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보다 좋은 성생활

남성에게 있어서 ‘성공’이라는 화두는 환경과 연령에 따라 다르다. 정치 사회 경제적으로 정의를 내리는 성공들은 저마다 의미를 가지지만 60을 넘어가는 중년의 노(老)신사에게서 ‘성공’은 아마도 건강이 아닌가 싶다. 의학박사이기에 그렇다기보다는 주위의 친구들 병원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더욱 그렇다. 오늘은 중년 남성에게 건강관리를 위한 쉽지만 중요한 보약 하나를 설명하려고 한다.최근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가 발표한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성인들 중 멕시코인들이 가장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누리고 있는 반면 한국인은 8%만이 “만족스럽다”고 응답해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시카고대도 남성 중심의 가부장적 사회 국민의 성생활 만족도가 남녀평등 사회의 사람들보다 크게 뒤진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생활이 ‘자식 낳기’에 치중돼 있는 남성 중심의 사회는 여성의 성생활 만족도에 대해 그 중요성을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여성이 성생활에 만족하지 못하면 남성 또한 만족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상당수의 중년 부부들이 성생활에 문제를 겪고 있다.◇남편과 아내가 충분한 대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한다면 젊은 시절에 느끼지 못한 행복한 성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남편과 아내가 성에 대해 서로 다르게 느낀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아내는 ‘시간’보다 분위기를 원한다.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은 유교적, 가부장적 분위기에서 자라 대부분이 권위적인 면모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태도는 성생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아내에 대한 배려보다는 ‘사정’ 중심의 부부 관계를 맺기 쉽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의 남성들은 섹스를 느긋하게 즐기기보다 ‘의무 방어전’ 치르듯 대충대충 끝내고 만다. 남성들은 아내의 성생활 만족 정도를 ‘횟수’와 ‘시간 끌기’에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아내는 “사랑한다”는 로맨틱한 대화를 원한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것이 여성들의 공통된 심리다. 여성은 ‘시간 끌기’보다 로맨틱한 분위기나 감정 상태 등이 혼합적으로 작용할 때 성적인 흥분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남편의 배려와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 애정이 담긴 키스, 그리고 충분한 전희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낀다. 이렇듯 중년 부부 간에는 분명히 ‘성’에 대한 사고방식의 차이가 있다.남성은 40대 이후가 되면 남성 갱년기, 발기부전 등 성기능에 문제가 생기기 쉽고 그에 따라 ‘아내가 샤워만 해도 두렵다’고 느낄 만큼 아내의 눈치를 살피게 되는 반면, 아내는 젊을 때부터 그랬듯이 성생활의 즐거움을 위해 남편이 깊은 사랑으로 배려해 주기를 기대한다. 따라서 중년 부부들은 이러한 ‘성’ 인식 차이를 수용하고 이해하려는 철저한 노력이 필요하다.◇중년 부부들은 성생활에 있어서 좀 더 적극적인 자세를 가지길 바란다. 중년 부부에게 성생활은 그 어떤 건강음식이나 보약보다도 몸과 마음에 유익하기 때문이다. 성생활을 하면 엔도르핀과 성장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엔도르핀은 스트레스 완화를, 성장호르몬은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을 늘려줘 결과적으로 노화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 또한 심폐 기능을 높여 주고 통증을 완화시키며 글로불린A가 분비돼 면역성을 높여준다. 이뿐인가. 성행위로 감정이 고양되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고, 자신감과 삶의 의욕도 고양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부부 간에 애정을 확인함으로써 보다 풍요롭고 아름다운 중년을 영위해 나갈 수 있다. 중년 부부들이여, 오늘 밤 아름다운 성생활을 위해 침실에서 배우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어떨까.이무연·아담스클리닉 원장(전문의/의학박사)가톨릭의대 외래교수. 세계성의학회 정회원. 아시아·태평양 남성학회 정회원. 미국 성기성형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유럽 남성성기수술학회 정회원(아시아 유일). www.adamsclini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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