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정책입안기능 강화에 힘쓸터’

인터뷰 - 나성린 한나라당 당선자

나성린(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한나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줄기차게 주장해 온 재정학 전문가다. 특히 감세와 규제 개혁을 강조해 온 나 당선자는 ‘MB 노믹스’에 많은 조언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선진화’입니다. 새 정부의 정책에 이를 접목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국회에서 크게 두 가지 일에 힘쓸 계획입니다. 하나는 국회 내 경제 연구모임을 활성화할 겁니다. 더불어 부족했던 국회의 정책 기능을 강화하는데 노력할 계획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빈곤 문제’를 보다 공론화하는데 힘을 쏟겠습니다. 국내의 빈곤 문제에 대한 접근법은 지나치게 미시적입니다. 즉, 그때그때 도와주는 공적 부조 정책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이를 저소득층의 자립이나 소득 수준 향상 등을 통해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보다 빨리 선진국으로 가자는 겁니다.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0년입니다. 실제로 한국은 2019년이면 고령사회에 돌입합니다. 이때쯤이면 현재 4% 중반 정도로 보이는 잠재성장률은 2%대에 머무를 것입니다. 경제 성장은 사람의 질과 양, 자본의 질과 양 이렇게 네 개 축에 의해 이뤄진다고 봅니다. 먼저 규제 완화와 감세를 통해 자본의 양을 늘리고 교육 개혁으로 사람의 질을 높여서 선진화가 가능할 것입니다.제가 말하는 교육 개혁은 기존의 틀을 뒤흔들기보다는 중고교육에 자립형 사립고, 특목고 등의 수월성 교육을 보다 활성화하자는 것입니다. 현재의 학군제를 보다 광역화하고 그 안에 수월성 교육 기관을 한두 개교씩 마련한다면 사교육 등으로 불균형한 교육 여건이 크게 해소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또 광역 학군 내의 수월성 교육 기관에 입학한 우수한 학생들에게 학비 면제 등 여러 혜택을 준다면 가난하지만 능력 있는 학생들에게도 보다 넓은 기회를 마련해 줄 수 있습니다. 이른바 ‘가난의 대물림’을 끊자는 것입니다. 이는 앞서 말한 사람의 질과 빈곤 문제 모두와 연관되는 정책입니다.감세 정책이나 규제 개혁 등에는 공감하고 있습니다. 반면 노사 관계를 풀어나가는 데 있어서는 부족해 보입니다. 저는 특히 현재의 노사정위원회 체계에 대해 불신하고 있습니다. 즉, ‘정(政)’은 한시라도 빨리 테이블에서 빠져야 합니다. 정치가 끼어들면 노사 모두 정치만 바라보게 됩니다. 한국의 노동법은 여러 법 중에서도 선진화된 법률입니다. 노사문제는 노사가 푸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이를 어길 시에만 정치가 법률에 의거한 직권조정 등으로 바로잡는 게 옳습니다.‘속도’가 중요합니다. 산업은행은 정책금융 파트와 IB 파트를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이 중 정책금융 파트는 남겨야 하지만 민간과 겹치는 IB 파트는 빨리 민영화해야 합니다. 다만, 이를 타 금융사와 ‘묶어서’ 매각하는 안은 시간만 지체될 수 있고 관료들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메가뱅크는 국내 금융 산업의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만 민영화의 속도를 높이는 게 더 중요합니다. 메가뱅크는 IB 파트의 민영화 이후에 탄생시켜도 늦지 않습니다.본분인 수업에 충실하지 못한 교수들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수의 정치 참여 자체에 대한 비판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 정치에서 가장 부족한 게 ‘전문성’이라고 하면서 대표적 전문가 집단인 교수의 정치 참여를 막는 건 모순입니다. 국회의원은 정치인이나 법조인들만을 위해서 있는 자리가 아닙니다. 물론 10여년씩 지나치게 오래 학교를 비우는 건 문제가 있으므로 학문을 닦는 후배를 위해 길을 터주는 게 맞습니다.1953년생. 81년 서울대 경제학 학사. 98년 옥스퍼드대 경제학박사.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현). 한반도선진화재단 부이사장(현). 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당선자.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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