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상황은 지나…4월이 고비

투자전략 - 주식

미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S&P500은 3월 17일 연중 최저가인 1257.3을 기록한 후 반등 추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중반인 당시 베어스턴스가 부도 위기에 몰리고 대형 투자 은행들의 잇따른 도산 우려로 인해 금융시장은 도미노처럼 무너질 것이란 우려가 팽배했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긴급 유동성 지원과 공격적인 금리 인하는 도미노식 붕괴의 우려를 일단락 지었다. 전 세계의 거의 모든 주식시장이 3월 17일을 기점으로 반등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붕괴라는 체계적 위험이 일시적이나마 사라진 것이다.미국 FRB의 국채임대대출(TSLF) 방식(모기지 채권을 담보로 국채를 빌려 줌)의 유동성 지원은 시장의 체계적 위험을 일정 부분 사라지게 하는데 기여했다고 판단된다. 담보가 되는 채권은 AAA 등급의 최우량 채권에 한정되지만 3월 중반 이전에는 이러한 최우량 채권조차도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자산유동화증권(ABS) 가격 종합지수인 ABX지수는 AAA 등급마저도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브프라임 문제는 비단 비우량 채권뿐만 아니라 우량 채권에까지 전이되고, 따라서 미국 금융사들의 부실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최근의 ABS의 가격(ABX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AAA 등급과 AA 등급의 가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AAA 등급의 채권 가격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TSLF의 영향인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서브프라임 부실의 우량 채권으로의 전이로 인한 체계적 위험이 다소 완화된 것이다.체계적 위험의 감소는 한국 주식시장에도 나타나고 있다. 우선 3월 17일 이후 KOSPI의 반등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된다. 3월 17일 이후 초기 반등은 연속적인 갭 상승의 모양이었다. 이러한 갭 상승은 주가 하락 추세 중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베어마켓 랠리에서는, 특히 2007년 11월 이후 하락 추세 중의 반등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양이다. 2007년 10월 이전의 상승 장세, 즉 서브프라임 충격으로 주가 급락 후 빠른 주가 회복 과정에서 나타났던 모습과 유사하다.미국 소비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다. 2007년 12월 미국 소매 판매가 극도로 부진했다는 뉴스가 시장의 악재로 크게 작용했지만 이 또한 다르게 해석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소비가 보다 급격하게 둔화되는 시절에도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2005년 7월부터 2007년 1월까지는 소매 판매 증가율이 급감하고 있는 시기였다.한국 주식시장 내부에서도 체계적 위험이 감소하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가 있다. 주가 상승이 빠르게 나타나는 개별 종목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3월 중반 이후 주가등락비율(ADR)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앞으로 서브프라임 관련 충격으로 인한 주가 조정이 있다고 해도 모든 종목들이 동시에 추세가 무너질 가능성은 적다는 것이다. 개별 종목 장세가 당분간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개별 종목 단위의 실적과 펀더멘털에 따라 주가의 조정 폭과 상승 속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한국 주식시장은 최악의 상황이 지났다고 판단된다. 앞으로 몇 차례 서브프라임 관련 충격으로 인한 주가 조정의 가능성은 있지만 3월 17일 KOSPI 저점 1537.53을 하회하는 주가지수는 2008년에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KOSPI 지수는 계속 저점을 높여갈 것이다.대략 4월께가 주가 상승 추세의 시작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 근거는 ‘기업 이익 사이클과 이익 전망 컨센서스가 반영하는 투자 심리’다. 투자 심리에 기반한 역투자 전략(contrarian strategy)이다.2008년 들어 최근까지 2008년 기업 실적 하향 조정이 빠르게 진행됐다. 기업 이익 전망 컨센서스는 시장 심리를 그대로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이익 전망 하향 조정도 속도 측면에서 마무리되는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과거의 경우 이익 전망 하향 조정이 중반 단계로 들어서면 주가는 이미 바닥을 지나고 있었다.4월 중반 이후의 KOSPI 예상 경로는 다음과 같다. 4월에는 다시 한 번 서브프라임 문제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4월 넷째 주에 주요 미국 금융사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실적 발표를 전후해 부실 자산 상각액이 예상보다 커졌다는 우려감이 악재로 작용할 것 같다. 앞의 ABX 추이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2008년 1분기 ABX 하락률로 추산) 미국 금융사들의 1분기 부실 자산 상각액 또한 대규모일 것이다. 비록 2007년 4분기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시장 충격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주식시장이 상대적으로 큰 조정을 받는다면 이때 주가 저점이 형성되고 이후 추세적이고 안정적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4월 말 FRB의 추가 금리 인하 결정이 예상되고 이후 5월에는 주가 상승 요인이 보다 많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4월까지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들은 시장 심리가 극도로 악화됐던 2007년 12월, 그리고 2008년 1월과 2월의 통계치들이 대부분이다. 5월부터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은 주로 2008년 3월과 4월의 통계치들이다. 따라서 이 지표들은 일시적으로나마 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경기 회복, 혹은 서브프라임 종료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 심리가 주식시장에 반영될 것이다. 중국 주식시장에서도 공급 물량 부담이 완화되고 조정 국면이 끝나는 신호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6월까지 미국 경제지표 발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소식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리 인하 사이클 종결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질 것이다. 과거 주가의 상승 추세는 금리 인하 사이클 종결 시점으로부터 출발했다.7월이 되면 다시 한 번 주가 상승의 눌림목(주가 조정)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적으로는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흐름이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2007년 초 나타난 대규모 환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2005년 말과 2006년 초 대규모로 유입된 자금들이 대략 1년 정도가 지난 후에, 둘째, 주가(KOSPI)가 1년 전 대비 소폭 플러스 수익률이 난 후에 나타난 것이다. 