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스쿨 체험기 - 세계경영연구원 NCP 과정
어느 날 신문을 읽다 눈에 확 들어오는 기사를 발견했다. 최고경영자(CEO)들에게 협상법을 가르쳐 주는 세계경영연구원(IGM)의 NCP 과정을 소개하는 내용이었다. 수없이 많은 CEO 과정이 있지만 협상을 주제로 한 것은 IGM의 NCP가 유일하다고 했다. 평소 협상에 대해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던 터라 주저 없이 곧바로 전화번호를 찾아 직접 연락을 취했다. 지난해 초의 일이다. 그렇게 해서 NCP 과정 3기로 16주 동안의 교육에 참여하게 됐다.굿센테크날러지는 2004년 대림그룹의 계열사인 대림I&S에서 분사한 정보기술(IT) 솔루션 업체다. 대림산업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대림그룹 계열사에서 7~8년 동안 주로 IT 분야 임원 생활을 하다 갑작스럽게 CEO 역할을 맡게 돼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 한마디로 따뜻한 온실 속에만 있다가 찬바람 부는 밖으로 나온 격이었다. CEO의 역할은 끊임없는 의사결정과 협상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회사 내 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협상에서 큰 어려움을 느꼈다. 대기업에 있을 때는 체계적으로 제공되는 정보들을 보고 최종 판단만 하면 그만이었지만, 이제는 모든 걸 스스로 파악하고 결정해야 했다.수업은 매주 수요일 저녁에 진행됐다. 16주 교육 기간 동안 한 번도 빠지지 않아 수료식에서 우등상을 받을 만큼 열심히 다녔다. 그때 받은 수업 자료들을 지금도 사무실에 따로 모아놓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꺼내보곤 한다. 첫 시간에는 협상의 본질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협상을 막연히 사람 만나서 말로 재주를 부리는 것 정도로만 생각해 왔기 때문에 ‘협상은 과학’이라는 말이 처음에는 마음에 와 닿지 않았다. 하지만 ‘협상의 10계명’을 하나하나 배워 나가면서 그 말에 저절로 머리가 끄덕여졌다.교육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협상 실습이었다. 모두 5번에 걸쳐 모의 협상을 진행했다. 요즘은 실습 횟수가 대폭 늘어났다고 들었다. 우선 조를 나눠 CEO, 재무담당, 영업담당 등으로 역할을 맡는다. 처음에는 대부분 서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멋쩍고 서먹서먹했다. 그러나 조금 지나자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나중에는 모두 자기 역할에 빠져들었다.그런데 협상 실습에서 핵심은 비디오 리뷰다. 모의 협상 과정을 비디오로 녹화해 함께 보면서 장단점을 토론한다. 협상에 임하는 자신의 모습을 비디오로 보는 것은 정말 낯선 경험이다.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이렇게 비디오로 보면 자신의 문제점이 훨씬 잘 보인다. 협상 테이블에서 얼굴 표정이 지나치게 경직되곤 한다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됐다. 그 후로는 가능하면 부드러운 표정을 유지하려고 애쓰게 됐다.5번의 모의 협상이 짧게만 느껴졌다. 반복 실습을 통해 ‘협상의 10계명’을 어떻게 상황에 맞게 적용해야 하는지 조금은 알게 됐다. 하지만 이를 몸에 체화하려면 더 많은 실습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협상 테이블에서 저절로 튀어 나올 정도로 말이다.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정말 원하는 것을 재빨리 잡아내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부터 원하는 것을 내놓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각자 다른 걸 포기하면서까지 갖고 싶은 게 있게 마련이다. 이를테면 겉으로는 돈이 문제인 것 같지만 내면적으로는 자존심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한 경우도 있다.NCP 과정을 함께 들은 동기들과는 지금도 자주 만나 도움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CEO 과정이 인적 네트워크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데 반해, NCP에는 전문적인 지식에 대한 욕구가 강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 더 잘 통하고 관계도 오래 유지되는 것 같다.NCP 과정을 듣고 나서 협상에 자신감을 갖게 됐다. 사업적 협상에 활용해 성과도 냈다. 특히 직원들이 정말 원하는 것을 파악하고 협상을 하는데 더 이상 어려움을 느끼지 않게 됐다. 임원들과 영업직원들을 IGM 협상스쿨의 2일짜리 단기 과정에 보내 교육을 받도록 하기도 했다.우리나라도 CEO라면 이제는 누구나 다 협상교육을 받아야 한다. 임원이나 관리자들도 마찬가지다. 협상은 ‘윈-윈’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협상의 중요성이 커진다는 것은 그만큼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회가 된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 나 혼자 이익을 독차지하려고 해서는 협상에 성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세계경영연구원(IGM)이 운영하는 NCP(Negotiation & Business Communication Program) 과정은 협상하는 법과 말하는 법을 ‘과학적’으로 배울 수 있는 국내 유일의 ‘협상 최고경영자 과정’이다.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된다는 것은 끊임없이 커뮤니케이션한다는 것을 뜻한다. 다시 말해 자신의 뜻을 이해시키고 납득시키는 동시에, 상대방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직업을 갖게 되는 셈이다. 16주에 걸친 NCP 과정을 선택한 CEO들은 집중적으로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협상 능력을 점검하고 발전케 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수많은 CEO 과정 중에 유독 NCP가 성공을 거둔 이유는 “CEO들이 자신의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을 직접 성찰할 수 있는 독특한 교육 방식 때문”이라는 게 김은정 IGM 실장의 설명이다.NCP에서는 단순히 앉아서 강의를 듣는 교육 방식이 아닌 교육생들이 직접 협상가가 되어 모의 협상을 경험하고,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게임을 통해 자신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갖게 된다. 즉, 경영자로서 자기 자신의 협상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는 셈이다. 또한 코칭 기법과 리더십, 기업의 대표로서 미디어를 대하는 방법 등에 대한 과학적이면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프로그램을 경험하게 된다.NCP 과정 2기 졸업생인 농심의 이상윤 사장은 “NCP를 통해 CEO로서 접하게 되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협상과 커뮤니케이션 기법을 체화할 수 있었다”며 “개인과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이런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의: (02)722-1786조해근·굿센테크날러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