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만 IT 핵심인재에 도전하세요’

유혁 고려대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사업단장

휴대폰, 셋톱박스, 텔레메틱스, 로보틱스 등은 정보기술(IT) 산업 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신성장 분야로 꼽힌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Embeded Software·어떤 제품이나 솔루션에 추가로 탑재해 그 제품 안에서 특정한 작업을 수행하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라 불리는 이들 분야는 세계 IT 기업들이 치열한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인재 양성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인재가 곧 기업 경쟁력으로 통하는 까닭이다.고려대가 올해부터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대학원 학과를 개설한 것도 ‘일당백’을 넘어 ‘일당만’의 핵심 인재를 길러낸다는 게 목적이다. ‘만 명을 먹여 살릴’ IT 핵심 인재를 키운다는게 이 과정의 사명이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사업단을 맡고 있는 유혁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톱 IT 기업들의 공통점은 몇 명의 뛰어난 인재가 기업의 성장을 견인한다는 것”이라면서 “정부-기업-학교가 힘을 합쳐 핵심 인재 양성에 나섰다”고 말했다.올 초 첫 입학생을 맞이한 이 과정은 여러 면에서 보통 대학원과 차이가 있다. 우선, 국내 최초로 미국 조지아공대(Georgia Institute of Technology)와 복수석사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애틀랜타의 명문 조지아공대 교수 2명이 매 학기 파견돼 고려대에 상주하며 강의하는 것은 물론, 커리큘럼도 현지 캠퍼스와 동일하게 진행된다. 특히 1년6개월(1년 3학기+6개월 인턴십)의 과정을 마치면 고려대와 조지아공대에서 동시에 석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게 큰 매력이다. 학생 입장에선 유학을 간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셈이다.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역시 남다른 점이다. 이 과정은 정보통신부의 ‘블루오션형 인력 양성 계획’에 따라 연간 30억 원의 지원을 받고 있다. 덕분에 학비는 여느 대학원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저렴하다. 조지아공대 학비는 전액 국비 장학금으로 지원되고 고려대 학비(학기당 750만 원)는 80%가 국비 지원된다. 혜택으로 따지면 이보다 ‘빵빵’할 수가 없다.큰 혜택은 강도 높은 학습으로 이어진다. 총 3학기의 수업이 매 학기 다른 주제로 진행된다.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기반 지식과 4개 핵심 분야(휴대폰, 셋톱박스, 텔레메틱스, 로보틱스) 특화 과목 강의가 중심이다.유 단장은 “보통 대학원생의 일상은 꿈도 꿀 수 없다”면서 “1년6개월의 짧은 과정인 만큼 최대한 공부에 집중하게 만들고 있고, 학생들 역시 높은 열의로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되고 숙제와 시험이 잦아 밤을 새우기가 다반사라는 설명이다.학생 선발 조건은 아주 까다로운 편이다. 수학 능력과 핵심 인재로서의 성장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IT 기업체 3년 이상 경력자’를 기본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17명의 재학생 역시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과 벤처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중견들이다. 원래 30명이 정원이지만 지원자 상당수를 탈락시켰을 만큼 학생 선발에 공을 들였다.유 단장은 앞으로 이 과정을 명실상부한 ‘IT 핵심 인재 등용문’으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그는 “국가 성장 동력인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분야의 전문가를 길러내 다시 산업 현장에 돌려보내 기여하게 해야 한다”면서 “정부-기업-학교 3자 합동 프로젝트의 성공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또 “4~5년 후에는 적어도 ‘아시아 최고’가 돼 있을 것”이라면서 “국민의 세금이 지원되는 만큼 최선을 다해 핵심 인재를 길러 내겠다”고 힘줘 말했다.2008년 신입생 모집 전형은 10월 15일부터 시작된다. 유 단장은 “도전을 즐기는 IT 맨에게 문이 활짝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약력: 1960년 생. 84년 서울대 전자공학과 석사. 90년 미 미시간대 전산학 박사. 90년 썬마이크로시스템 연구원. 95년 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 2006년 8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사업단장(현).박수진 기자 sjpark@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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