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수준 ‘높여 높여’…환경·문화 등 사회공헌 ‘많이 더 많이’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진출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포천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의 절반 이상이 이미 한국 땅을 밟은 상태다. 전체적으로는 1만 개 이상의 글로벌 기업이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의 각축장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셈이다. 한국의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10%에 이를 정도로 국가 경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이에 따라 외국계 기업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더 이상 한국에서 제품만 파는 얄미운 존재가 아니라 한국 경제의 든든한 우군, 더 나아가 ‘또 다른 한국 기업’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는 ‘2007년 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대상’에 선정된 기업들은 대표적인 성공 모델로 손꼽힌다.‘글로벌 브랜드 마케팅 대상’의 영예를 안은 기업과 브랜드의 공통점은 뛰어난 제품력, 서비스 개선, 활발한 현지화 마케팅, 적극적인 사회공헌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대상을 받은 기업들은 모두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나이키골프는 골프 시장에서 ‘신출내기’에 다름없지만 단기간에 메이저 업체를 위협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최고의 기량을 갖춘 선수들을 위한 최상의 제품을 연이어 개발해 낸 것이 성공의 비결이었다.한국토요타자동차의 렉서스는 동급 경쟁 차량에 비해 부담 없는 가격에 최상의 품질을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수입차 판매 대수 1위를 달성한 데서도 확인할 수 있다.디지털 보청기를 판매하고 있는 지엔리사운드코리아도 뛰어난 기술력으로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갖가지 소음이 뒤섞여 있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듣고 싶은 소리를 가려서 들려주는 독보적인 음향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엔 기술은 물론 편리함과 우수한 디자인을 결합한 신제품을 대거 내놓으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객 서비스 개선도 한국 시장 성공의 비결로 꼽힌다. 디지털카메라 부문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니콘이미징코리아가 대표적이다. 애프터서비스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고 집까지 찾아가는 ‘도어투도어’ 서비스 등 외국계 브랜드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애프터서비스를 개선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소니코리아도 고객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지난 7월부터 무상 택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안에 온라인 원스톱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다. 브라비아 TV 전용 차량을 이용한 직배송 서비스도 호평을 받고 있다.렉서스는 고품격 서비스에 정성을 들이고 있다. 지난 3월 ‘렉서스 교육센터’를 개관, 서비스 품질 향상의 기틀을 마련했다. 정기 점검 시간을 1시간 이내로 줄인 ‘익스프레스 메인터넌스’ 서비스도 렉서스를 ‘소유하는 즐거움’을 주는데 일조하며 재구매를 유도하고 있다.비자코리아도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로 고객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도입한 ‘할인 서비스’의 반응이 뜨겁다. 비자카드로 결제하면 최대 15%까지 할인해 주는 서비스로 현재 2098개의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현재는 대형 할인점 위주지만 가맹점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6개월을 기본으로 하는 학기제 수업으로 영어 교육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월스트리트인스티튜트코리아도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수업 시간을 조정할 수 있어 결석 없는 수강이 가능한 ‘수업 예약 시스템’, 별도의 등록 기간 없이 언제든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는 ‘자유등록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외국인 강사를 어학센터에 상주시켜 아무 때나 ‘원어민 회화’를 할 수 있다.한국 시장과 자사의 특성을 함께 고려한 마케팅도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ING생명은 스포츠를 적극 활용하는 사례다. 2005년 아시아축구연맹과 4년간 공식 후원 계약을 체결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지역에 대한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니콘이미징코리아는 카메라 전문 기업답게 사진작가와 사진기자들을 후원하고 있다. 창립 90주년의 화두인 ‘리얼리티’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와 보도 사진기자들의 활동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나이키골프코리아는 한국 선수들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하고 있다. 최경주 선수를 비롯해 미셸 위, 박지은 선수 등이 이 회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대상을 수상한 기업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한국 기업’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어 주목된다. 소니코리아는 최근 환경 보호 활동, 문화 마케팅 등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인식 전환에 공을 들이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2000년에 외국계 기업 최초로 환경 경영 인증인 ‘ISO-14001’을 받았을 정도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ING생명은 다양한 메세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해마다 굵직한 문화 행사를 후원해 문화 산업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이다. 고객은 물론 장애 어린이 등을 문화 행사에 초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렉서스는 2001년부터 ‘자선골프대회’를 개최해 참가비 전액을 국립암센터의 ‘토요타 암 연구기금’으로 적립하고 있다. 지엔리사운드코리아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자선 기금 모금과 자선 바자 행사 등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또 인공 와우(달팽이관)를 이식한 장애인들로 구성된 ‘리사운드 클라리넷 앙상블’을 창단해 매년 11월 정기 공연을 개최하고 있다.취재=변형주·이홍표 기자