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대금리에 수수료 인하 …‘입맛 당기네’

투자전략 - 금융

회사원 김정식(34) 씨는 여유 자금이 생기면 펀드나 정기예금에 주로 투자해 왔다. 하지만 가족의 병원비 등 목돈이 필요한 일이 자주 생겨 중도에 해지하는 바람에 정해진 수익률을 챙기지 못한 때가 많았다. 그러던 중 얼마 전 은행에 들렀다가 5%가 넘는 이자를 지급하는 수시입출금 통장이 있다는 창구 직원의 말을 듣고 주거래 계좌를 옮겼다. 김 씨는 “정기예금 수익률과 비슷한 수준의 이자를 받으면서 필요한 때 돈을 뺄 수 있다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은행들이 최근 서민이나 소액 고객을 위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수익성에만 ‘올인’하던 은행들이 그동안 상대적으로 홀대하던 서민과 중소기업을 챙기기 시작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는 목소리가 많다.기업은행은 이달 초 ‘서민섬김통장’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1년 만기 기준으로 기본 금리가 5.4%다. 기업은행에서 거래를 처음 시작하는 고객에게는 0.3%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추가로 얹어 준다. 또 기업은행으로 급여 이체 통장을 옮기는 등 이 은행의 다른 상품에 함께 가입하면 0.3%포인트의 금리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단돈 1만 원만 맡겨도 연 6%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이 상품은 특히 거액 자산가들의 역혜택 방지를 위해 1인당 예금 2000만 원, 적금 월 50만 원의 상한선을 적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통장은 출시 후 10일 현재 가입자 2만여 명, 예금 321억 원어치를 유치하며 ‘대박’을 터뜨렸다.SC제일은행이 4월 1일 내놓은 ‘두드림(Do Dream) 예금’은 수시로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예금이지만 연 5.1%의 금리를 준다. 이 은행의 다른 수시 입출금식 예금의 금리가 연 0.1%라는 점에서 파격적으로 높은 금리를 적용한 것.31일 이상 예금을 넣어둬야 연 5.1%의 금리를 받을 수 있지만 예금 하한선이 없기 때문에 1원이라도 잔액이 남아 있는 상태를 31일 이상 유지하면 된다. 이 통장 이용자가 같은 은행 이용자에게 돈을 이체할 때는 수수료도 무제한으로 면제해 준다.KB국민은행의 ‘가족사랑 자유적금’은 자유 적립식 적금으로 은행권의 적금 상품 중 최고 수준인 연 6.0%의 이자를 지급한다. KB국민은행에 등록된 가족 고객의 수에 따라 연 0.3%포인트의 한가족사랑 우대 이율과 신규 가입 시 고객이 설정한 적립 목표 금액을 달성한 경우 연 0.2%포인트의 목표 달성 축하 이율을 제공한다. 가입 대상은 개인 고객으로 저축 금액은 초회 5만 원 이상, 2회차 이후 1만 원 이상이며 월별 1000만 원까지 납입 횟수에 제한 없이 저축할 수 있다.우리은행의 ‘마이 스타일 자유적금’은 고객이 직접 상품명, 약정 기간, 납입 금액, 납입 주기 등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장기형 복리식 적금이다. 변동금리 회전형 상품으로 금리에 대한 불안감이 없을 뿐만 아니라 회전 기간별 복리식으로 이자를 계산, 고객에게 보다 더 높은 이율을 제공한다는 것이 우리은행 관계자의 설명이다.은행들은 최근 소액 이용자에 대한 수수료도 낮추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창구를 통해 10만 원 이하를 다른 은행에 보낼 경우 기존에 3000원이었던 수수료를 1000원으로 크게 낮췄다. 또 10만 원 이상 100만 원 이하는 3000원에서 2000원으로 1000원을 내렸다.무주택 서민이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 대출을 받을 경우 금리를 최대 1%포인트 낮춰주는 상품도 등장했다. 하나은행은 무주택 서민이 주택 담보대출을 받을 때 일률적으로 0.5%포인트만큼 금리를 감면해 주고 대출을 받은 후 1년 이내에 연체가 없는 고객은 납입한 이자의 3%, 연체 일수가 30일 이내면 1%를 환급해 준다. 또 시중금리가 올라도 대출금리는 오르지 않는 ‘이자안전지대론’을 신청하면 금리 보장에 필요한 옵션 비용 중 50%를 깎아준다. 이 세 가지 혜택을 받고 1억 원을 빌릴 경우 총 1%포인트, 연간 100만 원가량 이자 부담을 덜 수 있다.김재창 기자 changs@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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