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경쟁자’분석하면 답은 ‘저절로’

주당들은 간혹 이런 고민을 하는 경우가 있다. 술이 남았는데 안주가 없어 추가 주문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하는 문제 말이다. 어젯밤이 그런 상황이었다. 각자 술잔이 한 잔씩 남아 있건만 안주가 동이 나고 말았다. 안주를 추가로 주문하면 또다시 남은 안주로 인해 술을 더 시켜야 하고 술자리는 더 길어질 것이 분명했다. 그때 동석한 김모 대리가 종업원을 불러 재빠르게 주문했다. “여기 꼬치 한 개 추가요.” 한 접시가 아닌 낱개로 주문하다니,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종업원은 “네, 고객님. 꼬치 한 개 주문하셨습니다”라고 대답한 후 곧 꼬치 한 개만 내왔다. 우리는 마지막 잔을 들어 건배한 후 꼬치 한 개를 나눠 먹고 술자리를 파했다.일명 ‘쪼개 팔기’다. 생선회 한 점은 물론 술도 잔술로 마실 수 있다. 서울 사당역 근처에 있는 ‘다찌와 꼬지’는 고객의 심리를 파악해 고객의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려고 이와 같은 판매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요즘 퓨전 주점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있지만 비슷한 메뉴와 비슷한 아이템으로 차별화를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시장에서 회와 해산물을 위주로 한 해산물 퓨전 요리 주점 ‘다찌와 꼬지(www.dazy cozy.co.kr)’는 단품 판매, 즉 쪼개 팔기 방식을 선보이고 있어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여성과 주부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이곳의 홀 직원들은 메뉴판을 찾는 손님에게 오가는 횟수가 타 매장에 비해 많다. 그 이유는 ‘쪼개 팔기’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쪼개 팔기’라는 단어 자체가 생소하겠지만, 쉽게 생각하면 꼬치나 초밥과 술 등을 낱개로 하나씩 판매해 먹고 싶은 것만 골라 먹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보통 주점에 가면 값비싼 안주를 시킨 후 다 먹지 못하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지불한 돈이 아깝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도 많아져 여러모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태영(남·28) 사장은 이것을 성공의 기회로 살려 차별성을 부각시켰다.초밥을 낱개로 시킬 수 있으니 자신이 좋아하는 횟감만 골라 주문할 수 있어 고르는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맞춰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식사 후 나가면서도 기분 좋을 수 있도록 고객의 편의를 먼저 고려했다. 이런 쪼개 팔기가 매출 신장에 영향력이 적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다. 저렴한 가격에 여러 종류의 메뉴가 준비된 만큼, 먹고 싶은 것만 하나씩 주문하다 보면 저절로 메뉴판을 계속 보게 되고 하나씩 주문하다 보면 결국 매출도 증가한다. 특히 안주뿐만 아니라 맥주도 300cc, 와인도 1잔, 소주도 1잔 등 주류도 쪼개 팔기를 하고 있어 젊은 여성 손님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20대 후반의 정태영 사장은 가게를 오픈하기 위해서 5년간을 준비해 왔다고 말한다. 일식 조리사로 3년간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고 퓨전 요리 주점의 점장으로 근무하며 경영 마인드를 갖춰 왔다. 하지만 막상 자신의 가게를 개점하려고 하니 막연한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하지만 책 속에 길이 있다고 했던가. 우연히 접한 책 속에서 ‘미래 죽이기 게임’이란 걸 알게 됐다. 정 사장은 자신이 일하고 있는 퓨전 주점을 대상으로 ‘미래 죽이기 게임’을 가상으로 실현해 본 결과 지금의 쪼개 팔기 방식을 발견하곤 이것을 마케팅에 접목했다.‘미래 죽이기 게임’이란 미래학자 제임스 켄턴이 자신의 저서 ‘극단적 미래예측’에서 소개한 것이다. 페덱스(Fedex)사의 리더십 교육 프로그램 중, 현재는 존재하지 않지만 가상의 경쟁 업체를 등장시켜 자사의 고객을 빼앗아 가는 시나리오가 있다. 