같은 규칙을 적용하면 2007년 6, 7, 8월에 대규모의 자금이 유입됐고, 이에 대한 대규모 환매는 대략 2008년 7월에, 그리고 KOSPI지수 1850선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7월은 또한 미국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2008년 2분기 또한 자산 상각액 규모가 클 수 있다는 우려감이 시장의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경제지표 또한 미국 경기의 둔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신호들이 나타날 수 있고 따라서 더블 딥 우려가 시장에 나타날 수도 있다.한국의 경우도 현재의 기대와는 다르게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한두 분기 더 늦춰질 수도 있다는 우려감이 나타날 수도 있다.그래서 올 여름은 서머랠리가 없고 이후 4분기부터 빠른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 4분기와 2009년의 한국 기업 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미국 금리 인하의 효과들도 조금씩 나타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도 올림픽이 지났지만 여전히 고성장세 유지가 가능하다는 전망들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투자 유망 업종은 전기전자, 조선, 기계, 제약, 증권을 추천한다. 먼저 전기전자 업종은 다음과 같은 투자 포인트가 있다. 첫째, 2004년 이후로 지난 3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던 업종이라 2008년 턴어라운드(이익 성장이 플러스로)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크다. 둘째, 서브프라임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출 호조를 보이는 액정표시장치(LCD), 가전, 휴대폰, 전자부품 사업을 하는 기업이 유망하고 상대적으로 반도체 부문은 투자 판단을 하반기 이후로 늦춰도 무방하다고 판단된다. 반도체 업황이 현재의 기대보다 늦게 회복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셋째, 2007년까지 중국 관련주라 일컬어지는 산업재(조선, 기계, 해운, 항공, 건설 등)와 소재(철강, 화학) 종목 일변도의 국내 기관투자가 포트폴리오가 이제는 키 맞추기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전기전자 관련 종목의 투자 비중이 시장 비중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곳이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중국 등 신흥시장의 내수 성장 수혜 업종이기 때문이다.두 번째로 조선 등 2007년 주도 업종이 아직도 투자 유망하다고 판단된다. 그 이유는 첫째, 2008년에도 이익 증가율이 높기 때문이다. 아직도 성장이 끝난 업종이 아니라고 판단된다. 둘째, 지난 4분기 이후 주가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크게 줄었다. 셋째, KOSPI가 2004년 하반기 이후 재평가(re-rating)되는 동안 경제 성장률이나 이익 증가율과 같은 모멘텀(증가율)의 영향보다는 기입 이익의 규모나 수준에 따라 주가가 상승했다. 조선 업종 또한 이러한 KOSPI 재평가 스토리를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업종의 이익 증가율은 2007년을 고점으로 증가율이 낮아진다. 하지만 이익의 수준은 향후 수년간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주가는 증가율보다는 수준을 따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넷째, 인수·합병(M&A) 이슈가 있다. 조선주는 기업에 따라 인수자, 혹은 피인수자 입장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섯째, 모든 업종 중 이익 개선의 가시성(earnings visibility)이 가장 높기 때문이다. 소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비 증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당분간 한국 조선사의 독점적 지위와 이로 인한 고가 수주에 힘입어 영업 마진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제약 업종 또한 투자 유망하다. 서브프라임의 충격은 산발적으로 시장을 괴롭힐 것이고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특성이 강한 제약 업종이 안정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신정부의 신약 산업 육성 테마 수혜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증권 업종 또한 투자 유망하다고 판단된다. 자본시장통합법 테마가 그 실익과 이익 실현 가능성이란 의문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관심으로 재차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주식 자산 선호 현상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은 지금 단기 변동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흐름은 대세다. 증권사들의 수익이 늘어날 수 있는 배경이 된다. 또한 단기적으로도 고객예탁금이 최근 3주 동안 다시 1조5000억 원이 늘어 현재는 10조5000억 원으로, 2007년 4월 초 수준이다. 2007년과 같은 추세를 반복할 가능성이 있어 증권주 투자가 유망하다고 판단된다.마지막으로 현재는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되는 시기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대폭 호전된 기업들을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매수할 수 있는 시기다. 분기 실적 호전주 투자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초과 수익이 가능한 투자 전략이다. 특히 1분기 실적 호전주 투자는 앞으로 남은 연말까지 성공적으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분기 실적 호전은 대체로 연속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계속되는 주가 상승을 향유할 수 있게 된다.코스피지수가 다시 연중 최저점인 1537.53을 하회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서브프라임의 여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된다. 주가 상승 중에도 산발적으로 시장을 괴롭힐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적의 투자 수단은 1분기 실적 호전주에 투자하는 것이다.앞서 언급한 투자 유망 업종은 1분기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그 대표주 들인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LG전자 LG 삼성증권 삼성전기 대웅제약 호텔신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최근의 주가 반등이 부담스럽다면 1분기 실적이 대폭 호전된 것으로 발표되는 중소형주를 4월 말 이후에 투자하는 것도 바람직하다.조윤남·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yunnamcho@daish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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