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추구하는 상품 각광받을 것’

안정은 ING REIM 대표이사

ING 리얼에스테이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이하 ING REIM) 코리아 대표이사는 국내의 주거 문화가 보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안 대표는 “한국의 대표적 고급 주거 지역인 강남이 똑같은 모양의 아파트로 이뤄진 것을 외국인들은 이해할 수 없어 한다”라면서 “한국의 주거 문화는 지나치게 ‘사탕발림’ 같은 인테리어 위주로 발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그는 “향후 성냥갑 아파트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한 건축 형태를 통한 환경 친화적 주거 형태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지난 2005년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ING REIM은 네덜란드계 ING 그룹의 부동산 사업부문으로 세계 3위의 부동산 투자회사다. 이 중 ING REIM 코리아는 강남 ING 타워를 비롯해 삼성카드 빌딩, 서울이동통신 빌딩 등의 오피스 빌딩과 서비스드 레지던스 호텔인 ‘인사동 프레이져 스위츠’를 운영하고 있다. 또 외국계 최초로 부천 중동에 쇼핑몰 ‘디몰’을 직접 개발해 관리하며 수도권의 쇼핑 명소로 거듭나게 했다.“한국의 오피스 빌딩 시장은 외국인들에게 매력적입니다. 2%대의 낮은 공실률을 보면 알 수 있죠. 물론 최근엔 가격이 많이 상승해 과거 같은 높은 수익률을 올리긴 힘들겠지만 한국의 ‘가능성’을 본다면 투자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오피스 시장과 더불어 “향후 선진국형 대형 쇼핑몰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안 대표는 한 가지 재미있는 견해를 제시했다. 오피스 임대료 부문의 ‘한국적 특수성’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하지만은 않는다는 점이다.“경제 논리로만 보면 수요와 공급이 큰 폭으로 변하면 임대료도 큰 폭으로 움직여야 하죠. 하지만 한국에서는 ‘정서’라는 게 있어요. 수요가 많아졌다고 임대료를 큰 폭으로 올리면 손가락질을 받아요. 재미있는 건 이 같은 ‘정서’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일종의 ‘안전판’ 역할을 하는 거죠.”이 때문에 그는 한국 오피스 시장이 높은 성장성은 물론 ‘안정성’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연기금을 기반으로 중장기적 포트폴리오를 운영하는 ING REIM의 경우 이 같은 안정성은 매우 중요한 고려 대상이라는 설명이다.안 대표는 한국 부동산 시장의 ‘버블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물론 일부 지역에는 가능성이 있지만 “타 국가와 대비해 가계의 대출 비율이 낮은 편이라 전반적으로 ‘건전한’ 편”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의 국내 부동산 가격 상승은 전 세계적인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자산 가치 상승 추세의 일환이라 강조했다. 단 최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사태나 엔 캐리 트레이드로 인한 위험성은 한국 시장 역시 안고 있다고 말했다.안 대표는 한국 부동산 시장이 ‘미디엄 리스크’ 시장에서 ‘로 리스크’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과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는 미국계 부동산 컨설팅 회사들에 비해 유럽계인 ING REIM은 이에 대한 리스크를 적게 고려하기 때문에 곧 싱가포르 일본과 같은 ‘로 리스크’ 시장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부천의 쇼핑몰을 외국계 기업 최초로 직접 개발하면서 많은 난관이 있었습니다. 일례로 한국 시장에선 아직 제대로 된 리서치 작업도 잘 이뤄지지 않고 있어요. 대규모 개발을 위해선 유동인구 등 수요에 대한 명확한 자료가 필요한데 말입니다.”안 대표는 ‘로 리스크’시장으로 빨리 가기 위해선 부동산 시장의 ‘투명성’이 더욱 강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건설사나 은행 위주의 개발에서 벗어나 투명성과 능력을 가진 더 많은 부동산 투자·서비스 주체들이 생겨나고 경쟁해야 한다고 역설했다.약력 : 58년생. UC버클리대 산업공학과 졸업. 2002년 아르코 코리아 부동산 총괄. 2003년 로담코 부천 Executive Director. 2005년 ING 리얼에스테이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코리아 대표이사(현).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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