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대비 효과 으뜸 ‘지필검사’

인재 선발과 AC(평가센터) 방법 ⑧

평가센터(Assessment Center)의 세 가지 평가 도구 형태 중 실행 과제(Simulation), 면접(Interview)에 이어 지필 검사(Paper & Pencil Test)에 대해 알아보자.지필 검사는 문서 형태로 검사의 문항이나 질문을 제시하고 응답자로 하여금 각 문항에 직접 체크하거나 별도로 제공된 OMR 답안지 등에 자신의 응답을 체크하게 하는 평가 도구다. 최근에는 컴퓨터를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실시하기도 하지만 문제 유출의 위험성과 검사 응시 환경의 통제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지필 검사는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좋은 평가 도구다. 실제 여러 평가 도구들의 상대적 유용성을 비교한 연구에서 표준화된 지필 검사가 비용 대비 가장 우수한 효과를 갖는다는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다. 특히 미국 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s)의 보고서는 각각의 평가 도구들이 저마다 장점들을 가지고 있지만 표준화된 지필 검사가 개인의 심리적 요소를 알아보는 데는 가장 뛰어나며 제공하는 정보 또한 풍부하고 공정하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경우 3분의 2 정도의 회사들이 신입사원 선발 과정에서 지필 검사 유형의 표준화된 검사를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도 채용 과정에서 직접 인·적성검사를 진행하거나 결과를 첨부하도록 요구하는 경우가 대폭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이처럼 지필 검사의 사용이 증가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심리·통계적 우수성은 차치하더라도 최근 극심한 취업난으로 소수의 일자리에 수많은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선발 프로세스 초기에 효과적인 평가 도구로 지필 검사가 절실해진 것이다. 물론 최적의 평가를 위해서라면 모든 지원자들을 여러 평가 도구로 평가하고 그중 우수한 성적을 보인 순서대로 지원자들을 선발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하지만 1명을 선발하기 위해 100명에게 모든 평가 프로세스를 진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최근 들어 한 대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에 1만여 명이 응시하고 있다. 그들 모두를 면접하고 실행 과제를 사용해 평가하려면 수많은 면접관과 평가자가 필요하고, 이것을 준비하는 기간도 만만치 않다. 그래서 지원자가 많은 초기 단계에서는 서류 전형으로 최소 자격 기준에 미달하는 허수 지원자들을 사전에 걸러내고 1차 평가로 지필 검사를 사용할 수 있다.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이 들면서도 대규모의 지원자들을 동일한 조건, 동일한 프로세스상에서 공정하게 평가해 적합하지 않은 지원자들을 손쉽게 걸러낼 수 있기(Screening Out) 때문이다. 또한 지필 검사는 다른 평가 도구들과는 달리 개인의 내면적 특성을 측정할 수 있다. 이는 최근 기업들이 선발의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는 자사의 인재상, 조직 문화, 조직 가치와의 적합성을 평가할 수 있게 한다.기업의 선발 장면에서 사용 가능한 다양한 지필 검사 중, 먼저 인성검사는 개인의 성격적 특성, 태도, 가치관 등을 측정하는 검사로 흔히 성격검사라고 이야기하며, 정해진 정답이 없고 패턴이나 프로파일이 회사의 기준과 얼마나 일치하는 지를 본다. 적성검사는 말 그대로 개인의 적성을 측정하는 검사로 일반적인 지능검사(IQ)의 형태와 유사하며 언어 능력, 수리 능력, 공간지각 능력, 추리 능력 등을 평가한다.조직 적합성 검사는 한 개인의 가치관, 태도 등이 지원한 회사의 조직 문화·가치, 업무 환경·스타일과 얼마나 잘 맞는지 측정하는 검사로, 입사 후 조기 이직 및 퇴직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임상검사는 한 사람의 내면 깊숙이 존재하는 정신병적(우울증 반사회성 불안 조증 망상 정신분열증 등) 이상 유무를 진단하는 검사로, 최근 숭례문 방화사건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비정상적인 사람이 조직에 미치는 해악 때문에 그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반·시사상식 시험이나 전공시험은 학교에서 실시하는 시험과 같다.이처럼 지필 검사는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사용될 수 있으며 인사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비교적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평가도구이지만, 올바른 적용을 위해서는 도입 단계에서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것을 권한다.국방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코리아리서치&컨설팅 전문위원. 한국경영컨설팅학회 이사. 포스코경영연구소 인재평가부문 자문위원(현). L&I 컨설팅 AC본부장(현). 이규환·엘앤아이컨설팅 AC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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