가상의 경쟁 업체가 교활한 가격 경쟁으로 페덱스 고객의 50%를 잠식해 간다는 시나리오를 보고 페덱스의 경영진은 ‘충분히 가능한 일’임을 인정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경쟁 우위 전략을 모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정부 정책에도 오류가 있고 대기업의 전략에도 결점은 있는 법이다. ‘미래 죽이기 게임’에 따라 계획을 수립하면 당면해 있는 실질적인 위험 요인이 무엇인지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다. 본래의 ‘이 게임’은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죽임으로써 그 상황이 얼마나 끔찍한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다. 즉, 미래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는 사람에게 미래의 상황을 보여주기 때문에 스스로 대비책을 마련해 대비하도록 하는 것이다. 위험 요소를 파악했다면 그것을 최소화하거나 완전히 제거하는 데 필요한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다.정 사장은 자신이 과거에 근무했던 퓨전 주점의 위험 요소가 무엇인지 파악해 그것을 자신의 가게에 차별화 전략으로 도입했다. ‘미래 죽이기 게임’을 통해 현재 시장의 위협 요소를 파고들 가상의 경쟁 업소를 만들었고 스스로 가상 업소의 사장이 되었다.‘다찌와 꼬지’는 항상 계절 별미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그 계절에만 참맛을 볼 수 있는 메뉴를 손님들에게 제공함으로써 먼 곳에 가지 않아도 가까운 곳에서 편하게 그 계절만의 별미를 누릴 수 있도록 한 것이다.지난 가을 전어 철에 진행됐던 ‘전어 축제’를 비롯해 현재 진행 중인 ‘대하 축제’가 그것이다. 전어 철에는 전어를 시키면 소주 한 병을 서비스로 줬고 대하 축제 기간에는 대하가 포함된 메뉴를 선택하면 소주 한 병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곧이어 겨울철에는 굴 축제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연중 내내 실시되는 축제로 인해 이곳을 한 번 방문한 고객은 발길을 끊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또한 추운 겨울날에는 꽁꽁 언 몸을 녹여줄 따뜻한 꿀물을 제공한다. 이는 표 나지 않게 주류 매출을 올리는 지렛대 역할을 한다. 특히 꿀물은 숙취 해소에도 좋아 자리를 일어나기 전 꿀물을 서비스로 요구하는 고객들도 많다.지난 5년간 창업을 준비하며 자신이 희망하는 업종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 온 점과 ‘미래 죽이기 게임을 통해 자신의 경쟁력을 고취시킨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20대 후반인 정 사장의 10년 후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젊은 창업가의 성공 스토리를 통해 청년 실업이란 사회적 난제가 무색함을 느껴본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 것처럼 초심을 유지한다면 못할 것이 없다. 고경진·고경진창업연구소장 go114@paran.com양식 맞춰 기입 … 증빙 5년 보관해야새내기 창업을 한 똑순이 엄마의 간편장부 작성 노하우를 엿보자. 2007년 1월에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개업한 똑순이 엄마는 간편장부를 통해 절세 효과를 노려보기로 마음먹었다.① 1월 5일: 시설 장치 50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지급② 1월 10일: 책상 등 비품 2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을 외상 구입③ 1월 11일: 식자재 4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구입, 음식재료(면세품) 300만 원 구입④ 1월 25일: 직원 회식비 15만 원 지급⑤ 1월 27일: 전기요금 40만 원 지급⑥ 1월 27일: 도시가스 요금 50만 원 지급⑦ 1월 27일: 휘발유 대금 10만 원 지급⑧ 1월 31일: 1월 임대료 15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 지급⑨ 1월 31일: 직원 인건비 500만 원 지급⑩ 1월 31일: 1월 매출액 2000만 원(카드 매출 1600만 원, 현금영수증 매출 200만 원, 현금 매출 200만 원)이 내용을 간편장부 양식에 맞춰 작성하면 다음과 같다. 아래 양식에 맞춰 일자별로 거래 내용을 정리하면 된다.위와 같이 간편장부는 거래가 발생한 날짜순으로 기록하고 그에 대한 증빙을 5년간 보관해야 한다. 장부나 증빙 서류가 분실되면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성해용·세무법인 정상 프랜차이즈 전문 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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