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 수입 ‘장점’…수익률 따져봐야

노후 대비용 상가 투자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이 숨죽이고 있는 가운데 분양 시장은 봄 성수기를 맞을 채비에 한창이다. 상가 시장 역시 4·9 총선 이후 전통적으로 투자 수요가 몰리는 주공 상가를 비롯해 서울 수도권을 중심으로 새로운 물량 공급이 예정돼 있다.요즘 상가 투자는 주택 시장을 대신하는 투자처가 아니라 노후 대비용 투자 상품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고령사회가 임박한 상황을 감안하면 이제는 ‘오래 살기 위한 노력’보다 ‘오래 사는 위험성에 대비’해야 하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정적인 임대 수입을 기대할 수 있는 상가는 수십 년을 소득 없이 생활해야 하는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미래의 대안 상품으로 충분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하지만 상가 투자는 어느 부동산 상품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초보 투자자는 상가 시장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지역별, 유형별, 위치에 따라 각양각색의 성과를 내는 까닭에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사실 상가는 대중적인 투자 상품이 아니다. 특히 투자 자금이 주택에 비해 아주 높은 수준이다. 최근 서울의 평균 아파트 분양 가격은 3.3㎡당 1800만 원선이며 전국 평균은 1000만 원이 약간 넘는다. 하지만 상가는 2008년 1월 이후 입점 근린상가 1층 기준으로 서울 지역 내 분양가가 3.3㎡당 4000만 원을 훌쩍 뛰어 넘어서고 화성 동탄, 화성 봉담, 하남 풍산, 의왕 청계, 인천 논현 등 신규 택지지구의 평균 분양가도 3000만 원에 가깝다. 비교적 투자 가치가 높은 1층 상가와 풍부한 유동 인구가 있는 대형 상업 지역 내 상가는 투자 자금 규모가 아파트 값의 2배가 넘는 곳이 수두룩하다. 누구나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제 투자 수요는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또 상가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 동일한 건물이라고 하더라도 각각의 상가 가치가 모두 다르다. 손색없는 입지에 있다고 하더라도 소비자가 외면하는 상가가 적지 않다. 상가를 소유한다고 해서 모두 돈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성공적인 상가 투자를 위해선 우선 소비층의 왕래가 빈번한 입지를 골라야 한다. 배후 세대와 유동 인구의 파악이 끝났다면 일단 소비자들의 눈에 잘 띄는 곳인지 체크해야 한다. 지하철, 버스정류장 등 수요층 유발 지점으로부터 동선이 가까운 곳을 고르는 것이 좋다. 주변에 은행, 커피 전문점, 유명 프랜차이즈 매장 등 다양한 업종이 포진하고 있다면 고른 소비층의 유입을 기대해도 좋다.상가 투자에 있어 자금 운용 전략은 더없이 중요한 요소다. 투자 금액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이다. 상가 투자 시 대출 금액은 30% 이내에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초기 자본이 부족하다고 해서 과도하게 차입을 하다 보면 상가 임대 후에도 지출이 수입을 웃도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자칫 건물 준공 후 상가의 공실 기간이 길어지면 꼼짝없이 이자만 물어야 하는 최악의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일반적으로 신규 상가를 분양 받을 때 분양 업체 측이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50%선의 대출을 알선해 준다. 개인 신용도에 따라 대출의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무엇보다 상가 임대 수익률을 미리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 최근의 추세대로라면 기대 수익률 7%대에 맞춰 놓고 물량을 찾아보는 것이 안정적이다. 이 기준치에 다소 못 미치더라도 미래 가치가 양호한 입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추후 합리적 임대료 상승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면 멀찌감치 내다보는 투자 기법도 필요하다.그렇다면 올해 유망한 상가 투자 지역은 어딜까. 배후 수요가 탄탄해 인기가 높은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단지 내 상가부터 살펴보자. 대한주택공사는 올해 101개 단지에서 총 814개의 상가를 공급한다. 4~7월 중 2117가구가 포진하고 있는 하남 풍산 4개 단지에서도 상가가 공급될 예정이다. 화성 향남에서도 5월 941가구를 끼고 있는 상가 11개가 공급된다. 주변에 발안지방산업단지 및 금의 지방산업단지가 조성 중이라 공단 완공 시 입주민 외 공단 종사자 등 외부 고객까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용인 흥덕도 5월 이후 2503가구(국민임대)를 배경으로 4개 단지에서 32개 점포가 공급된다.주공 단지 내 상가는 분양 주체가 안정적인데다 600가구를 상회하는 탄탄한 수요층이 장점이다. 다만 공급 방식이 경쟁 입찰이다 보니 내정가 대비 200~300%선을 상회하는 상식선을 벗어나는 분양가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주변 예상 임대 가격 분석을 마친 후 합리적인 선에서 응찰에 나서는 것이 좋다. 또 분양 아파트냐 임대 아파트냐, 인근 대형 할인점과의 경쟁 관계가 어떤가를 미리 따져보는 게 안전하다.택지개발지구 상업지 상가에도 관심이 높다. 화성 동탄신도시는 2010년 삼성반도체 화성공장의 입성으로 새로운 상권 판도가 예상되는 가운데 2008년 3월 현재 아파트 입주율 95%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점차 상업지에 대한 창업 수요 증가 및 투자 수요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동탄 상업지의 분양가는 평균 1층 기준 3.3㎡당 3000만 원대에 형성돼 있다.의왕 청계지구는 지난해 8월부터 입주가 진행되고 있고 서울과 판교의 근접성이 장점으로 꼽힌다. 청계산을 오르는 산행 수요도 많은 편이라 도로변 상가의 특수도 예상되는 곳이다. 이 지역 신규 상가 분양가는 평균 1층 기준 3.3㎡당 2900만 원선이다.5700가구, 약 1만7000여 명이 수용될 예정인 하남 풍산지구도 오는 8월 집들이가 예정된 가운데 상가 분양이 한창이다. 1층 기준 평균 분양가는 3200만 원선으로 높은 편이지만, 상업지 비율이 1.8%로 희소성이 높고 미사리 조정경기장과 서울 외곽순환도로와 인접해 있는 입지적 장점이 있다.분당과 가까운 성남 도촌지구는 지난해 12월 말 입주를 시작, 올 연말까지 아파트 5000여 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상가 공급가는 1층 평균 3000만 원선을 웃돌고 있다.이 밖에 김포 장기, 화성 향남, 봉담지구 등도 입주가 예정돼 있어 관심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택지지구와 상업지구는 상권이 자리 잡는 데 최소 2~3년이 걸린다. 이런 특성에 대한 이해와 인내의 과정이 필요하다. 아파트 입주가 다 끝나도 상권이 형성되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입주 1년 이상 지나 본격적으로 상권 형성이 시작되는 택지지구 상가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은 투자 방법 중 하나다.수도권에서 서울로 고개를 돌려보면 뉴타운, 9호선 신설역세권, 재건축 상가가 투자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9호선 1단계 구간이 완성될 예정으로 여의도 당산 노량진 고속터미널 가양 염창 흑석동 교보타워사거리 인근의 상가가 관심의 대상이다. 잠실 주공 1, 2단지와 신천 시영 등에서도 하반기 대규모 입주가 예정돼 있어 단지 내 상가 공급에 이목이 집중돼 있다.박대원·상가정보연구소 수석연구원 smp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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