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 지킴이 '보험의 재발견'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가고 있다.’특별할 것도 새로울 것도 없는 말이다. 평균 수명이 급격히 증가하고 출산율이 유례없이 떨어지면서 한국이 늙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이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부담 역시 커질 것이 틀림없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한국의 노년 부양비(65세 이상 인구/15~64세 인구)는 2005년 12.6%에서 2010년 14.9%, 2020년 21.8%로 높아지고 2050년에는 무려 69.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은 1996년 74세에서 2006년 79.2세로 해를 거듭할수록 길어지고 있다.분명 인간의 수명이 늘어나는 것은 기쁜 일이다. 옛말에도 ‘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 이승이 낫다’라는 말이 있으니 장수를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꼭 박수 칠 일도 아니다. 길어진 은퇴 이후의 삶을 대비해야 한다는 과제가 새롭게 등장한 것이다. 최근 금융권의 연금 상품이나 투자 상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자신의 은퇴 이후를 위해 여러 가지 대비책을 세워 놓았다고 앞으로의 삶에서 걱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부모의 노후를 대비하지 못했다면 은퇴 설계는 50점짜리에 불과할 수도 있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현재의 노령층은 대부분 은퇴 설계를 거의 못한 세대다. 가진 것 번 것 모두 자식에게 바쳤기 때문이다. 부득이 자신의 노후를 자식에게 상당 부분 의탁할 수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직접 모시지는 않더라도 만약 부모가 큰 병에 걸렸다면 자식들의 경제 상태는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북하면 ‘큰 병 3년에 효자 없다’는 말까지 나왔을까. 특히 부모가 치매 상태가 되면 경제적으로는 물론이고 가정의 화목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대비하지 않고 노후 준비에 만전을 기했다고 할 수 없는 일이다.가정의 불행은 꼭 부모에게서만 비롯되는 일이 아니다. 자신이 아닌 가족 중 누구에게라도 큰일이 생기면 가정의 행복은 크게 흔들리게 마련이다. 자녀들을 생각해 보라. 자식의 작은 상처 하나에도 찢어지고 부서지는 게 부모의 마음이다. 더군다나 큰 병에 걸렸거나 사고가 난 경우라면 ‘단장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을 수밖에 없다. 생각하기 싫지만 상처와 질환의 치료가 의술로는 가능한데 지갑 사정으로는 여의치 않은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부모와 자녀의 불상사에 대비하는 것은 자신을 위한 대비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보험은 이에 대한 적절한 해답이 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예기치 않은 위험에 준비하는 것이 보험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부모와 자녀들을 위한 보험 상품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어진 상태다. 잘만 고르면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도 가족의 미래에 닥칠 위험에 단단한 방어막을 칠 수 있는 것이다.부모님을 위한 보험은 흔히 실버보험이라고 불린다. 부모님 본인이 아니라 자녀들이 대신 들어주는 보험이라는 뜻에서 ‘효도보험’이라고도 한다.이름이야 어찌됐든 노령층을 위해 특화된 상품이라는 점은 동일하다. 한국인 1인당 평균 의료비는 7734만 원인데 이 중 60세 이후에 발생하는 금액이 56%에 해당하는 4325만 원에 이른다. 나이가 들수록 보험이 더 필요하다는 얘기다.종전엔 70세 이후 보험에 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실버보험은 70세 이후에 가입하는 것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 질환이나 상해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장기간의 간병 비용과 장례 서비스까지 다양한 형태의 상품이 판매되고 있다. 심지어 최근 많이 판매되고 있는 무심사 보험은 설혹 질병 치료 중이라도 가입할 수 있다.어린이보험은 보험 업계의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는 상품이다. 출산율이 줄어들고 있는 반면 어린이보험 가입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어린이보험 수입 보험료는 2003 회계연도에 5063억 원에서 2006 회계연도에 9439억 원으로 4년 사이에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어린이보험 시장이 커지면서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전에 없었던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학교 폭력이 잦아지면서 이를 보장하는 보험이 생겼고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어린이 납치 사건이 발생하자 어린이의 유괴 납치 불법 감금 등의 사고를 보장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저체중아 출산이나 유산, 선천적 이상의 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태아보험도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부모와 자녀, 배우자 등 가족들이 일일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면 통합보험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통합보험은 건강보험, 어린이보험, 종신보험 등 여러 가지의 보험의 기능을 하나로 묶고 보험 대상자도 가족 구성원 모두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하나의 상품으로 전 가족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데다 각각 가입하는 것보다 보험료도 저렴해 찾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최근 통합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보장 혜택이 줄어드는 추세여서 가입 전에 상품을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다.전문가들은 무작정 보험에 들기보다 사전에 상품의 특징을 파악해 자신에게 필요한 상품을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험료에 비해 혜택을 적게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굳이 5월이 아니라도 가족을 위한 보험을 들어주는 센스. 망설일 이유가 없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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