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빚 1450만 원 …돈 빌려 주식투자

개인 부문의 금융 부채 총액이 70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개인의 부채도 크게 는 반면 2분기 중 개인 부문의 금융자산은 100조 원 이상 증가했다. 2분기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부동산 대신 주식과 해외 펀드 등 금융 상품에 대한 자산 운용이 급증했다.한국은행이 9월 27일 발표한 2007년 2분기 자금순환동향(잠정)에 따르면 올 6월 말 현재 개인 부문(소규모 개인기업, 민간 비영리단체 포함)의 부채 잔액은 총 699조1000억 원으로 3월 말에 비해 2.7% 증가했다. 통계청의 지난해 말 추계인구(4829만7184명)로 나눠보면 1인당 빚은 1447만 원으로 추산된다.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개인 부문의 금융 부채 규모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 시장 규제로 주택 담보대출이 막히면서 최근 개인의 금융 부채 증가율은 지난해에 비해 다소 둔화된 편이다.이에 비해 개인 부문의 금융자산 잔액은 6월 말 현재 1632조5000억 원으로 3월 말에 비해 6.8% 증가했다. 액수로는 103조5000억 원이나 급증, 분기 증가액 기준으로 사상 최대의 증가폭을 나타냈다.이처럼 개인 금융자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주식시장 활황이 맞물리면서다. 부동산에 투자했던 자금이 주식과 해외 펀드와 같은 수익 증권으로 몰리면서 빚어진 현상으로 해석된다.이에 따라 개인의 금융자산을 금융 부채로 나눈 배율은 2.34배로 사상 최고치를 보였다. 개인 부문의 자산 건전성과 부채 상환 능력이 향상됐다는 것을 뜻한다.개인의 자금 운용 규모에서 자금 조달 규모를 뺀 자금 잉여 규모는 18조9000억 원으로 외환위기 이후(1998년 3분기 19조2000억 원) 최대치를 기록했다.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증시 활황에 부동산 등 실물 자산에서 펀드 등 금융자산 쪽으로 자금운용 패턴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택 담보대출은 늘지 않는 가운데 여유 자금을 주식과 펀드 등에 주로 집중한 결과라는 얘기다.개인의 자금 운용액 가운데 2분기의 수익증권 운용 규모는 10조6000억 원으로 1분기의 2조6000억 원에 비해 4배가량 늘었다. 한국은행은 상당 부분이 중국 펀드 등 해외 펀드에 투자된 것으로 파악했다. 개인의 자금 조달 규모는 1분기(9조 원)보다 2배가량 증가한 18조1000억 원을 기록했다. 주택 담보대출의 증가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증권사의 신용 융자가 7조 원가량 늘면서다.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한 사람이 많았다고 분석된다. 실제로 개인의 자금 운용을 기관별로 살펴보면 장단기 저축성 예금 등 금융사 예치금은 감소하고 수익증권과 주식 등 유가증권 운용 규모는 크게 증가했다.기업의 경우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으로 수익성은 떨어지는 가운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비 투자가 호조를 나타냈다. 2분기 자금 조달 규모가 53조9000억 원으로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43조6000억 원)보다 10조3000억 원 증가한 수치다.회사채 발행은 감소했지만 은행 대출금과 주식 발행이 증가했다. 기업의 자금 조달액에서 운용액을 뺀 부족액은 32조8000억 원으로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현상의 원인은 기업들이 수익성 하락으로 내부 조달 자금 여유가 축소된 가운데 설비 투자를 위해 외부 자금을 대거 조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한편 우리나라의 총 금융자산 잔액은 7573조4000억 원으로 1분기보다 6.1% 늘었다. 금융자산 잔액을 명목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수치인 금융연관비율은 8.69배로 전 분기 말(8.33배)보다 높아졌다. 금융연관비율이 높다는 것은 금융 중개 기능이 활성화되고 금융자산이 커지면서 금융이 고도화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국은 9.90배, 일본은 12.18배에 이른다. 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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