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잉글리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즈니스 과정에서 파트너에 대한 칭찬만큼 효과적인 수단도 드물 것이다. 특히, 파트너가 입고 나온 의복(Clothing)에 대한 칭찬 한마디는 협상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끄는 첨병 역할을 거뜬히 수행한다. 반면, 아래의 사례처럼 칭찬의 표현이 콩글리시로 훼손될 경우 자칫 협상 분위기가 파국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적지 않은 주의를 요한다.< 사례1 >Mr. Park : Wow, the tie goes with your combi. (와, 넥타이가 당신의 combi와 잘 어울리네요. [Mr. Park의 원래 의도 - 와, 넥타이가 콤비와 잘 어울리네요.])Mr. Green : Well… Thank you. (그러니깐… 고맙습니다.)Mr. Park : And also, you look nice in your blue Y-shirt. (게다가, 청색 Y형 셔츠를 입으니 멋있어 보입니다. [Mr. Park의 원래 의도 - 게다가, 청색 와이셔츠를 입으니 멋있어 보입니다.])Mr. Green : ???사례1은 아직까지도 비즈니스 현장에서 심심치 않게 목격되는 촌극이다. 서양식 의복과 그 명칭이 일본을 통해 왜곡된 상태로 유입된 까닭에, 여전히 일본은 물론 우리까지 동시에 겪어야 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먼저, 콤비(combi)라는 정체불명의 단어가 문제다. ‘색상과 천이 다른 웃옷과 바지를 조합하여 입는다’는 뜻에서 콤비네이션(combination)이라는 영어 단어를 무리하게 연결한 다음, 일본식 특유의 ‘단어 잘라먹기’ 관습을 살려 콤비(combi)가 탄생하게 됐고, 그 이름이 그대로 우리에게 전해져 마치 정확한 영어식 표현인 것처럼 굳어지게 된 것이다.그러면 ‘와이셔츠’는 어떻게 된 것일까. 그 기원은 메이지 유신 이후 서양의 의복이 본격적으로 일본에 소개되던 시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양인들이 평상복으로 입는 반소매 셔츠를 ‘티셔츠(T-shirt)’라고 부르는데 착안, 공식 업무용 복장 또는 예복으로 입는 셔츠가 알파벳 Y의 모양에 가깝다고 해서 ‘와이셔츠(Y-shirt)’라는 이름을 그냥 붙여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이름이 그대로 우리나라에 이식돼 버젓이 영어 단어 행세를 해 온 셈이다.그렇다면 ‘콤비’와 ‘와이셔츠’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콤비’는 ‘재킷(jacket)’으로, ‘와이셔츠’는 ‘드레스 셔츠(dress shirt)’ 혹은 ‘비즈니스 셔츠(business shirt)’라고 해야 분명한 의사소통이 된다.< 사례2 >Ms. Clark : Hey, there’ a stain on your pants. (바지 위에 얼룩이 묻어 있네요.)Mr. Kim : On my pants? (제 속옷 위에요?)Mr. Clark : Yes, there’s a yellow stain on your blue pants! (네, 푸른색 바지 위에 노란 얼룩이 묻어 있다고요!)Mr. Kim : ???이번 사례는 자칫하면 큰 오해로 번질 수도 있는 경우다. 상대방의 바지(pants)에 얼룩이 묻어 있다면 이를 친절히 알려주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팬츠(pants)를 ‘속옷’으로 잘못 알고 있기에 이 같은 친절한 배려도 ‘자신의 속옷에 뭐가 묻었다’는 식의 모욕적인 언사로 받아들여지게 된다. 하물며, 여성 파트너에게서 이런 말을 들었다면 그 오해는 비약을 거듭할 수 있다.참고로 팬츠(pants)는 일반적인 ‘바지’를 가리키는 보통명사로, 발음하기에 짧고 간편해 회화에서 트라우저즈(trousers)보다 더욱 널리 사용된다. 반면, 우리가 흔히 ‘팬티’라고 부르는 단어는 팬티스(panties)에 해당되며, 이는 ‘여성 또는 소아용 속옷’을 지칭한다. 그리고 ‘남성용 속옷’은 언더쇼츠(undershorts) 또는 브리프(briefs)라고 해야 맞다.이 밖에도 우리가 잘못 알고 자주 남용하는 의복 관련 콩글리시를 정리하면 아래의 표와 같다.‘달걀을 깨지 않고선 오믈렛을 만들 수 없다(You can’t make an omelette without breaking eggs)‘는 영국 속담이 있다. 그렇다. 달걀만 매만진다고 내가 원하는 오믈렛이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비즈니스에서의 원활한 의사소통 역시 마찬가지다. 라이팅 머신(Writing Machine, www.ibt-writing.com) 같은 업무 지원용 소프트웨어로 적극적으로 깨뜨리는 시도를 하지 않는 한, 그 꿈은 언제나 요원할 따름이다. 염인호· ㈜TG S&S 대표연구원 www.ibt-writi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