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 디젤’의 경제성

국제 유가가 올 하반기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35~140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면서 초고유가 시대가 예고되고 있다. 최근 민관 합동으로 구성된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는 하반기 두바이유 가격을 배럴당 130달러, 연평균 110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이는 지난 5월 발표한 연평균 95달러를 한 달 만에 15달러 이상 상향 조정한 것이다.사상 초유의 고유가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자 이미 항공사들은 비수익 노선에 대해 운휴 또는 감편을 단행했다. 그러나 고유가 시대에 더 큰 관심으로 떠오르는 것은 급등하는 경유(디젤) 값이다. 경유는 서민층에서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급등하는 경유 값은 대중의 큰 관심은 물론 걱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이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각을 더욱 부정적으로 만들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그러나 초고유가 시대를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으로 중장기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지금은 단순히 가격 인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언제 고갈될지 모르는 석유와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감소 방안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더욱이, 한국은 2013년부터 온실가스 의무 감축 국가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체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유럽 국가들은 이산화탄소를 2012년까지 1990년 대비 8%를 줄이는 것에 합의했으며 일본 등 38개국도 2005년 2월 교토의정서를 통해 이산화탄소를 2012년까지 평균 5.2% 줄이는 것에 합의했다. 이를 위해 해당 국가들은 수송 분야의 이산화탄소를 현재보다 30% 정도 줄이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주요 수단으로 연비 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인 디젤 차량을 채택했다. 정부와 자동차 업계가 협력해 클린 디젤차 개발, 세제 지원 등을 통해 디젤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으며 국민들도 동참해 현재 유럽의 경우 신차 구입 시 디젤차의 비율이 50%를 넘고 있다.디젤차는 경제적이고 환경 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파워풀한 성능을 자랑한다. 보쉬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클린 디젤엔진을 장착한 디젤차는 일반적인 가솔린엔진 차량과 비교했을 때 최대 33%까지 연료를 덜 소모한다. 따라서 디젤차는 같은 양의 연료로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으며 오래 타면 탈수록 가솔린차보다 더 경제적이다. 한국에서 매년 신규로 등록하는 자동차 중 클린 디젤 승용차의 비율이 10% 더 증가하면 매년 원유 수입량을 1500만 리터를 절감할 수 있다.또한 클린 디젤 차량을 운행하면 지구 자원 절감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 온난화를 유발하는 배기가스,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에도 기여할 수 있다. 클린 디젤 승용차는 동종 가솔린 차량보다 이산화탄소를 25% 더 적게 배출한다. 이는 매년 한국에서 등록되는 자동차 중 클린 디젤 승용차의 비율이 5% 더 높아질 경우 매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420톤 줄이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일부 소비자들은 아직도 디젤차가 소음이 심하고 승차감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최첨단 연구를 통해 개발된 클린 디젤 승용차는 더욱 정숙해졌으며 주행 중 소음 또한 가솔린 승용차보다 우수하다. 디젤 차량을 시승한 소비자들은 뛰어난 가속 성능과 토크에서도 장점을 보인다고 평가하고 있다.최근 소비자들은 온라인 청구서 신청, 플러그를 멀티탭으로 교체하는 등 일상 속 작은 부분에서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도 에너지 효율과 환경 보호를 위해 하이브리드카, 수소연료전지차, 전기 자동차 등 다양한 차량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디젤차는 가장 보편적이고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디젤차량에 대한 환경분담금 폐지 입법안이 디젤 자동차 보편화의 성공적인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약력: 1952년 부산 출생. 85년 독일 클라우스탈공대 졸업. 86년 독일 보쉬 입사. 90년 보쉬 본사 프로젝트 엔지니어. 93년 한국보쉬 기술연구소장. 2000년 한국보쉬 부사장. 2004년 한국보쉬 공동대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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