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벽대전’
올해 아시아 최고 대작 ‘적벽대전: 거대한 전쟁의 시작’이 찾아온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마치 중화권 영화인들의 모든 자존심이 걸린 듯한 이 영화는 약 800억 원을 넘나드는 제작비만으로도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게다가 이례적으로 7월 10일 개봉하는 전편에 이어 올 겨울 2편을 개봉할 예정인데, 할리우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례적인 ‘사전 동시 제작 시리즈물’을 시도한 것이다.게다가 한국 일본 중국 대만의 자본이 결합된 범아시아 프로젝트이며 제작자 테렌스 창의 목표대로 ‘감녕’으로 출연한 나카무라 시도 외에 조자룡 역으로 한국의 정우성까지 캐스팅할 수 있었다면(그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 출연하느라 할 수 없었다) 그 배우들의 결집만으로도 정말 올해 최고의 ‘아시아 영화’가 됐을 것이다.규모로 보자면 앞서 만들어진 류더화 주연의 또 다른 ‘삼국지’ 원작 영화 ‘삼국지: 용의 부활’과 비교할 수 없다. 장대한 스케일의 적벽을 재현하기 위해 서안 지역에 실제 40피트 가까운 어마어마한 높이의 언덕을 세웠고, 조조(장펑이 분)의 100만 대군을 보여주기 위해 2000척의 배를 띄우는가 하면 36m 높이의 실제 배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역시 흥미로운 것은 ‘삼국지’ 하면 떠오르는 유비 관우 장비가 아니라 주유(량차오웨이 분) 제갈량(진청우 분) 손권(장전 분)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그것은 우위썬 감독의 새로운 해석이 덧씌워졌다기보다 ‘적벽대전’ 그 자체에 집중하기 위해서다.과거 ‘첩혈쌍웅’이나 ‘첩혈속집’처럼 음악을 사랑하고 흰 비둘기를 사랑하는 우위썬 영화의 주인공들답게 그들은 함께 음악을 연주하며 마음을 엮는다. 하지만 기억해야 할 것은 ‘적벽대전이 벌어지기 전까지’의 이야기라는 사실이다. 거북 등 모양의 미로로 적군의 퇴로를 차단하는 진법인 ‘구궁팔괘진’도 장관이지만 핵심인 적벽대전을 보기 위해서는 겨울까지 기다려야 한다. 게다가 우위썬 감독 특유의 슬로 모션이 중심을 이루는 액션신이 별로 없다는 게 아쉬움으로 남을지도 모른다. 아무래도 총과 칼은 다른 법이니까.감독: 우위썬 / 출연: 량차오웨이, 진청우, 장전, 린즈링 / 개봉: 7월 10일 / 등급: 15세 관람가▶리얼TV다큐 프로그램의 리포터 안젤라(마누엘라 발라스코 분)와 카메라맨은 소방대원들을 따라 사고 현장으로 출동한다. 그러나 도착하자마자 미친 듯이 발광하는 노파에게 공격을 당하고, 급히 탈출을 시도하지만 당국의 폐쇄 조치로 원인도 모른 채 건물 안에 갇힌다. 그 와중에 무언가에 전염된 듯 사람들이 하나 둘 기이하게 변하고, 아직 온전한 사람들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건물을 벗어나려고 한다. 그렇게 공포의 현장이 실시간으로 공개된다.▶서울 강력반에서 영덕 교통과로 내려온 강일도(정웅인 분)와 택시 운전사 신호철(성지루 분)은 견원지간이다. 본래 친구였던 두 사람은 15년 전 호철의 첫사랑을 일도가 빼앗으면서 우정이 깨졌는데, 그 뒤 군대에서 고참과 졸병으로 재회해 악연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일도의 귀향과 함께 전세는 역전됐다. 신호 위반과 불법 유턴을 밥 먹듯 하는 월급 택시 운전사 호철은 숨어서 딱지를 끊는 교통경찰 일도에게 번번이 당하면서도 공무원의 권력 앞에 굴복한다. 두 남자의 악연을 바탕으로 눈먼 돈 1억 원이 엮이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다.▶프레드(틸 슈바이거 분)는 싱글 맘인 마라(알렉산드라 마리아 라라 분)와 결혼하길 원하지만 마라의 아들 리누스는 프레드가 새 아빠의 자리를 차지하도록 가만두지 않는다. 프레드가 리누스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단 한 가지 방법은 스타 농구 선수인 머큐리오 뮐러의 사인 볼을 가져다주는 것이다. 그러나 머큐리오 뮐러는 항상 장애인 관중석에 사인 볼을 던진다. 할 수 없이 프레드는 휠체어를 타고 농구장으로 향한다. 결국 프레드는 사인 볼을 손에 넣게 되고 이런 프레드를 주인공으로 한 방송 프로그램이 기획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다.주성철·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