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사마리아인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논쟁을 일으키는 학자다. 그는 재계와 관계는 물론 학계에서도 대세로 굳어진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해 줄기차게 반대해 왔다. 진보적인 학풍을 가지고 있음에도 박정희 정권의 경제 정책을 재조명, 그 공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진보 진영과 보수 진영, 그 어느 편에도 매몰되지 않으며 자기 나름의 경제학을 구축해 나가는 학자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장 교수의 신작인 ‘나쁜 사마리아인들’ 역시 다분히 논쟁적이다. 흔히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논리와 가치에 대해 과감한 반론을 펼쳐 나간다. 특히 저개발 국가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세계화의 논리에는 조롱에 가까운 비판을 가한다. 경쟁력이 약한 저개발 국가에 자유 무역을 강요하는 것은 여섯 살배기 아이에게 지금 당장 세상에 나가 경쟁력을 키워 성공하라고 부추기는 것과 한 치도 다르지 않다고 못을 박는다.저작권법이나 특허법에 대해서도 공격의 날을 세우고 있다. 인류의 발전을 위해 반드시 보호돼야 한다는 이 권리들은 사실 인류의 앞길을 가로막고 몇몇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논리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세계적으로 봇물 터지듯 증가하고 있는 ‘특허 광풍’은 저개발국의 발전을 가로막고 부자 나라들의 배타적인 이익에 봉사하는 장치일 뿐이다.신자유주의자들이 세계화의 수혜자로 자주 내세우는 핀란드의 경우도 흥미롭다. 이 나라는 1990년대 중반까지 대단히 완고하게 외국 자본을 규제한 곳이다. 하지만 그 당시에도 핀란드는 충분히 부유했다. 성장을 위해 세계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책은 이런 식의 파렴치한 ‘정설’을 풍부한 사례를 통해 파산시키고 있다.장 교수의 말을 빌리면 이 책은 ‘세계화 및 경제 발전에 대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현재의 지배적인 정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에 서 있다. 그리고 그의 시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이론보다는 실제 역사와 현재의 사례에 근거한 주장을 하고 있어 설득력이 있으며 쉽게 믿어왔던 이론을 뒤집어 보는 전복적인 지적 탐험을 제공한다.하지만 장 교수의 희망은 ‘지적 탐험’보다는 ‘실천적 진실’에 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저개발국을 희생시키려는 ‘나쁜 사마리아인들’인 현대의 부자 나라들을 과거 한때 그랬듯이 ‘선한 사마리아인들’로 되돌리는 것은 ‘우리의 도덕적 의무’라는 것이다.분산투자의 법칙제임스 위든·랜스 앨스턴 지음/박진곤 옮김/팍스넷/1만3000원장기적으로 시장 수익률을 상회하는 ‘초분산투자법’을 제안한다. 업종별이 아닌 소형주, 대형주, 가치주, 성장주 등으로 구분된 포트폴리오를 짜고 여기에 일정 비율의 채권을 포함한 후 장기 보유하는 방법이다. 투자에 대한 비용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전체 시장에 투자하기 때문에 절대 잃지 않는 투자법이란 설명이다. 장기 투자가 기본이기 때문에 특히 은퇴 자금을 만들기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효과적이다.미래 혁명신지은·박정훈 외 지음/일송북/일송북/356쪽/1만6500원‘미래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앨빈 토플러 외에 우리에게 익숙한 미래학자는 전무하다시피 한다. 이 책은 현재 미래학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10명의 세계적인 미래학자들의 예측과 그 논거를 담고 있다. 논자에 따라 매우 다양한 미래상이 제시된다. 정확한 미래는 아닐지라도 첨단의 현재를 읽는 기회를 접할 수 있다.머리 좀 굴려보시죠!조엘 살츠먼 지음/김홍탁 옮김/김영사/264쪽/1만 원아이디어 발상법이다. 먼저 대담하게 생각할 것을 권한다. 불합리하다고 지레짐작하고 아이디어를 스스로 폐기하지 말라고 강조한다. 최초로 떠오른 생각이 불합리하지 않다면 이미 쓸모없는 아이디어일 뿐이라는 아인슈타인의 가르침을 활용한 주문이다. 법칙과 가정에 대해선 일단 부정하고 봐야 한다. 그래도 안 되면 그만 생각하고 놀라고 한다. 유쾌하고 즐겁게 상상해야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세계의 명산 위대한 등정스티븐 베너블스 지음/호경필 옮김/예담/192쪽/4만8000원세계 34개 산을 등정한 35개의 등반기를 담았다. 유럽 북미 오세아니아 아시아 남극 등 전 세계의 산이 망라됐다. 에베레스트는 특별히 2개의 등반 기록이 소개됐다. 무수한 등정 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이며 교훈적인 것들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개중에는 죽음으로 끝난 기록도 있다. 저자는 영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무산소로 등정한 뛰어난 산악인이자 8권의 책을 낸 저술가이며 사진가이다.경제·경영 베스트셀러(9.27~10.3)1. 대한민국 2030 재테크 독하게 하라/김민수·이광배 지음/미르북스/1만4800원2. 이코노믹 씽킹/로버트 프랭크 지음/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3000원3. 이기는 습관/전옥표 지음/쌤앤파커스/1만2000원4. 육일약국 갑시다/김성오 지음/21세기북스/1만2000원5. 금융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송승용 외 지음/웅진윙스/1만2000원6.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박현주 지음/김영사/1만2000원7. 한국의 펀드 부자들/이데일리 특별취재팀/엘도라도/1만2000원8. 나는 쇼핑보다 경매투자가 좋다/박수진 지음/다산북스/1만2000원9. 하이퍼포머/류량도 지음/쌤앤파커스/1만2000원10. 주식투자가 부의 지도를 바꾼다/홍춘욱 지음/원앤원북스/1만3000원(집계: YES24)변형주 기자 hjb@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