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조합아파트 ‘흙 속 진주’

전매 제한 피하는 틈새 상품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다른 지역보다 값이 싸다는 강북권 주택 가격도 최근 한 해 동안 큰 폭으로 올랐으며 분양 시장도 청약 가점제 도입, 전매 제한 규제 등으로 변화를 맞았다.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함께 적용되는 전매 제한은 서울·수도권의 경우 최장 10년까지 전매가 금지돼 환금성을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서울·수도권 공공택지 전용면적 85㎡ 이하의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당첨됐을 경우 전매(계약일 기준)와 재당첨이 각각 10년씩 금지되며 85㎡를 초과했을 때는 각각 전매 7년, 재당첨이 5년 금지된다. 민간 택지의 경우 85㎡ 이하는 7년과 10년, 85㎡ 초과는 각 5년씩 전매와 재당첨이 불가능하다.가점제 실시로 인해 유망 분양 지역에서는 가족이 적은 가구나 신혼부부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다. 최근 성공적으로 분양을 끝낸 용인 흥덕지구는 당첨 커트라인이 주택형별로 51~55점이었으며 평균 점수는 54~60점에 이른다. 이는 무주택 10년(22점), 부양가족 수 3명(20점), 청약저축 가입 기간 10년(12점)과 맞먹는 점수다.이처럼 청약 환경이 녹록하지 않은 상황에서 주택 마련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 먼저 청약 가점제에 유리한 상황을 마련해 두거나 전매 제한을 피할 수 있는 오피스텔이나 조합 아파트 등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최근 오피스텔 분양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오피스텔에도 전매 제한 및 지역우선공급제도가 적용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오피스텔이 인기를 얻은 지는 불과 몇 년 되지 않았다. 일산과 강북을 중심으로 2000년 초반 급증한 소형 오피스텔은 공급 과잉을 가져왔고 이에 따른 가격 하락과 높은 공실률이 문제됐다. 하지만 2000년 중반부터 공급량이 줄어들어 점차 희소성을 띠기 시작했다.특히 과거 오피스텔 가격 상승의 발목을 잡았던 낮은 전용률은 현재 아파트 수준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고 소형 중심에서 중대형 분양도 늘어나는 등 오피스텔의 인기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또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실시로 전매 제한이 강화되는 아파트 시장에 비해 오피스텔은 9월 이전까지 전매 제한을 피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매 제한이 없기 때문에 계약 후 바로 팔 수 있다. 이 외에도 건축법상 상업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주택 수에포함되지 않아 청약 시 무주택자 요건을 유지할 수 있다. 총부채상환비율(DTI)도 적용 받지 않는다.이 같은 이유로 택지지구 등 입지가 좋은 곳에 들어서거나 대규모 주상복합 아파트와 함께 건립되는 오피스텔은 아파트 못지않은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 2월에 용인 동백지역에서 분양한 동일하이빌 오피스텔은 8.8 대 1의 청약률을 보였으며 3월에는 풍림산업이 총 190실을 공급한 인천 ‘용현엑슬루타워’ 오피스텔에는 2485명이 몰려 평균 13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물론 단점도 있다. 아파트보다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이유로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리고 접근하는 방법은 피해야 한다. 전용률이 아파트보다 낮고 오피스텔 투자 수요가 아직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가격 상승이 높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주택 시장을 뜨겁게 달군 송도신도시 코오롱 더 프라우도 분양 당시 사상 최고의 청약 경쟁률(최고 9521 대 1)을 보였지만 현재 일부 소형을 제외하고 거래가 끊긴 상태다. 또 건축법은 상업용이지만 세법상 주택으로 간주될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조합 아파트도 틈새 상품으로서 매력이 크다. 하지만 조합 아파트는 일반 분양과 다른 사업 진행 방식 때문에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다. 조합 아파트는 일정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 주민들이 조합을 결성하고 사업을 추진해야 하므로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고 중도에서 멈추는 사례도 있다.최근 눈에 띄는 조합 아파트는 이런 문제를 극복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건립 가구 수만큼 조합원을 모집하거나 일반 분양 가구 수를 20가구 미만으로 줄여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는 상품들이 시장에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공급자의 경우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있고 재건축 아파트 사업 추진 시 임대아파트 의무 비율도 적용받지 않아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또 수요자의 경우 전매 제한을 피할 수 있어(투기과열지구 내에서 입주 후 전매할 수 있음) 환금성이 높다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단, 조합 아파트는 무주택자이거나 공시가격 5000만 원 이하인 소형 주택(전용면적 60㎡) 소유자만 대상으로 하며 청약 당첨자는 조합원에 가입하지 못한다. 조합원분은 전용 85㎡ 이하 국민주택 규모만 지어야 하는 단점이 있고 모든 사업을 조합에서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지 않는지 사전에 체크해야 한다.오피스텔과 조합 아파트의 분양 물량은 그리 많지가 않다. 오피스텔은 택지지구라는 뛰어난 입지로 올해 분양 시장의 핵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동탄신도시에서는 대우건설이 6월께 542실의 오피스텔을 일반에 분양한다. 전용면적 30~50㎡로 구성될 전망이다.청라지구에서는 풍림산업이 6월께 중대형 주상복합(126~199㎡, 624가구)과 함께 오피스텔(93~153㎡, 352실)을 선보인다. 현재 지하철 7호선 구간으로 청라지구까지 연결하는 방안이 계획되고 있다. 단지 앞에 중심상업지구가 있으며 경인고속도로가 인접해 있다.청라와 함께 송도신도시에서도 오피스텔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오는 5월 포스코건설은 오피스텔 ‘송도 센트로드’ 264실을 분양한다. 송도 센트로드는 오피스 2개 동과 오피스텔 1개 동 및 상가로 지어진다. 오피스텔은 최고 45층 초고층으로 건립된다.조합 아파트 중에서는 서울 동작구 상도동 한진중공업, 대명종합건설이 1559가구 대단지 아파트를 공급한다. 이 아파트는 지역 조합 아파트로 일반에는 286가구를 분양한다. 숭실대입구역이 도보 5분 거리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편이다. 주변에 근린공원이 있고 한강변도 가까워 여가 활동을 즐기기가 쉽다.두산중공업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에서 하반기쯤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이 아파트는 한강프리미엄과 서울숲 개발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수 있는 단지 중 하나다. 두산중공업은 아파트 총 567가구를 지어 이 중 200가구를 일반 분양한다. 주택형은 198~330㎡ 규모로 중대형으로 구성된다. 아파트 바로 옆에는 서울숲이 있고 앞에는 한강이 있어 쾌적한 주거 환경과 조망 프리미엄도 기대된다.인천 남구 도화구역에서 신동아건설이 총 397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한다. 이 아파트는 총 4개 동 최고 33층 규모의 초고층 아파트로 건립된다. 공급 면적은 109~113㎡까지 중소형으로 구성된다. 인천지하철 제물포역과 도화역, 주안역(2호선 환승 예정)이 인접해 있다. 또 경인고속도로, 가좌IC, 도화IC, 제2경인고속도로가 가까워 서울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12만여㎡ 중앙공원이 주변에 조성되며 수봉공원 이마트 하이마트 인하대병원 등 생활 편의 시설이 풍부하다.조민이·스피드뱅크 연구원 mycho@spee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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