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 규모 1000억 달러 ‘급팽창’

관심끄는 우주산업

지난 8일 오후 8시 16분 39초(한국 시간)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씨를 태운 우주선 ‘소유즈 TMA-12’가 카자흐스탄의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이날 우주선 발사로 우리나라는 세계 36번째 우주인 배출국이자 아시아 2번째 여성 우주인 보유 국가가 됐다. 백홍렬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한국 첫 우주인 배출은 그동안 전무했던 유인 우주 기술 시대에 진입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며 “과학기술 향상, 국제적 위상 제고, 경제적 고부가가치 창출 등 국가 경제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말레이시아 몽골 베트남 등도 이미 우주인을 배출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출발은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이번 성공적인 발사로 우주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우주 산업에서 우리보다 한발 앞서 있는 나라들과의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선진 우주 기술을 가진 국가들과 기술 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백 원장은 “러시아와의 협력이 계약된 범위에서 잘 이뤄졌다”며 “특히 유인 우주선에 싣는 과학 장비를 만드는 데 필요한 조건들을 우리 과학자들이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혔다.이소연 씨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18가지 과학 실험을 수행하게 되면 한국은 우주에서 과학 실험을 한 12번째 국가가 된다. 지상에서 수행 불가능한 우주 과학 실험을 통해 정보기술(IT), 생명기술(BT) 등 첨단 과학 기술 능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첫 우주인의 탄생으로 우주인 경제학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우주인 배출 사업에 투자한 돈은 모두 260억 원. 정부가 210억 원(교육과학기술부 60억 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150억 원)을 부담했고 주관 방송사인 SBS가 50억 원을 냈다. 260억 원 중 200억 원은 러시아에 우주선 탑승과 훈련비로 지불됐다. 나머지 60억 원은 국내에서의 우주인 선발 홍보 관리비에 지출됐다.정부가 우주인 사업에 나선 것은 국가우주개발 계획의 기틀을 다지고 중장기적으로 한국 우주과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기 위해서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인공위성 제작에만 신경 썼을 뿐 발사체 제작이나 유인 우주 기술에는 투자할 여력이 없었다. 이미 1970년 일본과 중국은 자체 개발한 발사체로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으나 한국은 올해 12월에야 고흥 나로우주기지에서 국내 최초로 소형 위성 발사체를 우주로 발사할 계획이다.문제는 연간 세계 우주 시장 규모가 1000억 달러에 이르는 데다 성장세가 갈수록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지금이라도 투자를 늘려 우주 선진국의 기술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최기혁 항공우주연구원 우주인개발단장은 “우주 산업을 통해 돈도 벌고 세계를 장악할 수도 있다”며 “강대국이 된다는 원대한 국가 목표를 감안해 ‘제2의 우주인 배출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이소연 씨가 10일간 머무르는 ISS는 우주 공간에서 인간의 장기 체류 및 신물질 연구 등을 목적으로 1998년 건설에 착수, 2010년 완성된다. 총 건설비용은 350억 달러(40조 원) 이상이다. 미국 러시아 일본 캐나다 브라질과 유럽연합 11개국 등 모두 16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크기는 축구장과 비슷한 가로 108m, 세로 74m, 높이 45m로 원통을 쌓아놓은 모형이다. 고도 약 350~460km에서 초속 7.6~7.7km로 지구를 하루 14~15바퀴씩 돌고 있다. 2000년 11월 이후 3명의 우주인이 상주해 각종 우주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이 중 러시아의 유리 말렌첸코와 미국의 여성 우주인 페기 윗슨은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우주인과 함께 소유즈 TMA-11을 타고 왔다.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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