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생활 영어 평가는 IELTS가 최고죠’

마크 하워드 주한 영국문화원 어학원장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토플 대란이 발생했다. 토플 IBT(Internet-Based TOEFL) 시험에서 인터넷 장애가 일어나 접수 자체가 안 됐다. 상당수 수험생들이 새벽부터 접수를 기다리거나 시험을 포기하는 사태가 일어나 불만이 이만저만 아니다.이런 가운데 오히려 요즘 부쩍 바빠진 사람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영어 능력 평가 시험 IELTS(아이엘츠)를 총괄 관리하는 주한 영국문화원의 마크 하워드 어학원장(44)이다.“IELTS(International English Language Testing System)는 영국문화원과 IDP에듀케이션의 산하기관인 아이엘츠 오스트레일리아, 케임브리지대학이 공동으로 출제·주관합니다. 영어권 국가로의 진학, 취업, 이민을 희망하는 응시자의 영어 능력을 평가하지요.”최근 국내에도 아이엘츠 응시자들은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약 1만 명, 올 상반기에만 1만 명 이상이 시험을 봤다. 특히 토플 대란으로 토플과 경쟁 관계에 있는 아이엘츠를 택한 응시생들이 급격히 늘었다. 2007년 전체로 보면 응시자수가 2만~3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아이엘츠를 응시한 사람들은 70여만 명으로 토플과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또 120여 개국 300여 센터에서 시행되며 5000여 개가 넘는 교육기관, 정부기관, 단체 등에서 활용된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아이엘츠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토플은 한국에 진출한 지 40여 년이 넘었지만 아이엘츠는 1989년 진출해 그 역사가 길지 않은 게 원인이겠지요. 그렇지만 아이엘츠는 실생활에서 쓰는 영어 실력을 평가하는 데 우위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유럽이나 가까운 중국만 봐도 토플에 비해 아이엘츠를 인정하는 대학이나 기업들이 많아요.”아이엘츠는 하나의 유형으로 시행되는 토익, 토플과는 달리 응시 목적에 따라 아카데믹 모듈(Academic Module)과 제너럴 트레이닝 모듈(General Training Module)로 나뉜다. 아카데믹 모듈은 유학 등을, 제너럴 트레이닝 모듈은 이민과 취업을 목적으로 시행된다. 아울러 스피킹 시험은 IBT 토플과는 달리 시험관과 일대일로 얼굴을 맞대고 진행된다. 온라인으로 시험 등록이 가능하고, 성적 결과는 1점에서 9점까지 0.5점 단위로 표기된다.하워드 어학원장은 14년 전 영국문화원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포르투갈 루마니아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스페인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영어 교육 전문가로 일해 온 그는 한국인의 영어 수준을 어떻게 볼까.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시험을 치른 아이엘츠 응시자 70만 명 중 응시생이 많은 20개국을 선정해 각 영역별 점수와 순위를 매겨봤습니다. 한국은 아카데믹 유형에선 20개국 가운데 14위, 제너럴 트레이닝에선 19위에 그쳤지요.”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한 해 한국이 영어 교육비로 지불한 비용이 약 14조5000억 원에 달한다고 조사했다. 들어간 돈에 비해 매우 초라한 결과다.“한국의 영어 교육은 각종 영어 시험에 대비한 테크닉을 향상하는 데 치중한 면이 많았습니다. 읽기와 듣기 등 주어진 정보를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능력만을 키우는 데 집중했지요. 말하기 쓰기 등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형태의 영어 교육 전환이 절실하다고 봅니다.”하워드 어학원장은 18만 원에 이르는 응시료에 대해 “일대일 개별 면접을 통한 말하기 시험이 있고, 4~5시간을 들여 보다 심층적으로 실생활 영어를 평가하기 때문에 비합리적 가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약력:1963년 영국 출생. 1987년 영국 바스대 교육학 자격증(PGCE) 취득. 1993년 영국문화원 입사. 2006년 주한 영국문화원 어학원장(현).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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