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산층과 서민 위한 정책에 힘쓸터’

인터뷰 - 이용섭 통합민주당 당선자

경제 관료 출신으로 18대 국회에 입성한 당선자 중 이용섭(광주 광산을) 당선자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이 당선자는 국세청 사무관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 세제 분야의 ‘4대 핵심’인 국세청장, 관세청장, 재경부 세제실장, 국세심판원장을 두루 거쳤다. 참여정부 시절에는 행정자치부 장관과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했다. 그는 “강한 야당이 있어야 정부도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며 견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특히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 개발에 의정 활동의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가 공약으로 내건 대운하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반대 태도를 분명히 했다.‘MB 노믹스’와는 다른 방향으로 정책을 펴 나갈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방향을 들려주시죠.‘MB 노믹스’의 요체는 정부의 규제를 최소화하고 세금을 줄여 경제 주체들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경쟁 시대에 시장 논리나 성장만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된다면 대기업의 지배 구조는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의 고통이 더욱 가중될 수도 있습니다.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통한 성장 촉진보다 잠재력 확충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물가와 부동산 값 안정, 사교육비 경감 등을 통해 중산 서민층의 안정된 생활을 보장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해 서민 경제를 활성화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울러 성장과 복지는 대립 관계가 아니라 함께 굴러가야 할 수레의 두 바퀴와 같습니다. 선순환 구조로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한반도 대운하 프로젝트는 어떻게 보십니까.저는 건설교통부 장관을 역임했기 때문에 대운하 사업의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운하 사업은 경제성이 없습니다. 속도의 시대에 물류 수단으로 대규모 운하를 만드는 나라는 없습니다. 운하를 건설할 게 아니라 실크로드를 만들어 드넓은 아시아와 유럽으로 우리 기업과 젊은이들이 뻗어나가게 해야 합니다. 또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운하를 추진하는 것은 국민에게 겸손하지 못한 것입니다. 엄청난 환경 문제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소중한 문화재도 파괴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국토에 큰 상처를 내는 운하 사업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닙니다.이명박 정부의 세율 인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우리나라는 재정 규모, 특히 복지비 등의 규모가 선진 외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인데 대체 재원 조달을 강구하지 않고 세금만 내릴 경우 재정 적자를 초래할 우려가 큽니다. 세금은 한 번 내리면 올리는 데 많은 조세 저항이 따르므로 전반적인 세율 인하는 신중하게 검토해야 합니다.앞으로 어떤 의정 활동을 펼칠 계획이십니까.정치 혁신을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얘기하는데 정치라는 큰 그릇이 흔들리면 경제도 흔들리고 사회 전반이 삐걱거립니다. 정치가 바뀌어야 초일류 대한민국도 실현될 수 있습니다. 유세 때 유권자들로부터 ‘공약을 내걸면 뭐하냐, 선거 끝나면 지키지도 않을 텐데’ ‘선거 때만 찾아다니지 말고 평소에 많은 이야기를 들어라’는 주문을 많이 받았습니다. 국민을 섬기고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하라는 지적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총선을 통해 느낀 점을 말씀해 주시죠.정치인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시선이 무척 따갑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현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도를 넘었다는 것이죠. 이는 사상 최저 투표율(46%)로 이어졌고요. 믿음은 하루아침에 얻을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또 하나 표심(유권자들의 마음)은 농토처럼 정직하면서도 가혹하다는 것입니다. 섬기고 받들면 많이 수확할 수 있지만 오만하고 게으르면 가혹하게 심판 받는다는 것입니다.이용섭 당선자는…1951년생. 미시간대 경제학 석사.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 2001~03년 관세청장. 2003~05년 국세청장. 2006년~ 행정자치부 장관. 2006~08년 건설교통부 장관.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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