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하게 승리하는 재치

‘이기는 심리의 기술 트릭’

기업 인수·합병(M&A)이든 국가 간의 외교 협정이든, 상인과의 흥정이든 모든 협상의 목표는 좀 더 많은 실리를 얻어내는 것이다. 심지어 사람을 죽여서라도 이익을 챙기는 탈레반 같은 무리도 있는 게 협상이란 마당이다. 하버드대학의 MBA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비즈니스맨들의 75%가 필요하다면 ‘비도덕적인 행위를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사정이 이러니 협상에서 자존심이나 윤리를 따지는 것은 아마추어의 감상에 불과할 수도 있다.‘이기는 심리의 기술 트릭’은 협상에서 유용하게 써먹을 수 있는 ‘트릭’을 소개하는 책이다. 그렇다고 아무 트릭이나 권장하지는 않는다. 책이 제안하는 트릭은 ‘깨끗한 트릭(클린 트릭)’이다.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하거나 상대의 화를 돋워 냉철함을 잃게 하거나 악의적인 함정을 파는 ‘지저분한 트릭’과는 명확하게 선을 긋는다.‘(트릭은) 사전을 보면 비열한 술책이라는 뜻도 있지만 멋지게 해치우는 재치라는 뜻도 있다. 전자가 지저분한 더티 트릭이라면 후자는 멋진 클린 트릭이다.’책은 30여 가지의 ‘클린 트릭’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협상에서 한국인이 흔히 저지르는 잘못된 전략을 꼬집고 보다 효과적인 노하우를 제시한다. 이번만은 무조건 협상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식의 사생결단식 조급증을 꾸짖고 처음부터 최고경영자(CEO)가 달려들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때로는 은근한 위협이 먹힐 수도 있으니 주저하지 말라는 마키아벨리식 충고도 잊지 않는다. 지저분한 트릭에 대처하는 방법도 눈길을 끈다. 협상 자체를 중단하거나 ‘이에는 이’ 식의 반격 등이 그것이다. 물론 상황에 맞는 적절한 응용은 필수다.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의 글로벌 기업과 국제 무역상의 ‘빅 딜’까지 책은 무수한 실례를 들어 클린 트릭 협상론을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고 평범한 직장인에겐 너무 멀고 수준 높은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몸값 올리는 연봉 협상법과 전직의 기술, 못된 상사와 잘 지내기 등 작지만 실속 있는 노하우도 다채롭게 다루고 있다.저자 스스로 일반적인 30~40대를 위해 쉽게 썼다고 말할 만큼 쉽게 읽히지만 경험과 사례에만 기대지는 않았다. 국내 최정상급 협상학자의 책인 만큼 과학적인 근거와 이론적 탐구에서 비롯된 내용으로 채워졌다.메이드 인 차이나 없이 살아보기사라 본지오르니 지음/안진환 옮김/엘도라도/312쪽/1만3000원중국산 제품을 쓰지 않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까. 가능하지만 대단히 어렵고 고달플 것이다. 책은 미국의 경제지 프리랜서 기자가 1년 동안 중국산 제품 없이 생활한 과정을 담고 있다.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상상을 뛰어넘는, 수없이 많은 장애를 만난다. 수치가 아닌, 생생한 체험을 통해 세계화를 뼈저리게 느끼게 된 1년이었다는 얘기다.씽크 아세안필립 코틀러 외 지음/윤규상 옮김/비즈니스맵/268쪽/1만5000원아세안은 이미 세계 경제의 중요한 축이자 거대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다. 책은 아세안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마케팅 전략을 담고 있다. 아세안 마케팅의 필요성에서 전략, 성공 사례 등을 망라한다. 이미 특별한 성공을 거둔 기업은 물론 현재 적극적으로 아세안을 공략하고 있는 기업들의 전략이 자세히 소개됐다. 마케팅의 거장이라는 필립 코틀러가 참여해 관심을 끈다.명화 경제 토크이명옥, 정갑영 지음/시공아트/239쪽/1만4000원예술이 당대의 경제와 정치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얼마든지 증명할 수 있는, 상식에 속하는 명제다. 그렇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서로의 경계가 높기 때문이다. 책은 동서고금의 명화 속에 숨어 있는 당시의 사회상과 경제 원리를 결합하고 있다. 현직 미술관장과 경제학 교수가 공동 저자로 나서 서로에게 도움말을 주는 형식이다.걸을수록 뇌가 젊어진다오시마 기요시 지음/성기홍 외 옮김/전나무숲/216쪽/1만 원걷기가 건강에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걷기 열풍이 부는 이유다. 하지만 정신 건강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마땅한 대답이 없다. 책은 걷기를 좋아하는 일본의 뇌과학자가 걷기와 정신건강의 관계를 뇌과학 이론으로 소개한다. 스트레스 줄이는 걷기, 창의력 높이는 걷기, 감성을 자극하는 걷기, 보다 즐겁게 걸을 수 있는 법 등 다채롭고 신선한 방법이 등장한다.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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