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이 인도를 만들었다

‘아마티아 센, 살아있는 인도’

인도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나라 중 하나다. 중국과 함께 새로운 초강대국의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동시에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오해를 받는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힌두교로 대표되는 종교와 명상의 나라라는 인식이 그렇다. 물론 종교적 특성을 제외하고 인도를 제대로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그렇다고 종교를 인도의 모든 것처럼 여기는 것은 오류에 이르는 지름길일 뿐이다.이렇게 말하는 이는 아시아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티아 센이다. 인도 출신으로 ‘경제학계의 테레사 수녀’라고 불릴 정도로 후생 경제학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쌓은 석학이다. 그가 지은 ‘아마티아 센, 살아있는 인도’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도의 면모를 보여준다. 경제학자지만 역사와 종교, 문학을 가로지르는 깊고 폭넓은 시야가 인상적이다.책은 ‘인도인들의 논쟁하기 좋아하는 전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언뜻 보면 인도와 논쟁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책은 논쟁이 없었다면 그토록 다양한 신념과 믿음이 인도라는 한 나라에서 동시에 번창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사실이야 어찌됐든 논리적으로 따져 봐도 저자의 지적을 부인하기 어렵다. 힌두교와 카스트, 요가 등 몇 가지 키워드로 인도를 이해하려는 게 얼마나 허무맹랑한 일인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실로 인도는 유구한 ‘논쟁의 역사’를 자랑한다. 자그마치 수천 년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 남성만 참여한 것이 아니다. 유명한 논쟁에 여성 논객들이 적지 않게 등장한다. 그것도 기원전 8세기부터다. 신분이 미천한 자들도 논쟁에 낄 수 있었다. 상대를 인정하는 열린 자세는 인도의 정치와 종교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단을 배척하지 않아 많은 종교가 생존할 수 있었고 민주적인 의사결정이 탄생하는 정신적 자양분이 됐다는 설명이다.논쟁은 기본적으로 논리와 이성의 산물이다. 이렇게 보면 서구는 논리적이고 인도는 비합리적이라는 서구인들의 시각은 어처구니없는 우월주의에 불과하다. 책은 이 터무니없는 ‘구분 짓기’를 통렬히 비판하며 인도의 정체성 찾기를 시도하고 있다.1.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호아킴 데 포사다·엘런 싱어 지음/공경희 옮김/한국경제신문사/1만 원2. 경제학 콘서트 2/팀 하포트 지음/이진원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500원3. 커뮤니케이션 불변의 법칙/강미은 지음/원앤원북스/1만2000원4. 대한민국 2030 펀드투자 독하게 하라/김민수·신호철 지음/미르북스/1만4800원5. 배려-마음을 움직이는 힘/한상복 지음/위즈덤하우스/1만 원6. 현영의 재테크 다이어리/현영 지음/청림출판/1만2000원7. 펀드투자자가 꼭 알아야 할 최고의 펀드 20/박영암 지음/원앤원북스/1만2000원8. 몰입-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황농문 지음/랜덤하우스/1만2000원9. 30대, 다시 공부에 미쳐라/니시야마 아키히코 지음/김윤희 옮김/예문/1만 원10. 한국의 슈퍼개미들/정종태 지음/위즈덤하우스/1만2000원 (집계: YES24)홍일표 지음/중앙북스/432쪽/1만8000원미국의 싱크탱크를 분석한다. 자금 조달 등 운용 방식과 특징, 역사를 살핀다. 특히 워싱턴에 있는 유수의 연구소에 주목한다. 브루킹스연구소, 헤리티지재단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진보센터 등 민주당의 브레인이 될 것으로 보이는 연구소들도 소개한다. 한국의 정치·경제에 대한 이들의 역할도 진단, 전망한다. 1년 반 동안 워싱턴을 발로 뛰며 얻어낸 결과물이다.마르셀로 비르마헤르 지음/조일아 옮김/문학동네/400쪽/1만 원아르헨티나 작가인 마르셀로 비르마헤르는 남미 문학의 신성으로 주목받는 기대주다. 우디 앨런과 서머싯 몸을 합쳐 놓은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은 아르헨티나 유부남들의 일탈 욕구를 소재로 삼은 소설집이다. 남의 여자를 탐하지만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하는 ‘소심남’들이 주인공이다. 어두운 주제지만 유머러스한 접근으로 유쾌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피터 린치·존 로스차일드 지음/권성희 옮김/흐름출판/560쪽/2만2000원월스트리트의 전설로 불리는 피터 린치의 투자론이다. 기관투자가보다는 개인 투자가들을 위해 집필된 것으로 유명하다. 자신의 투자론과 실제 투자 경험담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전달한다. 실패담도 솔직히 고백한다. 결국은 시세가 아니라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확인할 수 있다. 대가의 책이지만 어렵지 않게 읽힌다.이중톈 지음/심규호 옮김/에버리치홀딩스/442쪽/1만8000원중국은 예로부터 제국이었다. 책은 중국이 왕조를 바꿔가며 유지한 제국 시스템을 분석한다. 정치적 이데올로기 등 이 시스템의 버팀목들을 현재의 중국의 정치적 문제와 연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책은 탈고된 후 5년 동안이나 출판되지 못했다. 제국 시스템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 정부의 방해 때문이었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
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