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중요성 ‘쑥쑥’…문화마케팅 ‘기본’

부자고객 잡는 7가지 키워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매스 마케팅과 달리 귀족 마케팅은 주요 고객인 부자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만큼 품격 있는 태도(Attitude)와 그들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할 수 있는 안목(Inight)이 필요하다. 이러한 태도와 안목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귀족 마케팅을 추진하는 모든 주체가 장기적 관점에서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국내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2000년대 초반부터 귀족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싹트기 시작했는데 다양한 산업에서 본격화되면서 귀족 마케팅의 효용성과 일반적인 방법론은 많이 보편화됐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성공적인 귀족 마케팅 전략의 기본을 어떻게 실행하는가라는 것이다. 성공적인 귀족 마케팅을 위한 7가지 전략 키워드를 살펴보았다.귀족 마케팅의 기본은 브랜드다. 브랜드는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담고 있는데 명품 브랜드에는 희소성(Exclusivity), 역사적 의미(Heritage), 그리고 환상(Fantasy)이라는 명품 인자가 녹아 있다. 유럽의 명품 브랜드들은 수십 년에서 많게는 수백 년간 브랜드 가치를 차곡차곡 쌓아온 것에 비해 비교적 역사가 짧은 국내 기업들은 프리미엄 브랜드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하고 있다. 브랜드의 가치(Value up)를 올리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고품질, 디자인 경영, 명품 마케팅 등이 필요한데, 특히 품질의 차이가 거의 나지 않기 때문에 디자인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명품 브랜드에서 디자이너의 위상은 절대적이다. 디자이너에 대한 평판이 고스란히 제품 판매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 유명인(Celebrities)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한정 생산(Limited edition)을 통해 희소성을 강조하고, 브랜드 단독 매장인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를 통해 유통을 차별화하는 등 명품 브랜드 마케팅에는 다양한 시사점이 있다.신세계백화점은 본점을 리뉴얼하면서 유명 작가의 미술품을 구매해 매장을 갤러리로 꾸몄으며 하나은행은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 펀드를 운영하며 고객에게 미술품에 관한 정보와 수익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이처럼 귀족 마케팅을 하는 기업은 고객에게 최고의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기 위해 문화 상품을 많이 활용하고 있다. VIP 고객을 음악회와 오페라 관람, 전시회에 초청해 자긍심을 높이고 문화 행사의 후원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일반화되면서 좋은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기업이 어떤 제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어떤 문화를 판매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최근 부유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테마의 멤버십 소셜 클럽이 등장하고 있는데, 한강에 떠있는 60피트 크기의 요트를 공동으로 소유하거나 프랑스의 와인 펀드에 투자하는 클럽이 그것이다. 또한 백화점에서는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패션 뷰티 브랜드는 마니아 고객을 묶어서 관리한다. VIC(Very Important Community)는 검증된 VIP들이 모이는 사교 클럽으로 기업 입장에서는 고객 관리가 용이하고 일반 고객에게 영향을 미치는 준거집단(Reference group)의 역할도 하고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멤버십 클럽을 잘 운영하기 위해서는 활동적이며 인맥이 많고 성격이 좋은 유행 선도자(Trend setter)가 필요한데 주로 아티스트, 패션 디자이너, 연예인 등이 그 범주에 속한다. 커뮤니티의 중요성으로 보아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앞에서 언급된 멤버십 커뮤니티는 일반적으로 고품격 체험 이벤트를 통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여행, 크루즈, 승마, 요트 등 다양한 체험 이벤트를 하다보면 멤버들끼리 친해지게 되고 멤버들과의 관계에 의해 브랜드 혹은 기업과의 관계도 더욱 우호적으로 강화된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라이프스타일의 관점에서 기획되는데 미술품 강좌, 보이차 교실 등 고급 취미와 연관성이 많다. 최근에는 봉사(Charity)의 개념이 가미된 행사를 기획해 고객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데 고객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한다. 외국의 한 여행사가 우주여행 패키지를 내놓았는데 VIP 고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Hospitality program)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중세시대 유럽 교회의 문지기에서 유래된 컨시어지는 호텔, 백화점, 금융업계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며 부자 고객을 대상으로 무한 감동을 제공하는 집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컨시어지가 중요한 이유는 고객과의 접점에서 기업 입장을 대변하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파악, 해결해 주는 커뮤니케이션 통로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고객 만족을 매출로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해 우량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기는 경우 일반 고객의 수십 배에 달하는 매출 감소를 감수해야 하므로 컨시어지의 자질과 역할의 중요성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귀족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리딩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또 교육해야 한다.부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매거진이 넘쳐나고 있다. 멤버십 명품 매거진과 백화점이 발행하는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금융회사나 수입 자동차의 매거진, 그리고 최고경영자(CEO)들이 주로 보는 시사, 경제지 등 직업과 계층, 거주 지역에 따라 이들 매거진은 매우 세분화돼 있다. 또한 잡지 외에 TV 매체의 경우 강남 지역에서는 디스커버리 채널 등 케이블 TV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게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미디어를 통해 광고와 홍보를 하고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알려야 한다. 명품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자, 포토그래퍼, 디자이너들이 여론 선도자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먼저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BMW는 명품 보석 브랜드 프레드(Fred), 오디오 브랜드 뱅앤올룹슨(B&O) 등과 공동 프로모션하는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 또한 루이뷔통의 행사에는 항상 모엣샹동 샴페인이 쓰인다. 이러한 현상은 관계사의 럭셔리 인프라의 효용을 극대화하기 위해서인데 이러한 공동 프로모션은 비용을 절감하고 행사를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중요 이슈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새로운 상품의 출시 단계부터 이종 산업 간의 제휴가 이뤄지기도 하는데 LG의 프라다폰이나 삼성의 아르마니폰은 공동 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한국은 매우 역동적인 시장이며 소비자의 반응도 적극적이고 수준 높아서 많은 기업들이 테스트 마켓으로 활용하고 있다. 까다로운 한국 부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다면 전 세계의 많은 부자들의 지갑을 열수 있는 경험치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렇듯 성공적인 귀족 마케팅 전략을 통해 가까운 중국과 나아가 중동, 러시아 등의 신흥 부자를 사로잡기를 기대해 본다.이기훈·더프레스티지앤코 대표 ascana@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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