이는 섬유선종은 증상 자체가 불편을 주기 때문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이 밖에도 통증이 있거나 종양의 크기가 1.5cm 이상이면서 모양이 불규칙하고 추적 검사 결과 종양이 자라거나 진단 결과 암으로 진행 가능성이 있는 종양의 경우에는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양성 종양 진단이 내려진 상태에서 이민을 가야 하거나 유학을 가는 등 지속적인 추적 진단이 어려운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의해 종양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양성 종양을 제거하기 위해서 예전에는 수술적 요법을 이용했다. 이 때문에 종양 크기만큼 절개 상처도 생기게 마련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초음파 유도를 통해 바늘 하나로 종양을 제거할 수 있는 맘모톰(Mammotome)으로 통증이나 흉터에 대한 걱정이 없어졌다.맘모톰을 이용한 유방 양성 종양의 제거와 관련, 이 원장은 “8~11게이지의 바늘을 이용해 조직을 절개하고 흡입해 내는 것으로 특히 한 번 바늘을 삽입하면 다시 바늘을 빼지 않고도 반복적으로 진공 음압을 통해 많은 조직을 절제할 수 있어 조직 검사와 함께 종양을 제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맘모톰의 수술 원리의 핵심은 바늘이다. 바늘은 한쪽에 홈이 파여 있고 그 속에 회전 칼(rotating cutter)이 있다. 이 바늘은 흡입기 역할도 하는데, 초음파를 보면서 바늘을 유방 내의 종양에 삽입하고 고정하면 컴퓨터와 연결된 진공 흡입기가 작동하면서 종양이 홈이 파인 곳으로 들어오게 된다.그러면 홈으로 들어온 종양 조직을 바늘 안쪽에 있던 회전 칼이 자동으로 잘라낸다. 바늘을 후진시키면 회전 칼이 멈추면서 흡인 장치로 잘려진 종양 조직을 빼내는 원리다.절개하지 않으니 봉합하지 않아도 되고 비교적 굵은 바늘을 이용하지만 흉터는 3mm 내외의, 그야말로 바늘 자국만 생긴다. 국소 마취를 하며 시술 시간은 30분 내외다. 시술 후에는 바늘 자국에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면 저절로 떨어지는 접착테이프를 붙이고 압박 붕대나 스포츠 브라를 착용한 후 곧바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다.절개하지 않았지만 종양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흐른 피가 피부 쪽으로 들어가면 멍이 생기고, 종양이 제거된 빈자리에 흘러들어 응고되면 멍울이 잡힐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증상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또한 시술 부위가 가렵거나 가벼운 통증이 올 수 있는데 이것 또한 외상 후 나타나는 일반적인 증상이므로 곧 사라진다.이 원장은 “그러나 만약 시술 부위에 출혈이 계속되거나 시술 부위가 붉게 발적(發赤)하면서 열이 심한 경우에는 시술의를 찾아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시술 후 불편할 수 있으므로 자가 운전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상처가 작지만 2~3일 동안 샤워는 피하는 것이 좋고 1주일 정도는 심한 운동이나 음주를 삼가야 한다고” 당부한다.이기문 강북서울외과 원장약력: 서울대 의과대 졸업. 서울대 의과대학원.서울대병원 수련의. 서울대병원 전공의. 미국의사면허(USMLE).국군수도병원 외과 과장. 서울대병원 임상 자문의.사례 1. 이모(32·여) 씨: 직장인 이모 씨는 어느 날 잡지를 보다가 유방암에 대한 기사를 읽고 자가 진단법을 메모해 두었다. 기사에는 20대도 유방암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생리가 끝난 후 메모해 두었던 대로 무심히 유방 자가 진단을 하던 이 씨는 손에 느껴지는 촉감에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왼쪽 가슴에 멍울이 잡히는 것이었다.이 씨는 회사 근처에 있는 병원을 찾았다. 초음파 검사 및 조직 검사를 마친 이 씨는 섬유선종이라는 양성 종양으로 진단 받았다. 섬유선종의 경우에는 암은 아니지만 제거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맘모톰 시술을 권했다.이 씨는 이왕 시술을 받으려면 믿을만한 병원을 찾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매스컴을 통해 메모해 두었던 강북서울외과의 이기문 원장을 찾아 시술 받았다. 그런데 아무리 간단하다고 해도 걱정을 많이 했던 이 씨는 시술 후 지나친 기우였다는 생각이 들어 혼자 웃었다. 시술 시간도 30분 정도고, 통증도 거의 없었으며 입원할 필요가 없어 시술 후 곧장 회사로 갔다.사례 2. 박모(52·여) 씨: 가정주부인 박모 씨는 40세가 되면서 잊지 않고 정기적으로 유방암 검사를 해 왔다. 그런데 얼마 전 정기검진에서 미세석회화가 발견됐다. 병원에서 권하는 대로 초음파 촬영을 해보니 양성 종양으로 보이는 것이 왼쪽은 0.3mm와 0.8mm의 크기로 두 개가, 오른쪽은 0.5mm부터 0.9mm까지 다양한 크기로 4개가 있다는 것이었다. 병원에서는 조직 검사 겸 종양 제거를 위해 맘모톰을 시행하는 것이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세포 검사를 하고 3개월간 추적 관찰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남편과 상의하자 남편이 직장 동료와 통화하더니 전화번호 하나를 건네주었다. 동료의 아내가 얼마 전, 이 병원에서 맘모톰 시술을 받았는데 무척 만족스러웠다는 얘기였다. 박 씨는 망설일 것 없이 이기문 원장을 찾아 조직 검사 겸 종양 제거를 위한 맘모톰 시술을 받았다.시술 후 조직 검사상으로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며 종양을 제거한 부위에 피멍이 조금 드는 것 외에 큰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박 씨를 편안하게 한 점은 두고두고 고민거리가 되었을 종양을 말끔히 제거했다는 것이었다.김상헌 기자 ksh1231@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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