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청라·광교·김포 ‘실수요 모여라’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서울 수도권에서는 매머드급 분양 잔치가 벌어진다.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인 침체에 빠져 있지만 분양시장만큼은 왁자지껄한 분위기다.11월부터 이어지는 분양 이벤트 중에서 특히 관심을 모으는 곳은 개발 규모나 미래가치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신도시들이다. 정부가 주도하는 2기 신도시인 파주운정·광교·김포양촌 신도시를 비롯, 인천 경제자유구역 배후 주거지로 각광받는 송도·청라지구가 이에 해당된다. 이른바 ‘수도권 신도시 빅4’이다. 이들 지역은 내년 상반기까지 잇달아 물량을 풀어낼 예정이다.본격적인 분양 레이스는 11월부터 시작된다. 11월 파주운정 신도시를 시작으로 12월엔 인천 송도·청라지구가, 내년 상반기엔 김포양촌, 광교신도시가 선을 보인다. 요즘 분양시장의 최대 이슈가 은평뉴타운이어서 상대적으로 수요자의 관심권에서 한 발 비켜나 있지만 이들 신도시의 매력도 대단하다는 게 부동산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입지여건이 뛰어나 향후 블루칩 신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게 매겨지는 곳이 있는가 하면, 분양가가 낮아 시세차익 기대를 걸 만한 곳도 있기 때문이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리서치팀장은 “11~12월에만 전국 택지개발지구에서 5만3000여 가구가 쏟아진다”면서 “파주운정, 인천 청라지구 등은 수도권 실수요자들이 기대를 걸어볼 만한 청약 0순위”라고 밝혔다.11월에 분양에 돌입하는 파주운정신도시는 ‘수도권 서북부의 블루칩’으로 불린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주택공급을 확대하면서 기존 운정1·2지구에 3지구를 추가, 총 1655만여㎡로 커졌다. 여기에 이미 입주가 마무리되고 있는 민간택지인 교하지구 204만㎡까지 합하면 일산신도시보다 큰 규모의 파주운정신도시(파주시에서는 신도시 정식 명칭을 ‘교하신도시’로 승인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가 완성된다. 교하지구의 경우 신도시 범위에 속하지 않지만 신도시가 지구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사실상 시범단지의 역할을 하고 있다.파주는 교통이 약점으로 꼽히지만 이 역시 곧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 상암동~파주의 제2자유로와 경의선 확장공사가 2008년 완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2013년 신도시 개발이 마무리되면 파주시 인구가 52만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어서 이에 따른 각종 생활편의시설, 교육환경도 확충될 것으로 기대된다.이번에 공급되는 아파트는 총 7100여 가구 규모다. 분양가는 85㎡ 이하 물량은 3.3㎡당 900만 원대, 85㎡ 초과 중대형은 1100만~1200만 원선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주변 시세가 분양가와 비슷하거나 낮은 편이어서 채권입찰제는 적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이번 분양에서는 단지별로 청약 결과에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신도시의 면적이 넓고, 위치에 따라 교통 등 주거환경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어 청약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청약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입지는 경의선 운정역 주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운정역 주변 A9블록(남양건설), A10블록(동양메이저건설), A11블록(동문건설) 단지가 ‘최고 명당’으로 꼽힌다.부동산114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파주운정신도시의 가점제 당첨 예상 커트라인은 41~44점(수도권 1순위 청약통장 가입자 40~50%가 청약할 경우) 선인 것으로 나타났다.인천 송도·청라지구는 ‘서해안시대 중심도시’라고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청라지구는 친환경적인 입지와 독보적인 인프라가 최대 장점이다. 게다가 다른 신도시에 비해 분양가 수준이 낮고 경제자유구역의 개발 프리미엄을 고스란히 안을 수 있어서 투자가치도 높게 매겨진다.송도·청라지구에선 기존 신도시에서 볼 수 없었던 도시기능이 선보일 예정이다. 외국 대학과 국내 대학들의 이전이 추진되고 있어 교육도시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은 한편, 골프장과 월드 트레이드 센터, 의료 시설들도 함께 들어서 레저도시의 면모도 갖추게 된다. 또 업무시설, 호텔, 컨벤션 센터, 백화점 등 국제업무타운 건설도 예정돼 있다.분양 레이스는 청라지구에서부터 시작된다. 총 8000가구 아파트 가운데 절반 이상인 4964가구가 쏟아진다. 중흥건설과 대주건설 등이 5개 블록에서 2290가구를 분양하고, GS건설 등은 12월에 3개 블록에서 2674가구를 내놓을 예정이다. 또 송도지구에선 12월부터 분양이 이어진다. 현대건설과 포스코건설이 3개 단지에서 1953가구(99~399㎡)를 풀어놓을 계획이다. 특히 중대형 물량이 많다.두 지구는 인천 외 거주자에게도 문호가 넓은 게 특징이다. 인천 거주자에게 분양 물량의 30%가 우선 공급되고 나머지 70%는 서울 등 수도권 거주자의 몫이다. 이에 따라 인천 외 지역 청약자들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114가 예상한 가점제 커트라인은 55~58점으로 나타났다.분양가는 두 지구가 큰 차이를 보일 전망이다. 청라지구의 경우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아 3.3㎡당 800만~900만 원선에서 분양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송도의 경우는 주변 시세 수준인 3.3㎡당 1400만 원대에서 분양가가 정해질 가능성이 높다.광교신도시와 김포양촌신도시는 내년 상반기 분양시장의 주인공 자리를 예약해 둔 상태다. 특히 광교신도시는 서울 강남, 용인 등지와 거리가 가까워 판교에 이은 ‘강남 대체 신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전문가 대부분이 분양을 앞둔 수도권 신도시 가운데 가장 투자가치가 높은 곳으로 꼽을 정도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경기지방공사도 광교신도시를 ‘명품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하고 공을 들이는 중이다.내년 9월 첫 분양 테이프를 끊을 예정인 광교신도시는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3.3㎡당 1100만 원 안팎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이는 공동주택용지 공급가격을 근거로 부동산업계에서 추산한 것으로, 판교신도시의 중대형 분양가(채권매입액 제외)보다 평당 200만~300만 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또 중소형 아파트의 분양가는 3.3㎡당 940만 원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인기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점제 커트라인은 서울 송파신도시, 은평뉴타운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114의 예상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커트라인은 무려 68점으로 송파, 은평에 비해 오히려 3~4점 높았다.한편, 내년 6월 공급을 시작할 예정인 김포양촌신도시는 분양가가 3.3㎡당 800만 원대 후반 수준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이는 수도권 빅4로 거론되는 신도시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며, 인근 장기동 아파트 시세보다도 낮은 것이다. 따라서 실수요층이 적극 청약에 임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부동산114가 예상한 김포양촌신도시의 가점 커트라인은 53점 안팎이다. 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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